이번 책에서는 인간의 치부를 드러내는데, 그 치부를 우리가 과연 비난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뇌하게 만든다.
과오 : 잘못이나 실수, 그릇된 판단
인간은 누구나 돌이킬 수 없는 과오를, 작든 크든 살면서 하게 된다. 젊은 패기로, 또는 인간의 본성으로, 또는 실수로. 그 과오는 평생을 따라다니는데, 타인에게는 이중적인 사람으로 남겨지고, 자신의 내면 또한 혼돈속에서 살아가게 된다.
두 거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들은 젊은 시절 실수로 사생아를 낳게 된다. 이러한 사실은 그들이 평생을 짊어지고 살아가야 할 짐과 같다. 세상에 당당히 밝힐 수 없기에 양심이 그들을 괴롭힌다. 그렇기에 나는 이 책을 보면서 톨스토이와 르누아르의 의외의 면, 인간적인 면모를 만나게 되었다. 두 사람의 행보는 사뭇 달랐지만, 둘의 마음은 닮아있었다.
예전에 톨스토이에 대해 알아보면서 그의 이중적인 행동에 그의 작품까지 안 보고 있던 때가 있었다. 결혼을 약속한 어린 아내에게 자신의 방탕한 생활이 적나라하게 적힌 일기장을 보여주는 모습, 그의 곁에서 책을 집필할 때 힘이 되어주고 도움을 줬던 아내를 말년에 힘들게 하는 모습까지. 그런 대문호를 보면서 내가 이 사람의 작품을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어 그의 작품을 일부러 보지 않았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톨스토이를 이해하게 되었다. 그는 가까운 이에게 이기적인 인물로 비춰지지만, 결국은 그도 숨기고 싶은 내면의 충돌로 괴로워하는 한 사람이었다. 자신의 죄로 괴로워하고 그런 자신을 소설로 적고 내면에서 두 가지 모습과 싸워야 했던 삶의 고단함이 소설에 담겨있었다.
어쩌면 우리의 가장 드러내기 힘든 치부나 과오는 더 말하기 힘든 것이 아닐까. 이해받지 못하는 세상에 말하는 순간 가벼운 것이 되기에, 그저 속으로 삼기고 혼자 평생을 짊어지고 간다.
그저 소설 작품만 만나거나 화가의 그림만 봤다면 이해하지 못했을 숨겨진 이면을 책을 통해서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두 거장의 생애와 작품을 함께 다루기에 소설과 그림을 더 깊게 이해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이 세계문화전집 시리즈의 매력은 작품을 통해 작가를 이해하고, 작가를 통해 작품을 이해하는 것에 있다. 그리고 또하나 우리에게 누구나 고민했을 법한 속깊고 예리한 질문을 남긴다.
책을 끝까지 다 읽고 ⟪ 주인과 일꾼 ⟫ 을 다시 읽게 될 것이다. 이번에는 앞전과는 다른 느낌으로 일꾼 '니키타'가 주인공이 되어 읽힌다. '니키타'의 말에 가여운 마음이 든다. 그리고 그의 주인 '바실리 안드레이치네'의 사랑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