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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례 시간 - 수업이 모두 끝난 오후, 삶을 위한 진짜 수업
김권섭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2월
평점 :
조회, 조례, 종례, 훈시 등등 초등시절부터 군대는 물론 사회에서도 단지 그 의미는 다르지만 생활 속에서 우리 곁을 맴돌고 있다.
어느 순간 내 자신이 직접 조회도 훈시도 때로는 많은 직원들 교육을 할 때도 ‘종례’와 같은 시간도 있었지만 항상 목적이 뚜렷한 시간이 많았다.
‘종례시간’ 이 책을 읽어 본 순간, 삶을 위한 진짜 수업의 의미를 두고 있는 책 같다.
국어사전 적 ‘종례’가 아닌 것이다.
29년이라는 교직에서 제자들에게 하고자 하는 교육은 바로 공부가 아닌 것이다. 공부는 그저 학교에 와서 배우는 교육의 부산물이다.
인간의 삶을 가르치고 싶으신 진짜 선생님이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하루의 삶과 내일의 삶, 그것이 모이고 쌓여서 미래의 삶을 가꿀 수 있으며 그러기 위해 각자 자신이 필요한 준비를 하는 그 마음가짐을 가르치고 싶으신 것이다.
어느 순간 선생님은 그 마음이 사회 속에서 꽉 막힌 차디찬 저수지 어름 같은 넓은 이 사회에 숨구멍처럼 느껴진다.
저수지를 가로지르는 사람을 위한 어름이 외치는 소리다. 위험하다고…….
간혹 시간이 아까워 예체능 수업 중에도 오로지 시험공부만 종용하고 제자들 조차도 요구하는 사회에 살다 보니 어름이 외치는 소리를 무시한다.
우리들은 타인들이 남겨놓은 사진 속 온갖 향기에 어느 덧 동경과 부러움 속에 자신도 그 사진 속 주인공이 되고 싶기에 어름이 외치는 소리는 이젠 듣지도 못한다.
비는 소리를 내지 않지만 만물과 만나는 동시에 소리가 된다.
무서운 것은 더 차가운 눈은 소리조차도 없다.
아직도 우리는 학생이다. 아니 조금 나이 든 학생이랄까?
그래서 비가 오면 눈이 오면 걱정을 한다.
빗소리에 새하얀 눈꽃송이도 단 몇 분간의 아름다움만 기억할 뿐 또 다른 뒷모습을 알기에 너무 많이 와도 너무 적게 와도 늘 걱정인 것이다.
‘종례시간’은 그 걱정에 대한 지혜다.
삶이 항상 아름답지 않지만 삶을 만들어 가는 자신에게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항상 일깨워 주고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친구가 아닌 경쟁자로, 동료가 아닌 윗분과 아랫사람, 지인이 아닌 부러움의 대상자로 변해 가는 삶에 선생님은 우리에게 선택의 시간을 주는 것이다.
10분이라는 시간 속에서 하루 일과를 마감하며…….
봄이 온다. 아지랑이가 피어나고 봄비 속 온갖 만물이 꿈틀거린다.
더욱 더 힘든 시기가 기다리고 있지만 10분이라는 시간을 만들어 볼까?
10분의 종례시간,
오늘 하루 그 짧지도 길지도 않은 종례시간 봄비에 어느덧 흠뻑 젖어 새 옷을 갈아입듯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