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이 끝나갈 때 준비해야 할 것들 - 존엄한 죽음을 위한 안내서
데이비드 케슬러 지음, 유은실 옮김 / 21세기북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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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려워하지 마세요.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는 부드러운 사랑, 그것만이 필요할 뿐이에요. - 테레사 수녀 -

 

내게도 30여 년 전 어머님이 말기 암으로 호스피스 병동에 계실 때 일입니다. 철없던 고등학생이던 때 어머님의 한마디가 생각이 나네요.

" 여기서 이렇게 있는 게 싫다. 집에 가서 네가 등교하는 아침을 매일 보고 싶구나. "

어느 추운 겨울 어느 날 아침 등굣길에 저 멀리 대문 앞에서 나를 다급하게 부르는 아버지가 왜 그리도 화가 나는지 왜 그리도 눈물이 나질 않은지 아마도 너무 추워서 일까? 아니면 등교하는 내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것에 나 자신에게 화가 났는지 이제는 기억도 흐릿하게 보인다.

왜 그랬을까?

 

둘째딸도 서평을 남겼습니다.

나는 내 스스로의 죽음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 본 적은 많았다.

하지만 정작 죽음을 앞둔 사람들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나는 죽음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무의식적으로 죽음 후의 상황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고 더 많이 말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생이 끝나갈 때 준비해야 할 것들>을 읽고 나서, 죽음 전의 남은 인생이 죽음을 앞둔 사람들 혹은 그 주변 사람들에게 훨씬 더 중요한 순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어떻게 대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다보면 결국엔 대하는 것은 그 사람이 부담스럽다고 느낄 만한 불편한 친절이 되거나, 부담을 덜어주고 싶은 마음에 그 사람과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그러나 저자는 그것이 또한 죽음을 앞둔 사람을 고립시키게 된다고 한다.

 

그들과 대화를 나누지 않고 그들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것은, 물리적으로 함께하지 않는 것이지만, 감정적으로도 함께하지 않는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말해주지 않음으로써 죽어가는 사람을 고립시킨다.’,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은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꺼릴 거라는 생각은 케케묵은 고정관념에 불과하다.’

- 책의 273 페이지 -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와 마찬가지로, 죽음은 탄생처럼 자연스럽고 인간의 삶의 한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살아왔던 것처럼 혹은 그보다 더 행복함을 느끼도록 돕는 것이 주변 사람들과 담당 의사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단순히 마지막 나날들을 지켜주는 것뿐만 아니라, 그 사람을 존중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저자와의 인터뷰 글도 꼭 읽어 봤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처럼 삶에 어려운 순간을 겪는 사람들과의 경험을 겪으며 그들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나는 이 책을 고이 간직할 것 이며, 내 주변에 죽음을 앞둔 사람이 있는지 다시 한 번 둘러보고, 책처럼 그들의 마지막 순간을 끝까지 지키고자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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