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과 투명
장웨란 외 지음, 김태성 외 옮김 / 예담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모음집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단편 소설은 <가사 도우미>, <초등학생 황보하오의 글 모음집>, <일본 놈>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이 세 소설의 공통적인 주제는 돈이란 것이 당시 개혁 때문에 불안정한 가정을 더 불안정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가사 도우미>에서는 기존 가정환경에 대한 갈등과 돈의 요소가 부딪혀서 형성 된 자매 사이의 그 특유한 껄끄러운 분위기가 잘 묘사되어 있었다.

잘 살게 된 동생에게 월급을 받고 가사 도우미를 하는 언니의 심리에서 드러나 있듯이, 가족관계가 돈 때문에 이렇게 까지 고용주와 고용인으로 위치가 나누어져야 하나, 하는 안타까움이 들었다.

<초등학생 황보하오의 글 모음집>에서는 초등학생이 바라본 학교와 가정사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다.

어린아이가 자신이 겪은 집안 다툼을 미사여구를 사용하여 편하게 쓰는데, 이를 평가하는 교사는 아이의 이러한 집안과 아이의 생각에 관심을 가지기는커녕, 미사여구 남발한다며 벌을 주거나 아이의 생각을 지적하는 태도를 보인다. 그런 교사의 태도가 아이의 애처로운 입장을 더욱 부각시킨다.

<일본 놈>에서 일본 놈의 의미는 야비하고 잔악한 인격 파탄자를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그러나 막상 돈과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들이 진정한 의미의 일본 놈이 되고, 주인공의 아빠와 같은 약자들은 진짜 일본 놈들에게 온갖 약점을 잡히고 일본 놈으로 매도된다.

마지막부분에서 자신의 아빠를 매도한 진짜 일본 놈들과, 이러한 오명에 바가지를 씌우는 가족들에게 극심한 혐오를 느끼고, “세상사는 건 다 부질없는 것이지만,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 죄다.”라는 할아버지의 말을 통해 그 끔찍한 기분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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