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계단
루이스 베이어드 지음, 이성은 옮김 / 비채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어째서 검은 계단이라고 했을까?

 

너무 바쁜 나머지 둘째 딸이 먼저 읽었기에 둘째 딸 대신 올립니다.

 

 처음에는 책이 두꺼워서 매우 긴장하고 있었다. 이전에 읽었던 소설 중 아주 복잡하고 방대한 세계관이 든 책을 읽은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그것도 이 책의 두께만큼 두꺼웠다)이번 책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 주었다. 복잡해 보이지만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은 프랑스 역사를 다룬 역사소설이자 추리 소설이다.

 책의 맨 앞 면과 뒷면에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프랑스 도시의 도면과 추리 대상으로 나올 프랑스 왕조의 혈연이 나타나 있다. 그리고 앞에 인내심을 강조한 문구 덕에 조금 웃음이 나왔다. 아마 책이 두꺼워 다 읽어내길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인 듯싶다.

 나도 그들 중 하나에 속하지만 그 문구를 보는 순간 가슴팍에 무엇인가 강하게 꽂히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 양심에 정통으로 맞았던 것 같다. 그리고 책 읽기 전 제목이 무지하게 신경 쓰였다. 어째서 검은 계단이라고 했을까?

 표지 관찰이 끝나고 끝까지 읽어 봤다. 프랑스의 왕세자 루이 17세의 미스터리에 대한 내용이었다. 우리나라의 고전소설 박씨전처럼 배경을 실제의 역사 사건으로 정해놓고, 거기에 인물들과 나머지 장소들에 허구성을 약간 부여했다. 나는 솔직히 다 읽고 나서 어리둥절해 있었다.

 한 사람의 죽음, 그리고 그 죽음과 피살자의 메모지와 관계되어 있는 주인공, 그리고 주인공과 미묘하게 관련되어 있었던 주변인물들과 세상. 문제 제기 부분이 쉴 틈 없이 많았다.

 해답 편은 뒤에 나오지만 그 죽은 인물들의 범인이 누구인지 추리하는 게 문제가 아니고 루이 17세의 실체와 그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내는 것이었다. 해답도 해답이라고 하기엔 뭐할 정도로 작가는 우리들에게 답을 건네주지 않았다.

 마치 어떠한 결말을 믿던 상관 없다는 듯이 내용이 전개되어 있었다. 작가가 왜 그런 찝찝한 결말을 내놓았는지 나는 직접적으로 알아보기로 했었다.

 루이 16세와 그의 아내 마리 앙투아네트가 단두대에 처형 당하고 왕세자 루이 17세는 감옥에 갇혀 생활하게 되는데 어이없이 어린 나이에 감옥에서 죽고 말았다고 한다. 하지만 프랑스 혁명 이후 몇몇의 사람들이 내가 진짜 루이 17세다라고 나서고 있었다고 한다. 그가 진짜 감옥에서 죽은 것인지, 아니면 그 많은 경비원들을 뚫고 탈출하여 멀쩡히 사람들 속에 숨어 살았는지 역사에 까지 단정짓지 못했다고 한다.

 이 소설은 그 죽은 이를 통해 루이 17세의 진실에 대해 우리에게 실마리를 던져준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된다. 이 소설의 경향은 루이 17세는 감옥을 뚫고 나와 어딘가에서 살아있다라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독자에게 어떤 것을 믿던 상관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 같았다.

 내 생각으로는 루이 17세는 감옥에서 나왔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이 소설에서 대부분 허점 없이 루이 17세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을 증명하는 듯한 내용이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직접적으로는 아니지만 작가가 만들어낸 주인공으로부터 간접적으로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나도 뭘 믿던 간에 상관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미 그가 감옥에서 탈출했던 탈출하지 못했던 간에 세월은 많이 흘렀고, 그는 현재 늙어 죽었을 것이다. 살아나왔다고 해도 그 늙어 죽은 시신이 없다면 아무리 증명이 완벽해도 묻혀져 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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