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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욘더 - Good-bye Yonder, 제4회 대한민국 뉴웨이브 문학상 수상작
김장환 지음 / 김영사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욘더, 죽음이 두려워 종교를 찾는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영원한 삶을 찾을 수만 있다면 두뇌만 보관하거나 시체를 냉동보관 등 다양한 방법이 현재 존재한다고 한다.
죽음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겐 천국에서 온 편지를 기다리듯이 기다림과 홀로 남겨진 절망감 속에서 욘더란 어찌 보면 기다림에 지친 사람들의 욕심이랄까?
욘더, 한 인간의 기억을 저장하고 그 기억이 한 사람을 대신한 아바타와의 내용으로 시작된다. 또 그것을 이용하고 그것으로 음모가 형성되는 줄거리, 어디선가 낯설지 않은 내용들이지만 작가만의 특유한 색채감을 느낄 수 있는 언어로 잔잔하게 물결을 이루고 있는 것 같다.
인간에게 죽음은 탄생의 신비함 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상하지 않은가? 탄생은 축복이라고 부르면서 죽음은 비통함으로 치부한다. 물론, 죽음으로 남은 사람들의 그리움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남녀가 만나 그들의 유전자와 같은 또 다른 나를 만들고 키우고 나를 남겨 놓고 떠나면 나 자신이 남겨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런데도 죽음 이후를 생각하기 보다는 죽음을 피해 가려는 행동은 어찌 보면 삶에 대한 욕심이 너무 강하기에 죽음을 두려워한다고 본다.
종교의 시작은 지배와 권력의 종결자가 아닐까? 지배와 권력은 영원하지 않기에 영원한 존재를 만들고 그것을 통해 인간의 흐트러진 폭력을 하나로 묶어 두기 위한 인간의 수천 년간 터득한 지식의 산물일지 모른다. 마치 외계인을 만나면 [당신들도 우리와 같이 하나님 혹은 부처가 있느냐?]고 물어 보는 것과 같지 않을까?
이 책의 결말은 프랑케슈타인의 결말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죽은 자를 깨우지만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부작용이 있는 법 그것이 다른 많은 사람들로부터 어떻게 받아들이냐가 가장 큰 문제일 것이다.
작가의 혼돈 속 SF가 아닌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꿈꾸는 세계를 그리고 있기에 잠시나마 하루 종일 카페에 앉아 봄 햇빛을 피부로 느끼며 휴식을 취하며 향기로운 커피 향이 없어지기 전에 모두 읽어버릴 수 있는 스마트한 SF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