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의 고군분투 생활기
제스 월터 지음, 오세원 옮김 / 바다출판사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원제는 시인들의 금융생활, 그 금융생활을 움켜 쥐고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 비롯된 생활기라고 생각한다.

 중산층 몰락이라는 시대적으로 집이라는 극히 이상적 가족 구성원들이라면 어김없이 회기의 본능을 가져다 주는 집이 전부인 우리들의 가장 이상적 중산층의 생활상이다.

 여기서 행복을 느끼고 미래를 설계하며 후손들이 배우고 먹고 입고 자는 그 집을 언제부터인가 재테크 즉 금융투자생활의 주요 수단으로 생각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몰락의 길이 정해진 것 같다.

 우리나라와 가장 틀린 부분이 미국 생활에서의 집의 주변환경이 아파트가 아닌 정원과 수영장이 달린 넓은 집이 주류를 이루고 생활한 200년간의 미국 사회가 집이 재테크 수단으로 변질될 무렵 거품과 함께 모기지론까지 오랜 전통으로 내려 온 집을 마치 돈에 눈이 먼 시인들이 추락에 날개를 달고 벼락 끝에선 모습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혼돈 속을 헤쳐 나가려는 주인공들의 모습 속에 점점 수렁 속으로 끌려 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막다른 골목에서의 선택은 인생의 끝이다. 그 끝을 자각할 때는 이미 추락한 모습일 것이다.

 날고 싶은 욕망과 그 꿈을 이루고자 우린 태어남과 동시에 치열한 경쟁 속에서 단 하나의 이룬 꿈을 송두리째 카드 배팅을 하듯이 배팅을 한 후 딜러의 손에 들어 갔을 때 마치 무슨 꿈을 꾸는 것 같은 느낌을 받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못해 사회에서 마치 죽음을 맞는 사람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다. 그 예로 역 주변의 노숙자들을 보면 알 수 있다. 한 가정의 자식으로 한 가정의 가장으로 사회의 중산층으로 살다 잃어 버린 그 꿈을 망각하고 망각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무심히 지나치는 우리들, 우리들은 그들이 불쌍하다고 느낄까? 아니면 나도 저런 사람이 되지 말아야지 할까? 둘 다 아닐 것이다. 그저 주변환경이나 미관상만 따질 것이다.

 내 나이 20대에 어느 버스에서 흘러나오는 라디오에서 힘들었던 부부의 옛 추억이 사연으로 들려왔다. 결혼 후 하고자 했던 일들이 모두 부도가 나서 아내와 함께 쌀이 없는 집에 둘이 울다 지치기를 몇 일, 배가 고픈 나머지 동네의 양조장에 몰래 숨어 들어가 술 찌꺼기 즉 막걸리를 만들고 남은 밥알을 가지고 와서 서로 먹다 술에 취하기를 며칠을 보냈다는 사연이다. 그토록 힘든 시기를 지나서 지금은 남들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갑자기 그 부부가 생각이 났다. 술 찌꺼기에 의지하며 또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그 시절 얼마나 앞길이 막막하고 힘들었을까? 우리들은 그나마 좋은 기본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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