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들이 있다거나 나타난다면 기분부터 풀어주는 게 좋겠다.

우리 집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온다 리쿠 지음, 박수지 옮김 / 노블마인 / 2011년 1월

 둘째 딸 서평입니다.

 이 책은 호러물이 담긴 책이다. 처음엔 그냥 살인자 이야기 인줄 알았는데 읽어보니 유령의 집 이야기였다. 생각 보다 재미있었다. 잔인 하기는 했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이 책의 차례 중 ‘ 기어 다니는 것들 ‘ 이 제일 무서웠었다. 이 ‘ 기어 다니는 것들 ‘ 은 귀신 같은 거나 다름 없을 줄 알았다. 그것이 나타날 때 마다 무언가 질질 끄는 소리가 들리고, 큰 틈새로 그것을 쳐다보면 여자 머리 두 개가 기어 다니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귀신이 아니었다. 바로 어떤 가정의 죽은 아내와 딸이었다. 그 가정에는 아버지가 머리 속에 혹 같은 게 자라나고 있었는데 그 혹이 아버지를 다혈질로 만들어 버렸다. 결국, 다혈질이 된 아버지는 아내와 딸을 매로 때리게 되어 그 아내와 딸이 죽어버렸다. 그래서 자루에 그 시체들을 넣고 질질 끌면서 어디론가 데려가서 그것이 ‘ 기어 다니는 것 ‘ 이 되어 버렸다. 사실상 그것은 귀신이 아니었다. 귀신으로 생각 하기 보다는 불쌍한 아내와 딸의 시체로 생각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았다. 슬픈 이야기 이지만 나도 모르게 소름이 쫙 돋았다.

 살짝 이 차례를 읽어보니 기시감이 들었다.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기시감이 자꾸만 들었다. 전생에 이미 겪어 본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같이 들었다. 그 기시감은 기분이 나빴다. 뭔가가 자꾸 불행해 지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일단 불행은 없었으니 그냥 그 생각은 잊어버렸다.

 슬픈 사람들이 죽어서 유령이 된 이야기 같았다. 유령은 유령이 되어서도 서러움이 남는데 그 서러움을 풀어내지 못해서 인간들을 놀래 키거나 죽이는 것 같다. 뉴스에서도 죽은 사람들을 보면 슬프게 죽거나 우울증으로 자살을 한 사람들이 많았다. 또는 어리석은 욕심 때문에 남을 찔러 죽이고 남의 것을 가져가는 나쁜 사람이 잡히는 모습도 보았다.

 만약, 귀신들이 있다거나 나타난다면 기분부터 풀어주는 게 좋겠다. 갈 때도 좋게 가야 하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