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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잔의 쇼콜라 쇼에 파리를 담다
한정선 지음 / 우듬지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프랑스 파리, 쇼콜라 쇼의 쵸콜릿 처럼 색깔은 르와르라고나 할까?
여름과 겨울의 르와르.
빛이 투과된 듯 하얀 도화지에 검정 먹물을 같아 덧칠한 것처럼 색채감이 느껴진다.
쇼콜라 쇼 한 잔에 파리를 담고 그 한잔에 가슴이 따듯하게 느껴지는 느낌을 써 내려간다.
화려한 여행도, 기교가 넘치는 글 솜씨도, 환상적인 사진 속 웅장한 느낌은 아니지만 방랑자의 역마살이 느껴지는 내 느낌은 무엇인가?
[길] 영화 속의 제소미나의 백치 같은 모습으로 때론 [Once Upon A Time In America]의 하모니카를 불며 친구들과 멋진 미래를 생각하며 길 위를 당찬 모습으로 어깨를 으쓱대며 걷고 있는 모습처럼 길 위의 방랑자 같다.
그 속에서 넘어져 다친 손 보다 서른 다섯이라는 늦은? 나이에도 여자임을 잊지 않은 작가의 창피함에 진정한 여인의 모습이 묻어 나는 것 같다.
자유로움, 삶의 무게를 느낄 수 조차 없을 것 같은 그 자유로움이 고스란히 담긴 쇼콜라 한잔.
나 또한 진한 향기 속에 역겨움으로 그 오랜 역사 속 성벽을 짚고 토하고 싶다. 갇힌 자유로움이 고통 속에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는 것처럼.
어느 스님의 [생각 버리기 연습]이나 하듯이 삶을 무게를 낮추고 역마살이 꿈틀 되는 방랑자가 되고 싶다.
작가의 자유로움 속에 고독이 베어 슬픔이 담긴 사진 속 르와르 같은 풍경을 함께 느껴 보고 싶다.
한 잔의 술에 삶을 이야기 하고 치하고 싶다.
어젠가 다시 여행을 떠나며 그것이 국내이든 국외이든 함께 가고 싶다.
몇 일 전 책장에서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책을 다시 읽어 봤다. 오래 전 읽은 기억이 나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 또 다른 느낌을 주는 것 같다.
문득, 비 오는 새벽에 가로등불 바로 밑에 차를 주차하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을 한참을 바라 보고 있는 내 자신을 보고 있자니 바로 차를 돌려 여행을 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며 내 자신이 아무 이유 없이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쇼콜라에 빠져 그 곳에 홀로 그 즐거움과 그 속에서 삶의 즐거움을 찾고자 떠나는 여행은 나 자신이 바로 여행 가고 싶은 느낌으로 밤을 지새운다.
나도 가고 싶다. 쇼콜라의 향을 향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