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만나러 길을 나서다
조병준 지음 / 예담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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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랑을 만나러 길을 나서는 건가? 아님 사랑이 그 여행 속에 있기에 그 여행의 길목을 찾아 떠나는 걸까? 아니면 어딘가에 있을 지 모를 사랑을 찾아 정처 없이 떠나는 것일까?

 작가의 말처럼 생활의 무료함에 지쳐 떠났다고 했는데, 과연 그럴까?

 옛 성인들 얘기 속에 [역마살] 이라는 말이 있다. 말 그대로 정처 없이 여기 저기 떠도는 사람을 일명 [역마살]이 끼었다고 한다.

 내 생각엔 그 역마살이 낀 사람들이야 말로 진정한 사랑을 만나지 못해서 그런 건 아닐까?

 아마도 그들에겐 낯선 마을 아니 어쩌면 낯선 풀숲에서 태어나서 그런가 아님 어릴 적부터 떠 돌다 보니 [역마살]이 오히려 자연스럽기에 그런가? 달갑지 않은 말은 사실이다.

 이 책의 장점 중 장점은 여행 중 일어난 소소한 일들부터 만난 사람들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떨떨한 마음으로 담아냈다는 것이다.

 그저 남들이 모두 그러하듯이 무엇인가 특별한 이야기나 소재를 다루지 않고 있는 그대로, 아니 보는 그대로, 눈동자에 비친 화면을 그대로라고 얘기해야 하야 하나, 동네 어귀에 있는 노인정 앞 정자에서 장기 두시던 어르신이 마실 나가는 할머니에게 [식사는 했수? 어디 가시나?] 짧지만 강하다고 해야 하나? 모든 근심과 걱정 그리고 정이 듬뿍 들어 간 한마디라고 해야 하나?

 하지만, 사랑이라는 낯선 단어가 묻어난다. 사소한 풍경 속에서도 마치 우리가 모르는 온갖 곤충들의 사생활을 엿듣는, 아니 귓가에 맴도는 것 같아 눈이 즐겁고 가슴이 시원하다.

 낯선 곳에서 마치 익숙한 도시 속의 내 삶이 느껴지는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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