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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타운 ㅣ 베어타운 3부작 1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4월
평점 :
삼월 말의 어느 날 야밤에 한 십대 청소년이 쌍발 산탄총을 들고 숲속으로 들어가 누군가의 이마에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
이것은 어쩌다 그런 사건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소설의 첫 문장이 베어타운이라는 아름다운 풍광을 지니고 있는 마을에 대한 역설적 반항심이 느껴지다 못해 흥미롭다.
하키스포츠, 쇠락하는 마을, 성폭력, 부모, 자녀 그리고 그들이 추구하는 희망!
베어타운, 곰을 가슴에 품은 마을이라......,
베어타운의 풍광을 세밀하게 그려내듯이 각각의 등장인물에 대한 세밀함은 읽는 내내 느껴진다.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막상 읽고 나면 우리들이 살고 있는 현 시대 현 사회 그리고 내가 여기 서 있는 도시와 다르지 않다는 걸 느끼고 있다.
우리가 잊고 지내 온 모든 것들이 우리들에게 다시금 일깨워 준다.
우리는 늘 공동체라는 이상한 틀 속에서 벗어나는 순간 두려움에 떤다.
마치 공동체에서 벗어나려 하는 순간 배척당하고 억압의 대상이 된다.
공동체라는 울타리에서 하나의 이념 즉 명분에 의존하고 그 명분이라는 이념에 사로잡혀 그릇된 인식이 마치 정당화로 미화되고 포장되는 현 사회와 무엇이 다를까?
통합을 논하면 변절이라고 하고 공동체의 문제점을 논하면 파당이라고 하는 우리사회에 그 누가 질문과 이의제기를 할 수 있을까?
그들은 두려운 것이다. 그 공동체에서 버림받을까 두려운 것이다.
베어타운은 우리의 자화상이다.
베어타운 속에 갇혀 버린 베어타운인 것이다. 그들은 오로지 하키 스포츠에 명분을 걸고 그것이 베어타운의 이념으로 만들어 베어타운 공동체의 하나의 주체가 만들어 낸 괴물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누군가는 #미투 #위드유 로 해석할 수 있지만 과연 그럴까?
이 사회는 친절하다. 치밀하게 친절하다.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아주 친절하게 하나부터 열까지 설명과 더불어 어떻게 조치해야 하는지 답을 가르쳐 준다.
잘못된 행동에 지적만 하고 본인 스스로가 선택할 수 있도록 가르쳐 주질 않았다. 단 한번도......,
이것이 우리가 공동체라는 사회제도 속에 갇힌 인간이 저지른 가장 큰 실수인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왜요?” “왜 그렇게 해야만 하죠?” 라는 단어를 들을 수 없다.
이 책을 읽고 이상하게 이 단어들이 자꾸만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들은 질문 자체를 두려워한다. 나조차도 상사로써 부하직원으로써 동료사원들에게 당연하듯이 아주 자연스럽게 생활하는 내 자신을 뒤돌아보며 내 가족도 똑같이 행동하며 그것을 받아들이도록 자녀에게 강요했던 지난날들이 후회스럽다.
공동체 속에 들어가려고 그토록 몸부림치는 나 자신, ‘나만 아니면 된다.’ 라는 아주 이기적 행동들 과연 공동체일까?
우리들은 피해자를 피해자라고 보질 않는다. 다수의 존재에 갇히면 상대방을 오히려 피의자로 몰고 가해자인 다수를 피해자로 보는 이상한 공동체.
우리들은 마치 수중보에 갇힌 고래와 같다.
삶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자신의 존재를 희석시킨다. 모두가 한결같거나 아니면 비슷하거나......,
예술품은 그 고유함에서 그 특유한 아름다움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할 수 있어야 진정한 예술품으로 비춰진다.
그럼에도 우리들은 어느 순간 자신만의 고유함을 잊고 아니 그 고유함을 간직하고 공동체로 삶을 살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에 자신의 고유함을 꼭꼭 숨기고 살고 있지는 않은가? 누가 볼까봐? 두려움 속에서
‘베어타운’은 우리들에게 묻고 있는 것 같다.
“바람직한 것을 찾는 대신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라. 좋은 것을 찾아 헤매지 말고 좋아하는 것을 찾아라. 해야 하는 것 말고 하고 싶은 것을 해라.”
“그리고 실천하는 용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