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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 전기 단편선
다자이 오사무 지음, 하정민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25년 8월
평점 :
#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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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의 단편 모음집 <<잎>>, <<추억>>, <<그는 옛날의 그가 아니다>>, <<장님 이야기>>는 단순한 소설집이라기보다, 작가의 자전적 기록과 무의식에 깔린 감정들을 가감 없이 드러낸 노트에 가깝다.
읽는 내내 “이것이 소설인가, 혹은 그의 삶 그대로인가?”라는 생각을 했더랬다.
<<잎>>은 생과 사, 청춘과 허무를 ‘꽃’과 ‘잎’의 대비로 그려낸다. “죽으려고 생각했다”로 시작하는 문장은 충격적이지만, 오히려 그 끝에서 기쁨을 꿈꾼다.
<<추억>>은 어린 시절의 기억을 토대로 가족에게 소외된 외로움, 이모와 유모의 존재, 그리고 첫사랑의 감정을 담아낸다. 다양한 꽃들을 등장시켜, 그때의 감정들을 함축한다.
<<그는 옛날의 그가 아니다>>는 백일홍이라는 꽃을 통해 인간관계의 변화를 표현했다. 집주인과 세입자가 서로 닮아가는 모습이 충격적이다. 내 색깔은 없고, 세상이 바라는대로 살아가는 현대인을 그린 것일까?
<<장님 이야기>>는 협죽도를 등장시켜 삶과 죽음을 이야기한다. 변화는 모든 것에도 일어나고 있는데, 등장인물은 살아남는 것에만 집중한다. 다자이 오사무는 왜 그리고 사는 게 힘들었을까.
이 작품집은 단순히 소설을 묶어둔 것이 아니라, 사진과 자필 원고, 서예와 그림 등 실제 자료를 곁들여 다자이의 삶과 문학을 하나로 엮은 책이다. 덕분에 독자는 작품을 읽으며 동시에 그의 삶을 엿보고, 해설을 통해 난해했던 글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었다.
"아, 이런 뜻이었구나."
인간 실격을 읽으며 느꼈던 고통을 어느 정도 해소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소설을 다 읽고 깨달았다.
다자이는 더 이상 약쟁이 천재 소설가가 아니라 실바람에도 흔들리는 잎이고 꽃이었던 한 인간이자, 그 자체로 문학이었다.
소설과 삶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순간, 그의 펜은 숨기고 싶었던 모든 것들을 글로 쏟아내었고, 독자는 자신의 나약함을 그의 글에서 마주할 수 있었다.
다자이의 작품은 자신을 인간 실격이라 표현하는 그를 이해하는 도구이자, 인간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장치이며, 독자가 자신을 마주할 수 있는 통찰을 선물한다.
"인간 실격"을 읽기 전에 <<다자이 오사무 전기 단편집>>으로 다자이의 문학을 맛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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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3
죽으려고 생각했다. 올 설날, 이웃에서 옷감 한 필을 얻었다. 새해 선물이었다. 옷감은 삼베였다. 쥐색 잔줄무늬였다. 이건 여름에 입는 옷인군. 여름까지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밑줄_p23, 24
안락한 삶을 살고 있을 때는 절말의 시를 짓는다. 힘겨운 삶을 살 때는 생의 기쁨을 적는다.
어차피 죽는다. 꿈결 같은 로맨스를 한 편만 쓰고 싶다. 남자가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한 것은 그의 생애에서 아마 가장 우울한 시기였을 것이다.
>> 이 서평은 지식을만드는지식(@zmanz_classic)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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