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태어나는 곳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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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비채서포터즈3기


>>
필자는 드라마보단 영화를 영화보단 책을 좋아한다. 첫째를 낳고 폴더폰을 쓰던 그때, 하루 종일 우는 아이와 함께할 때 틈틈히 보던 게 영화다. 유선 방송에서 보여주는 영화였지만, 그래도 한시간 반이면 결말을 알 수 있어 좋았다. 감동과 재미는 하나도 없고 코믹스럽기만 한 영화를 보면서 "이런 영화는 내가 발로 찍어도 더 잘 찍겠다. 아후, 이런 것도 영화라고"라며 채널을 돌리기도 했다.
그때의 무지함을 깨닫게 하는 책을 만났다.

일본에서 유명한 영화감독이라고 하는데, 그가 제작한 작품을 한편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정말 그렇게 대단한 감독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작품으로 감독을 만나기 전에, 인간 고레에다 히로카즈를 만나 영화 제작 뒷이야기를 듣는 기회를 얻었다.
<<영화가 태어나는 곳에서>>를 읽는 시간이 그러했다.
감독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자신이 하려고 하는 일에 얼마나 정성을 쏟는지, 함께 일하는 사람을 배려하는 모습을 볼수록 그의 작품들이 궁금해졌다.
그가 선택한 스토리, 그가 찍은 장면, 그가 정한 장소와 대사.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넘어가는 법이 없는 그가 만든 영화는 어떤 영화일까.
상상만 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을 준비하고 촬영하는 총 8년의 시간을 기록한 책. 손편지와 일기, 직접 쓴 콘티, 메모까지 수록된 책이라 더욱 생동감있는 현장을 상상할 수 있었다.

감독이 들고 다니는 다이어리를 우연히 보게된다면 바로 이 책이지 않을까?
영화 제작에 필요하고 중요한 내용을 끄적여 놓고,
자신의 작품이 될 모티브들을 메모하고,
그가 생각하는 요즘 영화에 대한 생각이 담긴 책.
<영화가 태어나는 곳에서>는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 인생이 묻어나는 에세이집이었다.



>>
>밑줄_p24
머릿속에 있던 이미지로는 여배우 역이 와카오 아야코, 물품 보관소 직원의 아내가 기린 씨였다.
그로부터 십오 년이 지나 이 시나리오는 제목도 무대도 캐스트도 바뀌어 새로 태어나게 되었다. 이 책은 출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기록한 일부다.


> 밑줄_p296
내게는 종이가 아니면 책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영화관을 잃으면 영화는 영화가 아니게 될 것이다.





>> 이 서평은 비채출판사(@drviche) 서포터즈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영화가태어나는곳에서 #고레에다히로카즈 #비채
#에세이 #일본에세이 #영화감독 #영화제작과정
#신간도서 #신간에세이 #책추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서평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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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악
벵하민 라바투트 지음, 송예슬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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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완독 #서평


>>
천재가 쓴 천재의 이야기.
과학의 발전과 당시의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을 등장시켜, 이야기로 풀어낸 논픽션이다. 사실과 허구가 절묘하게 융합된 소설. 꼭 과학계의 찌라시를 읽는 것처럼 흥미진진했다.
'그러니까, 그 사람이 왜 그랬대? 이유가 뭐야?'에 해당하는 부분을 허구로 채워놓은 작품이라고 보면 되겠다.

1부에선 오스트리아 물리학자 파울 에렌페스트에 의해 양자역학이 발견되는 것을 시작으로, 2부에선 헝가리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존 폰 노이만에 의해 매니악 컴퓨터가 발명된 시대적 배경과 사건들이 묘사된다. 3부에 등장하는 인물은 전 바둑기사 이세돌. 우리가 아는 바둑기사 이세돌이 맞다. 알파고와의 바둑을 둬 1승을 이룬 최초의 인간. 유일한 인간. 하지만,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에게 인간이 졌다는 사실이 시사하는 문제를 생각하게 하는 챕터다.
당시를 뜨겁게 달궜던 과학과 기술의 발전은 인간들의 문명을 발달시키는 것과 동시에 파괴하고 있다는 역사적 사실을 다루는 소설. 종국엔 인간과 AI의 대결까지 성사되는 격변하는 세상을 한 편의 영화처럼 그려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 관심이 많은 저자는 과학과 수학, 사람, 역사까지 그의 관심이 닿지 않는 곳이 없었다. 각각의 정보가 연계되어 새로운 정보로 생성되는 데 주저함이 없다. 타인의 눈을 의식하고 전문가의 지적을 염려했다면, <<매니악>>과 같은 소설은 완성되지 못했을테니까.

매니악(Maniac)은 광적으로 열중한다라는 뜻의 영어 단어다.
열중했지만, 성과를 이루지 못한 파울 에렌페스트.
열중한 결과, 나치의 반유대주의로 어수선할 때도 부와 명예를 얻은 존 폰 노이만.
광적으로 열중하는 것엔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해 보게 하는 이세돌.
1부와 2부는 인물 중심의 이야기였지만, 3부에선 인간과 기계의 대결이라는 사건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인간이 만든 기계가 인간을 이기는 세상이라니.
과학의 발전이 인류에게 미치는 영향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유가 마지막에서 폭발한다. 인공지능은 인류를 두렵게 하지만, 또한 무한한 발전을 기대하게 한다. AI 글쓰기 강연이 등장하고, AI로 업무시간을 단축하는 글쓰기라는 주제의 책이 출간된 걸보면 이미 인류는 그 방법을 체득한 듯 싶다.
누구보다 빠르게 이런 현상을 상상해낸 저자 벵하민 라바투트의 소설 <매니악>. 직접 확인해 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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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15
자기 자신, 그리고 세상과는 그렇게 부대끼던 파울이었으나, 가족 중에서는 가장 재능 있는 사람이자 어느 수업에서든 최고로 특출난 학생이었다. 친구들에게 인기가 좋았고 급우들에게는 존경을, 선생들에게는 칭찬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무엇으로도 자기 가치를 확신하지 못했다.


>밑줄_p154
그런데 폭탄을 지면이 아니라 높은 공중에서 터뜨려야 한다고 군을 설득한 다름 아닌 폰 노이만이었다. 그래야 폭풍파의 피해 규모가 비교할 수 없이 커진다는 이유에서였다. 심지어 그는 최적의 높이가 600미터, 대략 2천 피트쯤이라는 계산도 직접 도출했다. 그리고 정확히 그 높이에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예스러운 목재 가옥 지붕 위로, 우리가 만든 폭탄이 폭발했다.




>> 이 서평은 독파(@dokpa_challenge) 앰배서더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독파앰배서더6기 #독파챌린지
#매니악 #벵하민라바투트 #문학동네
#장편소설 #유럽소설 #과학발전 #역사적사실 #
#독파챌린지추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서평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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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인생 (모노 에디션) 열린책들 세계문학 모노 에디션
카렐 차페크 지음, 송순섭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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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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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 에디션 블라인드 서평단에 당첨되어, <그리스인 조르바>와 <평범한 인생>을 만났다.
자유로운 삶을 사는 조르바와 상반되는 제목의 평범한 인생. 두 작품을 비교하며 읽기에 안성맞춤이란 생각이 들었다.

먼저 만나본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는 여전히 한편으론 이해하기 힘든 사람이고, 또 한편으론 부러운 사람이기도 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롭게 살기로 한 조르바의 삶을 꼼꼼히 살핀 후, 읽은 <평범한 인생>은 우리네 인생이었다. 평범하고 반복적인 삶. 큰 이벤트 없이 평탄한 인생.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으신 분께 이 책도 읽어보시길 권한다.

노인 포펠은 친구의 갑작스런 죽음을 알게 된다. 그의 주치의였던 사람의 입을 통해서.
"동맥 경화였습니다."
건강검진을 받으러 왔다가 알고 지낸 지인의 사망 소식을 듣는 일은 달갑지 않을 터. 거기다, 자기보다 몇 살 어린 사람이지 않았던가.
참 정직하고 양심적인 사람. 맡은 일은 해내는 공무원. 특별한 사건사고 없이 점잖은 노인.
그런 그가 자신의 삶을 기록한 후 의사에게 맡겼다고 한다. 포펠은 의아했다.
숨겨진 비밀이 있었던 걸까?
포펠은 지인의 자서전을 읽기 시작하는데....

자서전은 자신의 시간이 곧 끝날거라는 생각에서 시작된다. 책상을 정리하듯 주변을 정리하자, 갑자기 허전한 생각에 사로잡혔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불안감이 몰려왔다.
그때 생각한 것이 삶을 정리하는 것. 평범한 자신의 삶도 자서전이 될 수 있을거라며 펜을 들었다.
'누굴 위해 그걸 쓰려는 건가?'
'이런 평범한 삶에 대해 쓸거리가 있을까?'
'아주 평범한 삶은 쓰지 말라는 법이 있나?'
그의 생각들은 언젠가 필자도 했던 질문이라, 그의 글에 호기심이 생겼다.
"에잇. 그래도 뭔가 말할 거리가 있으니까 썼겠지."
소설을 다 읽는 순간까지, 뭐라도 있을거라는 생각을 놓지 못했다.

그의 삶은 당연해 보이는 일상의 반복, 조용한 하루, 기계적인 세월의 흐름, 죽음조차 일상 중 하나로 여겨질 정도록 극적인 구석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삶을 직선으로 곧게 뻩은 대로를 걸어왔다고 회상했다. 방황할 일 없이 깨끗하고 아름답게 닦인 길이라 표현했다. 올바르고 편안했다는 자부심이 대단했다.
인생에 큰 이벤트가 없는 걸 감사하고 평범한 일상을 찬미해야 옳다고 말한다.

하지만, 책을 덮으면서 생각했다.
"멋진 인생을 사셨구나."
"혼란스러운 삶때문에 힘드셨겠구나."
그가 스스로 인지하지 못했을 뿐, 자서전을 쓰면서 비로소 자신의 인생의 굴곡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평범한 삶이라 글감이 없다는 말을 자주 했는데, 이 소설을 읽고 많은 생각을 했다. 내 인생도 내가 모르는 드라마틱한 사건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현대적인 표현으로 가독성을 높였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또한 명확하게 찾을 수 있는 소설이라, 고전 입문자에게 추천할 만하다.





>>
>밑줄_p19,20
나는 평생 동안 책을 읽었다. 얼마나 많은 신기한 모험 이야기를 읽고, 비극적인 인물들과 별난 성격들을 접했던가. 마치 비일상적, 예외적, 일회적 사건과 우연 외에 다른 이야깃거리는 없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인생이란 별난 모험이 아닌 일상적 법칙의 흐름이다.





>> 이 서평은 열린책들 (@openbooks21)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평범한인생 #카렐차페크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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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추천 #고전소설 #고전문학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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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잃어버린 심장
설레스트 잉 지음, 남명성 옮김 / 비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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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비채서포터즈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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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미래 뉴욕. 미국인을 뺀 나머지 인종을 배척하는 일이 생긴다.
PACT라는 법 아래, 미국인을 보호하는 미국.
반미국적인 요소를 뿌리 뽑는다는 미명아래 동양인 중에서 중국인을 가장 배척하는 사회에서, 미국계 중국인 엄마와 그의 아들 노아도 안전하지 않았다.
시위의 그날.
PACT는 반역자를 몰아냈고, 노아는 엄마를 잃었다. 노아의 아빠는 노아에게 모든 일상에서 엄마를 지우라 했고, 기억하지도 추억하지도 못하게 막았다.
그러던 어느 날, 고양이 그림이 가득한 편지가 도착했고, 어린 시절 엄마가 불러주던 이름이 편지봉투에 적혀있었다.
"버드"
엄마였다. 노아는 엄마의 흔적을 찾기 시작하는데...

소설은 PACT 관리 하에 있는 미국 사회를 그린 후, 노아의 엄마 마거릿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준다.
대사와 상황, 감정 변화, 사건을 구분해서 적지 않아, 당황했지만, 정보전달이 빠르게 이뤄지는 장점이 있었다.
마치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는 이야기를 글로 타이핑한 듯. 이 이야기를 널리 알리는데 목적을 둔 마거릿의 일기처럼. 마거릿의 목소리 같은 소설이었다.
소설이 끝나고서야, 일부러 이렇게 쓴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렇게 하지 마라."
"이렇게 해라."
권력으로 제압당한 사람들은 더욱 자유를 갈망하게 될 터. 바람 결에 날아가 뿌리 내린 씨앗처럼, 차가운 심장에도 잎이 피고 열매가 맺길 바라는 마거릿의 바람.
감정 변화 묘사를 자연의 모습에 비유한 표현이 많은 이유도 권력으로 제압당한 차가운 도시와 다른 세상을 꿈꾸는 노아의 엄마 마거릿의 바람을 담은 듯 했다
소설 곳곳에서 마거릿의 목소리를 빌어, 저자가 살고 싶은 세상을 그려냈다.
저자가 원하는 세상은 생명을 위협하는 사회가 아니라, 여기 저기 날아가 뿌리내리는 씨앗처럼 살고 싶었으리라.

미국 사회에 뿌리깊은 차별 논란. 끈질긴 생명력이 삐뚤어진 신념에 뿌리내리다니.
과거 독일에서 일어난 일이 소설 속 미국에서도 일어났다.
하긴 펜데믹 때, 반아시아적인 차별이 심각했으니 멀리 독일에서 찾을 필요도 없는 인종 차별은 미국사회에선 아직도 심각한 문제다.
저자는 안타까운 현실을 디스토피아 소설로 표현했고, 먼저 읽은 사람들은 '혁명' 같은 소설이라 칭송했다.
이 소설이 가진 특별한 점은 사람들이 함께 할 때 생기는 힘을 믿는다는 것이다. 작은 목소리가, 작은 시 하나가, 자신의 생각을 숨기고 사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을 믿는다는 것이다.
그 믿음으로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 세상과 맞선 마거릿과 따뜻한 사람들의 행동은 깊은 울림을 주기에 충분했다.
복잡하지 않은 등장인물 관계와 익숙한 세계관으로 금세 몰입하게 되는 소설이니, 읽고 생각하고 즐겨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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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13
어머니는 그런 사람이었다. 아이가 도움을 필요로 할 때 강하고 사나웠다.

> 밑줄_p37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거야, 버드. 새디가 말했다. 새디는 흥분했을 때 늘 그러듯 발뒤꿈치를 들어 올렸다. 너희 엄마는...
버드는 그때 알았다. 어머니가 그들을 왜 떠났는지. 왜 아버지와 그는 절대 어머니 이야기를 입에 올리지 않는지.
너희 엄마도 그쪽이야, 새디가 말했다. 저기 어딘가에 계셔. 시위를 조직하고 있어. PACT에 맞서 싸우지. PACT를 뒤집고 아이들을 집으로 데려가려고 해. 우리 부모님처럼.

> 밑줄_p382
하지만 모든 이야기의 끝에서 네게 해주고 싶은 말은 같아. 옛날옛적에 한 아이가 살았단다. 옛날옛적에 엄마가 있었어. 옛날옛적에 한 아이가 있었고 아이 엄마는 아이를 무척 사랑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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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잃어버린심장 #설레스트잉 #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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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걷으면 빛
성해나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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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완독 #서평


>>
꽈배기처럼 꼬인 인생사만 모아 둔 소설.
등장인물들은 평탄한 인생은 하나 없고, 가장 가까운 이에게 더 큰 상처를 받고 있는 캐릭터다.
그들이 타인에게 마음을 열고 곁을 주려는 모습에선 가족 간의 소통의 부재가 가져오는 오해의 결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타인과 문제가 생기자, 아무리 못마땅한 가족이라도 버팀목이 되어준다는 것을 보게 된다.
"나만큼 힘든 사람 있어?"
그 순간에 정말 더 힘든 사람을 만나, 어둡기만 했던 현실이 조금은 밝게 보이는 아이러니. 이야기마다 완결됐다는 느낌보다, 전보다는 나은 삶이 이어질 거라는 기대를 보여주는 결말이다.
인생에서 아무리 큰 사건을 만나도 또 다시 내일이 오는 것처럼, 등장인물들 역시 조금은 편안해진 마음으로 내일을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라는 상상을 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우리 인생도 지금보단 나아질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그리게 된다.
어둠을 걷으면 어둠이 있는 게 아니라, 그 속에 분명히 빛이 있을거란 희망말이다.

등장인물의 스토리뿐만 아니라, 작품마다 담고 있는 사회적인 풍토 역시 눈여겨 볼만 하다.
남들의 눈을 의식하며 사는 사람들. 세대 차이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의식의 차이. 사회가 정해둔 관습에서 벗어나면 배척하는 사람 등 말로는 아니라고 해도, 결정적인 순간엔 선을 긋고 마는 인물들의 이야기.
독자는 자신이 어느 쪽 의견에 더 가까운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게 될 것이다.

과하지 않은 설정과 어디선가 있을 법한 인물들, 어둠 속을 헤매는 사연, 빛을 품은 결말.
집중력을 놓지 않고 마지막 이야기까지 읽게 되는 소설 모음집이었다.
책을 끝까지 읽기 어려워하는 분이나, 소설이 어렵다고 느끼는 분에게 추천할 만하다.



>>
>밑줄_p12
힘들면 얘기해도 돼. 우리가 다 들어줄게. 우린 이해해.
너의 불행을 기꺼이 견딜 수 있다는 우월감, 나만 딱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는 안도감. 나를 위해 기꺼이 울어주던 이들에게서 그런 마음을 엿볼 때마다 나는 외로워졌다.


>밑줄_p91
어둠을 걷으면 또다른 어둠이 있을 거라 여기며 살았는데 그게 아니었다고, 어둠을 걷으면 그 안에는 빛이 분명 있다고.
나는 이제 살아내지 않고, 살아가고 싶어요. 견디지 않고 받아들이면서.





>> 이 서평은 독파(@dokpa_challenge) 앰배서더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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