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친구를 데리고 왔어
윤혜은 지음 / 여섯번째봄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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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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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큰 수술을 받았던 때가 떠오르는 소설이었다. 아이가 넷인 성인이 된 나에게도 엄마의 아픔은 큰 시련이었다. 힘들 때마다 누구에게 전화해 넋두리를 해야 할지, 엄마가 해주시던 김치를 이제는 못 먹는 건 아닐지, 엄마가 떠난 뒤 아빠는 어떻게 해야 할지 별별 생각을 다 했다. 엄마가 떠난 것도 아닌데 엄마 없는 삶을 계속 상상했다. 그 밤이 얼마나 길던지. 제발 모든 암세포가 다 제거되기를 빌고 또 빌었다.

그래서 <<오늘은 친구를 데리고 왔어>>의 기윤에게 더 마음이 갔다. 올해 고3인 첫째와 고1인 둘째를 키우고 있어서 두 아이와 비슷한 나이의 기윤이가 병든 엄마를 돌보며 살아왔다는 사실이 안타깝게 다가왔다. 나는 직접 경험하지도, 가까이에서 보지도 못한 삶이었다. 그런데 출판사의 책소개를 읽으며 이런 가족돌봄 청소년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친구들과 어울리고 사춘기를 보내야 할 나이에 기윤이는 얼마나 두렵고 막막했을까. 그런 마음으로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기윤은 암 투병 중인 엄마를 돌보느라 고등학교 생활을 제대로 보내지 못했다. 집과 병원을 오가며 한 해를 유급했고, 엄마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자신의 삶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또래 아이들이 수행평가나 친구 문제, 좋아하는 아이돌 이야기를 나눌 때 기윤에게는 하루를 살아내는 것 자체가 버거웠다.

서평단을 신청할 때는 영 케어러라는 소재를 보고 아픈 부모를 돌보는 과정을 보게 될 거라 예상했다. 그런데 책은 엄마가 떠난 이후, 기윤이가 두 번째 고등학교 2학년을 보내는 시간을 따라간다. 조별 과제를 하며 만난 하민과 다희와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고,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걷는다. 큰 사건이 이어지기보다 아무 일 없는 듯한 평범한 하루가 천천히 이어진다.

기윤에게 친구들과 웃고 장난치는 시간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학교생활과 달랐다. 엄마가 떠난 뒤 기윤의 삶에는 큰 빈자리가 생겼지만, 하민과 다희는 그 자리를 채우려고 하지 않는다. 밥을 먹고, 카페에 가고, 쓸데없는 이야기를 나누며 그저 기윤의 곁에 있다. 엄마를 잃은 슬픔을 위로하려 하기보다, 그 슬픔을 안고 살아가는 기윤의 하루를 함께 보내는 친구들이었다.

하민과 다희 역시 입시와 친구 문제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십대였다. 기윤만 힘든 아이로 그려지지 않는다는 점도 좋았다. 서로 다른 고민을 가진 아이들이 함께 밥을 먹고 걷고 웃는 시간이 쌓이면서 기윤의 하루에도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생긴다. 엄마를 잃기 전에는 당연했던 평범한 일상이 조금씩 돌아오는 것이다.

상실 뒤에도 일상은 계속된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고 다음 날부터 슬픔이 끝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모든 일상을 멈춰둘 수도 없다. 밥을 먹고 학교에 가고 친구를 만나며 하루를 보내야 한다. 기윤에게 하민과 다희와 보낸 시간은 그래서 특별했다. 엄마를 잊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엄마를 그리워하면서도 다시 웃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친구를 데리고 왔어>>를 덮고 나니 아이들의 평범한 하루가 조금 다르게 보였다. 학교에 가고, 친구와 밥을 먹고, 별것 아닌 이야기에 웃는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당연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다시 갖고 싶은 하루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돌봄 청소년의 삶과 상실 이후의 일상, 십대의 우정을 담은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면 추천하고 싶다.



>> 이 서평은 럽북(@lovebook.luvbuk) 서평단 자격으로 여섯번째봄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오늘은친구를데리고왔어 #윤혜은 #여섯번째봄#가족돌봄청소년 #영케어러 #청소년소설 #청소년문학 #십대의우정 #상실 #상실이후의일상 #가족돌봄 #청소년의삶 #한국청소년소설 #책추천 #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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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것들은 그저 자란다
이윤 리 지음, 정혜윤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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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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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면서 가끔 내가 아이에게 하는 말들을 돌아본다. 별 뜻 없이 던진 한마디가 마음에 남기도 하고, 조금만 다르게 말할 걸 싶을 때도 있다. 그래서인지 <<자연의 것들은 그저 자란다>>를 읽으며 유난히 오래 머물렀던 문장이 있었다. ‘그때 이런 말을 했더라면’이라는 저자의 생각이었다.

저자 이윤 리는 두 아들 빈센트와 제임스를 먼저 떠나보냈다. 첫째는 16세, 둘째는 19세였다. 두 아이를 잃은 시간 사이에는 7년이 있었다.

저자 역시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 학대를 받으며 자랐다. 자신이 받았던 상처를 아이들에게 물려주지 않으려고 애썼고, 자녀들을 존중하고 지지하는 부모가 되려고 했다. 학대받았던 어린 시절의 자신을 대신해 아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사랑과 정서적 지지를 건넸을지 생각하면 마음이 먹먹해졌다.

그런데 그렇게 노력한 부모에게도 아이를 잃는 일은 일어났다. 이 부분을 읽으며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하면 아이를 지킬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무엇이 옳은 방법인지 누구도 확실하게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특히 저자가 과거의 대화를 돌아보며 ‘그때 이런 말을 했더라면’ 하고 생각하는 대목에서 나는 어제의 나를 발견했다. 아, 그때 이렇게 말할걸. 나도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선 뒤 뒤늦게 다른 말을 떠올릴 때가 있다.

저자는 아이와 대화할 때 감정을 앞세우기보다 이성적으로 이야기하려고 애썼다고 한다. 그런데도 시간이 지나면 그때의 대화를 다시 떠올리며 ‘그때 그 말을 할 걸’ 하고 후회한다. 부모가 아무리 신중하게 말하고 최선을 다해도 지나간 대화까지 완벽하게 만들 수는 없는 모양이다.

부모라면 얼마나 좋은 방법으로 아이를 키워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된다. 무엇이 옳은 방법인지 누가 확언할 수 있을까. 다만 이것만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자녀들이 나보다 먼저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이를 마음에 묻는 일만큼은 겪고 싶지 않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동안 담담한 문장들이 오히려 더 아프게 다가왔다. 차분하게 적어 내려간 문장 사이에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둘째를 떠나보낸 뒤 오랫동안 아무것도 쓰지 못했다는 대목에서는 그 침묵의 시간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저자는 ‘애도’라는 말에도 의문을 품는다. 애도를 하나의 과정처럼 생각하면 언젠가 끝나는 지점이 있을 것 같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뒤의 삶이 그렇게 정리될 수 있을까. 책을 덮고도 상실이 끝나는 순간이 따로 있을까 하는 생각이 오래 남았다.

자연에서는 한 생명이 살아가기 위해 다른 생명이 죽기도 하지만, 그 안에는 우리가 정해놓은 선과 악이 없다. 꽃이 피고 지는 것처럼 삶과 죽음도 자연의 일부로 존재한다.
그렇다고 사랑하는 자녀의 죽음을 자연의 섭리라고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다. 부모에게 아이의 죽음은 받아들일 수 없는 사건이고,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라는 질문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오히려 저자가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이 마음에 남았다. 죽음에 억지로 의미를 붙여 위로받으려 하기보다, 떠난 아이를 잃었다는 사실과 그로 인해 생긴 슬픔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 다시 살아갈 희망을 서둘러 찾기보다 지금의 슬픔도 삶의 한 부분으로 품고 살아가는 것. ‘자연의 것들은 그저 자란다’는 제목이 내게는 그런 마음으로 읽혔다.

책을 덮고 나서도 나는 이 슬픔을 이해했다고 말할 수 없었다. 감히 이해한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조심스러웠다. 다만 부모인 나는 아이와 나눈 평범한 대화 하나도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오늘 내가 아이에게 건넨 말이 언젠가 후회로 남지 않기를 바라면서.

자녀를 먼저 떠나보낸 부모의 상실과 애도를 담담하게 기록한 에세이를 읽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다.


>> 이 서평은 다산북스(@dasanbooks)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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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와이프 엄금 - 변사한 대학생의 핸드폰 ㅣ 엄금 시리즈
치넨 미키토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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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데 스마트폰을 보는 느낌이라는 후기를 보고 무척 궁금했다.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구성했을지.

책을 손에 쥐었을 때부터 일반 소설과 다르다는 걸 느꼈다. 스마트폰을 닮은 크기부터 눈에 들어온다. 더 재미있는 건 이야기 속 화자의 핸드폰 화면을 직접 보면서 읽게 된다는 점이다. 오른쪽에는 사진이나 이미지가 나오고 왼쪽에는 그 내용을 설명하는 글이 이어진다. 인터넷에 남겨진 기록과 계정을 직접 들여다보며 사건을 조사하는 기분이 들었다.

이야기는 오컬트 동아리 선배의 제안으로 시작된다. 주인공은 인터넷에 떠도는 도시 전설인 ‘도메키의 동네’를 조사한다. 유령 마을에 들어가면 괴물의 저주를 받아 죽는다는 이야기다. 처음에는 흔한 도시 괴담쯤으로 여겼지만, 도메키 때문에 정신에 이상이 생긴 사람의 계정을 발견하고 그가 죽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진다.

읽다 보니 ‘이 내용 어디서 본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에서 그 이유를 알게 됐다. 마지막에 ""열람 엄금"에서 진실이 밝혀진다는 소개 문구를 보고서야 앞에서 지나쳤던 장면들이 하나씩 연결됐다.

평소 아무 생각 없이 화면을 밀어 넘기던 행동까지 책을 읽는 동안 의식하게 됐다. 핸드폰 크기의 책과 화면을 보는 듯한 구성 덕분에 내가 직접 사건을 따라가고 있는 기분도 들어 더욱 긴장감이 넘쳤다.

"열람 엄금"을 먼저 읽었으면 더 재미있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아, 이렇게 이야기가 시작된 거구나’ 하고 앞선 이야기를 맞춰보는 재미가 있어 읽는 순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나서 앞부분을 다시 떠올리게 되는 책이었다.
"이 사람이 그 사람이었어?"
어디서부터 화자가 바뀌었던건지,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었다.

오컬트와 미스터리를 좋아하고, 독특한 형식의 소설을 찾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스마트폰 화면을 넘기듯 이야기를 따라가며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이 서평은 북다(@vook_da) 서포터즈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스와이프엄금 #치넨미키토 #북다#오컬트소설 #미스터리소설 #일본소설 #일본미스터리 #공포소설 #도시괴담 #열람엄금 #스마트폰소설 #모큐멘터리 #오컬트미스터리 #미스터리추천 #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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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인 줄 알았는데 우울증 - 노인정신의학 전문의가 발견한 마음 노화의 비밀
와다 히데키 지음, 김세원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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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어느덧 75세를 넘으셨다. 나이가 들면서 아픈 곳도 하나둘 늘어나니 자식 입장에서는 걱정되는 일이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것은 치매다. 엄마와 아빠도 나이가 들면서 가장 걱정되는 것이 치매라고 말씀하실 정도다.

그래서 <<치매인 줄 알았는데 우울증>>이라는 제목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치매라고 생각했던 증상이 사실은 우울증일 수도 있다는 말일까. 그렇다면 어떤 증상이 비슷하게 나타나는지, 치매를 늦추고 뇌 건강을 지키려면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도 궁금했다.

와다 히데키는 35년 동안 6천여 명의 고령자를 진료하며 치매와 노년기 우울증을 구별해왔다. 기억력이 떨어지고, 식욕이 줄고, 잠을 제대로 못 자거나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는 증상이 갑자기 나타났다면 치매뿐 아니라 우울증의 가능성도 살펴볼 수 있다. 치매는 대체로 서서히 진행되지만 우울증은 짧은 기간에도 증상이 크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저자가 우울증을 ‘노화의 방아쇠’라고 표현한 부분이다. 우울하면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사람을 만나는 일도 줄어든다. 대화나 독서처럼 뇌를 쓰는 활동도 자연스럽게 멀어진다. 반대로 우울증을 일찍 발견하고 치료하면 다시 일상을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마음에 남았다.

책을 읽으면서 가족을 대하는 말도 돌아보게 됐다. “힘내”, “나도 힘들어”, “더 힘든 사람도 있어”라는 말은 위로하려고 꺼낸 말이어도 우울증을 겪는 사람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힘을 내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태인데 의지를 더 내라고 하면 오히려 마음이 무거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 존재 자체를 소중하게 여겨주는 마음으로 곁을 지켜주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예전에 나도 마음이 지칠 때 누군가의 무심한 한마디에 오히려 더 힘들었던 적이 있다. 그때는 내가 예민해서 그런가 싶었다. 하지만, 책에서 마음이 힘들 때는 평소와 같은 말도 다르게 들릴 수 있다고 말한다. 부모님의 행동이 예전과 달라졌을 때도 ‘나이가 들어서 그렇겠지’ 하고 무심하게 표현하지 말고, 좀 더 다정한 리액션이 필요하다 생각됐다.

치매를 예방하고 뇌 건강을 지키는 방법도 궁금했는데,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은 의외로 소박했다. 오전에 햇빛을 쬐고, 하루 3,000보 정도 걷고, 책이나 영화로 감정을 자극하는 것처럼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이다. 나 역시 집에서 어두운 조명을 켜놓고 지내는 날이 많았는데, 책을 읽으며 낮에는 밝게 생활하고 밤에는 어둡게 쉬는 생활부터 바꿔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부모님에게 비슷한 변화가 생긴다면 나도 치매부터 걱정하지 않고 우울증이라는 가능성을 함께 떠올려볼 것 같다. 부모님의 치매가 걱정되는 사람이나 노년기 우울증을 알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 이 서평은 흐름출판(@nextwave_pub)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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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인 줄 알았는데 우울증 - 노인정신의학 전문의가 발견한 마음 노화의 비밀
와다 히데키 지음, 김세원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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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어느덧 75세를 넘으셨다. 나이가 들면서 아픈 곳도 하나둘 늘어나니 자식 입장에서는 걱정되는 일이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것은 치매다. 엄마와 아빠도 나이가 들면서 가장 걱정되는 것이 치매라고 말씀하실 정도다.

그래서 <<치매인 줄 알았는데 우울증>>이라는 제목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치매라고 생각했던 증상이 사실은 우울증일 수도 있다는 말일까. 그렇다면 어떤 증상이 비슷하게 나타나는지, 치매를 늦추고 뇌 건강을 지키려면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도 궁금했다.

와다 히데키는 35년 동안 6천여 명의 고령자를 진료하며 치매와 노년기 우울증을 구별해왔다. 기억력이 떨어지고, 식욕이 줄고, 잠을 제대로 못 자거나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는 증상이 갑자기 나타났다면 치매뿐 아니라 우울증의 가능성도 살펴볼 수 있다. 치매는 대체로 서서히 진행되지만 우울증은 짧은 기간에도 증상이 크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저자가 우울증을 ‘노화의 방아쇠’라고 표현한 부분이다. 우울하면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사람을 만나는 일도 줄어든다. 대화나 독서처럼 뇌를 쓰는 활동도 자연스럽게 멀어진다. 반대로 우울증을 일찍 발견하고 치료하면 다시 일상을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마음에 남았다.

책을 읽으면서 가족을 대하는 말도 돌아보게 됐다. “힘내”, “나도 힘들어”, “더 힘든 사람도 있어”라는 말은 위로하려고 꺼낸 말이어도 우울증을 겪는 사람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힘을 내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태인데 의지를 더 내라고 하면 오히려 마음이 무거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 존재 자체를 소중하게 여겨주는 마음으로 곁을 지켜주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예전에 나도 마음이 지칠 때 누군가의 무심한 한마디에 오히려 더 힘들었던 적이 있다. 그때는 내가 예민해서 그런가 싶었다. 하지만, 책에서 마음이 힘들 때는 평소와 같은 말도 다르게 들릴 수 있다고 말한다. 부모님의 행동이 예전과 달라졌을 때도 ‘나이가 들어서 그렇겠지’ 하고 무심하게 표현하지 말고, 좀 더 다정한 리액션이 필요하다 생각됐다.

치매를 예방하고 뇌 건강을 지키는 방법도 궁금했는데,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은 의외로 소박했다. 오전에 햇빛을 쬐고, 하루 3,000보 정도 걷고, 책이나 영화로 감정을 자극하는 것처럼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이다. 나 역시 집에서 어두운 조명을 켜놓고 지내는 날이 많았는데, 책을 읽으며 낮에는 밝게 생활하고 밤에는 어둡게 쉬는 생활부터 바꿔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부모님에게 비슷한 변화가 생긴다면 나도 치매부터 걱정하지 않고 우울증이라는 가능성을 함께 떠올려볼 것 같다. 부모님의 치매가 걱정되는 사람이나 노년기 우울증을 알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 이 서평은 흐름출판(@nextwave_pub)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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