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직 그녀의 것
김혜진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9월
평점 :
#협찬 #서평
>>
소설 <<오직 그녀의 것>>은 책을 만드는 사람, 그중에서도 ‘편집자’의 삶을 다룬 작품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보니 책 한 권이 완성되기 위해 그 뒤에서 어떤 사람들이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편집자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라는 소개문구에 마음이 끌렸다.
주인공 석주는 대학에서 사학을 전공하지만, 과거를 연구하는 공부가 자신과는 맞지 않다고 느낀다.
그러다 문학 동아리에서 새로운 세계를 만난다. 졸업 후, 부모의 기대를 뒤로한 채 출판사에 들어가 교열자로 일하기 시작한다. 그 선택이 그녀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 놓는다.
석주는 매일 원고를 보고, 글자를 맞추고, 오류를 고치며, 작가의 문장을 다듬는다. 석주에겐 어제 한 일을 오늘도 하고, 내일도 해야하는 편집자의 일상이었지만, 슴슴한 일상들은 멋진 결과물을 완성시켰다.
책의 잉태와 탄생의 모든 것을 주관하는 신 같았달까.
하루하루가 똑같이 흘러가는 것 같지만, 그 안에는 작은 긴장과 성취들이 쌓여 있다.
석주의 사랑 역시, 편집자 일과 다르지 않았다. 고된 업무 후 서로의 고충을 이해하는 사람을 만나 서로를 위로하는, 매일의 산책처럼 잔잔하고 꾸준한 연애를 한다.
이 소설의 마지막은 조용하지만 묵직했다. 석주가 끝내 붙잡은 것은 화려한 성공도, 특별한 사건도 아니다. 오직 자신만의 자리, 남이 대신할 수 없는 ‘나의 일’을 선택하고 살아가는 태도.
그것이 바로 제목처럼 ‘오직 그녀의 것’이었다.
읽는 동안 생각했다. 우리가 매일 반복하는 일상 속에도 분명 이런 의미가 숨어 있지 않을까?
꾸준히 하는 일, 정성껏 다듬는 마음이 결국 나를 만들어가는 힘이 되는 것처럼.
이 소설은 일을 통해 자신을 알아가는 한 여성의 성장 이야기였다.
잔잔하지만 깊은 여운이 남는 작품이니, 스토너 같은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에게 추천한다.
>>
>밑줄_p29
그들에게 삶은 예측하거나 대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개척하고, 투쟁하고, 쟁취하는 대상도 아니었다. 그들은 삶이 내주는 과제들을 담담하게 수용하는 방식으로, 기꺼이 감당하는 방식으로 삶에 순종했다. 평생 그악스럽고 억센 것과 거리가 멀었던 그들의 모습은 그런 태도 덕분인 것 같았다.
>밑줄_p50
석주는 어쩐지 신출내기 교열자를 얕잡아보는 듯한, 좀처럼 곁을 내주지 않는 듯한 원고에 다가서고 싶었다.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될 그 글 속에서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자신에게 알맞는 역할을 찾고 싶었다.
>> 이 서평은 독파(@dokpa_challenge) 앰배서더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오직그녀의것 #김혜진 #문학동네
#장편소설 #국내소설 #편집자의삶 #평범한일상의특별함 #책만드는사람
#신간도서 #책추천 #소설추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서평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