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로 놀지 마 어른들아

시체로 놀지 마 어른들아
구라치 준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9월

#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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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동아리 친구들이 놀러간 곳에서 갑자기 좀비가 나타난다?
술에 취해 깨어보니 옆에는 시체가 있고, 하루 차이로 동반자살을 한 연인, 그리고 몸과 팔의 주인이 다른 시체까지—이 모든 이야기는 네 편의 본격 미스터리 소설 속에서 펼쳐진다.

이야기의 시작부터 등장하는 시체들은 그야말로 기상천외하다.
피가 낭자하거나, 목이 물어뜯기거나, 다른 시체와 섞여 있기도 하다. 하지만 단순히 자극적인 묘사에 그치지 않는다.
바로 이 시체들 자체가 사건을 해결할 단서가 된다.
하나의 시체마다 ‘왜’ 이런 모습이 되었는지를 추리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본격 미스터리 소설이라면 누구나 기대하는 게 있다.
바로 결말에서 모든 단서가 회수되는 순간의 쾌감이다.
“도대체 누가, 왜, 어떻게 이런 일을 벌였을까?” 독자는 작가가 숨겨둔 트릭을 찾아내려 애쓴다.
소설 속 탐정보다 먼저 사건을 해결해보려 하지만,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만다. 그럼에도 실패가 오히려 더 즐겁다.
이것이 바로 미스터리의 묘미 아니겠는가.

네 편의 단편소설집이라 생각했지만, 표지에 친절하게 연작소설이라고 적혀 있다.
따로국밥 같은 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진다는 거지?
유추하는 재미가 더해, 짧은 이야기여도 집중력을 요한다.
블루홀식스가 선택한 소설이라면 잊지 말아야 할 관점 중 하나가 바로 "반전" 아니겠는가!!
마지막 이야기를 딱 읽자마자, 이 책을 선택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생각지도 못한 요소가 연작소설을 완성시키는 순간, 찌르르한 충격이 기분좋게 전해진다.
분명 평범한 살인 사건의 피해자였는데, 어느 새 참신한 트릭의 증거품이 되는 시체들의 향연.
시체들과 놀 수밖에 없는 시간을 선물하는 연작소설이니, 즐기시길 바란다.

잔혹하지만 기발하고, 짧지만 강렬한 네 편의 이야기.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면, 블루홀식스가 왜 이 책을 선택했는지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이 책은 독자에게 시체와 함께하는 완벽한 미스터리 놀이를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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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33,34
신체가 심각하게 손상된 상태다. 주로 왼쪽 부위가 차마 눈 뜨고 못 볼 정도로 처참했다. 목이 물어 뜯겼고 왼쪽은 살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
바닥에 깔린 카펫 위에는 피가 웅덩이처럼 고여 넓게 번져 있었다. 벽에도 엄청난 피가 튀어 천장 근처까지 얼룩진 상태였다.



>밑줄_p139
이마의 탄흔. 내 손에 들린 권총. 바다의 피 웅덩이. 무심코 몇 번이나 번갈아 봤다.
그리고 안개가 낀 듯 멍한 머리로 생각했다.
아무리 봐도 내가 이 남자를 총으로 쏴서 죽인 상황 같지 않나.
쏴 죽였다고? 이 남자를?






>> 이 서평은 블루홀식스(@blueholesix)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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