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가수가 추천한 책이라 <<쥐꼬랑지>>가 궁금했다. 제목만 보고는 생쥐가 주인공인 귀여운 동화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쥐꼬랑지는 쥐 꼬리를 닮은 회색 곱슬머리 때문에 사람들이 한 소녀에게 붙인 별명이었다.이름보다 쥐꼬랑지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아이를 보고 있으니 마음이 쓰였다. 나도 쥐 꼬리를 닮은 머리카락을 가졌다면 싫었을 것 같다.아이 넷을 키우면서 나는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가지라고 참 많이 말했다. 남과 비교하지 말라고도 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나부터 아이들을 비교했던 순간이 있었다. 누구는 공부를 잘하고, 누구는 야무지고, 누구는 성격이 좋다는 식으로 말이다. 그때는 잘되라고 하는 말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이들은 그 말을 어떻게 들었을까 싶다. 혹시 비교한다고 느끼진 않았을까 염려됐다.쥐꼬랑지는 뜨개질을 아주 잘한다. 처음에는 누군가 그 솜씨를 알아봐 준다는 게 반가웠다. 그런데 읽을수록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쥐꼬랑지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스웨터를 만들고 싶은지보다 그 솜씨로 좋은 결과를 내는 데 더 관심이 있었다. 친구 아멜리아조차 쥐꼬랑지의 재능을 이용해 자신이 대회에서 일등을 하려고 했으니까.가만히 생각해보니, 나도 아이가 무언가를 잘하면 ‘잘하네’에서 끝나지 않을 때가 많았다. ‘그럼 이것도 해보자’, ‘조금만 더 하면 더 잘할 수 있겠다’로 넘어갔다. 아이가 좋아서 시작한 일인데 어느 순간 나는 결과를 보고 있었던 건 아닐까. 나 역시 그랬던 순간이 분명히 있었다.그래서 코지모의 행동이 마음을 움직였다. 가슴에 분홍색 털이 난 작은 생쥐 코지모는 쥐꼬랑지에게 이래라저래라 하지 않았다. 털실을 건네고 이야기를 들려주며 쥐꼬랑지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만들 수 있도록 곁에 있어주기만 한다. 쥐꼬랑지가 끔찍하게 여기던 회색 머리카락도 코지모는 남들에게 없는 특별한 능력과 연결해 바라봐준다.‘나는 그때 어떤 엄마였지?’아이가 속상해할 때 해결 방법부터 말하지는 않았는지, 친구 문제로 힘들어할 때 누구의 잘못인지부터 따지지는 않았는지, 아이가 잘하는 것을 발견했을 때 좋아하는 마음보다 성과를 먼저 기대하지는 않았는지. 지나간 일들이 하나둘 떠올랐다.쥐꼬랑지는 결국 다른 사람이 원하는 스웨터가 아니라 자신이 만들고 싶은 스웨터를 만든다. 그 모습을 보며 우리 아이들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이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을 내려놓고 코지모처럼 묵묵히 믿고 기다려주는 부모가 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내가 정한 답을 강요하지 않겠다고 다짐해본다.아이 넷을 키웠지만 지금도 어디까지 이끌어주고 어디서부터 기다려줘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어쩌면 나는 아이보다 늘 한발 먼저 답을 찾아주려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쥐꼬랑지>>를 읽고 답을 주는 엄마보다 코지모처럼 옆에 있어주는 엄마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린이를 위한 동화인데 나는 자꾸 우리 아이들과 지나온 시간이 떠올랐다.남들과 비교하며 자신의 부족한 점만 자꾸 눈에 들어오는 사람에게, 그리고 아이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자신도 모르게 한발 앞서 가고 있는 부모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