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코로 읽는 101가지 철학 - 왕따는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 ㅣ 탐구 왜요? 시리즈
배진시 지음 / 탐구당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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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내 학창시절 교실과 다를 바가 없다. 친구들 사이에서 왜 한 아이가 갑자기 소외되는지, 별다른 이유 없이 누군가를 싫어하는 분위기는 왜 생기는지 이해할 수 없다. 하긴 어른들의 인간관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나 역시 관계로 힘든 시간을 보내며 ‘도대체 왜 저럴까’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으니까. <<푸코로 읽는 101가지 철학>>을 읽으며 누군가가 무리에서 밀려나는 일을 그 사람의 성격 탓으로만 생각했던 내 시선부터 다시 돌아보게 됐다.

부끄럽게도 "미셸 푸코"의 사상을 이 책에서 처음 만났다. 이 책은 101개의 질문을 통해 푸코의 생각을 지금 우리가 사는 사회와 연결시켰다. 각 질문은 한번쯤 궁금했던 내용이라 호기심을 가지고 읽게 됐다. 여러 질문 가운데 아이를 키우는 내 눈에는 왕따와 소외에 관한 이야기가 먼저 들어왔고, 스마트워치와 AI를 다룬 대목에서는 지금 우리가 사는 방식까지 돌아보게 됐다. 사회 속에서 내가 어떤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눈에 들어오는 질문도 분명 달라질 것 같다.

가장 오랜 시간을 들여 읽은 부분은 왕따와 소외에 관한 부분이었다. 책에서는 왕따와 소외가 인류가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온 역사와 함께했다고 설명한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공동체에 해가 된다고 여겨지는 사람을 밖으로 밀어내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시대는 달라졌지만 ‘우리’라는 울타리를 만들고 그 밖으로 누군가를 밀어내는 모습은 지금과 낯설지 않다.

아이들의 친구 문제로 속을 끓일 때면 나는 주로 누가 잘못했는지를 먼저 따졌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다른 질문이 생겼다. 아이들은 왜 누군가를 우리 편과 아닌 사람으로 나누려 할까. 왜 무리에 속하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할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어른의 사회에서도 비슷한 장면을 찾을 수 있었다. 왜 그럴까.

아이 문제로 속상할 때도, 내 인간관계가 힘들 때도 나는 늘 사람에게서 이유를 찾았다. 내가 뭘 잘못했는지 되짚어보거나 상대의 성격을 이해해 보려고 애썼다. 그런데 사람만 들여다봐서는 답이 나오지 않았던 이유를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았다. 사람의 성격만 들여다볼 게 아니라, 그 관계 안에서 누가 기준을 만들고 누가 그 밖으로 밀려나는지도 볼 필요가 있었다. 여전히 어려운 문제다.

‘앎’에 관한 내용도 흥미로웠다. 나는 지식이 많아질수록 세상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푸코는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는 지식조차 그 시대와 사회의 영향을 받는다고 본다. 그렇다면 내가 너무 당연해서 의심조차 하지 않았던 ‘정상적인 삶’, ‘괜찮은 사람’, ‘좋은 아이’의 기준도 누군가의 기준이었던 것일까.

나 역시 아이들에게 남들과 달라도 괜찮다고 말하면서 성적과 학교생활 앞에서는 어느새 사회가 정한 기준을 들이밀 게 된다. 말로는 자기답게 살라고 하면서 부모인 나부터 남들과 비교하고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푸코는 사회가 정한 기준에 자신을 맞추기보다 스스로 어떤 사람으로 살아갈지 고민해야 한다고 보았다. 물론 푸코의 철학을 이 한 권으로 이해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지금 내가 살아가는 현실과 연결해서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어온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을 의심해 보고 싶은 사람, 학교와 사회의 규칙이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한 사람, 자본과 기술이 우리의 선택과 삶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알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무엇보다 남들이 정한 기준에 자신을 맞추느라 지쳤거나, 앞으로 어떤 기준으로 나답게 살아갈지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푸코의 질문을 함께 따라가 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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