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곁에 두어 좋은 말 - 100년의 문학 작품에서 길어 올린 마음들
나민애 지음 / 북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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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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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서평을 쓰다가 문장이 멈출 때가 있다. ‘좋았다’, ‘인상 깊었다’ 말고 내 생각을 조금 더 정확하게 표현할 단어는 없을까. 머릿속을 뒤져보지만 결국 딱 맞는 말을 찾지 못하고 익숙한 표현으로 돌아갈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궁금했다. 내가 알고 있는 우리말은 얼마나 될까. 알고 있어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단어는 또 얼마나 많을까.

2026년은 한글날 제정 100주년이 되는 해다. 나민애 교수의 <<오래 곁에 두어 좋은 말>>은 이를 기념해 지난 100년의 한국 문학에서 142명의 작가와 142개의 단어를 골라 담았다. 책을 읽으면서 평소 내가 찾고 싶었던 표현들이 이런 말이었나 싶었다.

나민애 교수가 고른 단어들은 문학적이면서도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분명 어딘가에서 본 듯한데 정확한 뜻을 몰라 그냥 지나쳤던 말도 있고, 처음 알았지만 뜻과 어감이 예뻐서 내 글에 꼭 한번 써보고 싶은 말도 있었다.

사람은 하루에 약 1만 5천 개의 단어를 사용하고, 중복을 빼면 약 2천 개의 서로 다른 단어를 쓴다고 한다. 하루에도 이렇게 많은 단어를 쓴다는데, 나는 그중 몇 개나 제대로 알고 내 문장에 활용하고 있을까. 책을 읽는 동안 자꾸 이 질문을 반복했다.

어릴 때는 우리만의 문자를 가졌다는 사실이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시간이 쌓이면서 우리말이 재미있어진 순간이 있다. 외국어로 번역된 문장을 읽다가 원래 우리말에서 느꼈던 감정이 옅어질 때마다 느끼곤 한다. 우리말에는 참 미묘하고 섬세한 표현이 많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 계기다.

책에서 만난 ‘희색’이라는 단어가 특히 기억에 남았다. 기쁜 빛이 얼굴에 드러나는 모습을 뜻하는 말이다. 웃을 때는 대개 눈이 작아지지만 희색일 때는 오히려 눈이 커진다고 한다. 바라던 일이 뜻밖에 이루어졌을 때 눈이 커지고 얼굴 가득 기쁨이 번지는 모습을 떠올리니 그 뜻이 금세 와닿았다. ‘기쁘다’라고만 표현했던 순간에도 이렇게 꼭 맞는 우리말이 있었다. 내가 몰랐을 뿐이다. 서평을 쓰며 늘 다른 표현을 찾고 싶었던 나에게 이런 단어를 발견하는 재미가 컸다.

책을 읽다 보니 뜻깊고 아름다운 우리말을 너무 모르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았다’, ‘인상 깊었다’처럼 익숙한 몇 마디 안에서 내 감상을 표현하면서 정작 곁에 있던 수많은 말을 알아보지 못했던 셈이다.

마음에 드는 단어는 오래 기억해두고 싶다. 뜻을 외우기보다 책을 읽고 글을 쓰다가 그 말이 꼭 어울리는 순간에 꺼내 써보고 싶다. 다음 서평을 쓰다가 또 ‘좋았다’ 앞에서 멈추게 된다면, 이번에는 이 책에서 만난 단어들을 한번 떠올려봐야겠다. 내가 하고 싶은 말에 꼭 맞는 단어 하나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늘 비슷한 표현만 반복하는 것 같아 아쉬운 사람, 글을 쓰며 내 마음에 꼭 맞는 단어를 찾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잊고 있던 아름다운 우리말을 하나씩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도 추천한다.


>> 이 서평은 북다(@vook_da) 서포터즈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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