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머무르는 계절
장지미 지음 / 포레스트미우 / 202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협찬 #서평


>>
얼마 전 시부께서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다.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어서 가족 모두 경황없이 장례를 치렀다. 슬프다거나 허전하다는 감정을 느낄 틈도 없었다. 해야 할 일을 하나씩 처리하다 보니 어느새 장례가 끝나 있었다.

그런데 장례식장에서 들은 한마디가 계속 마음에 남았다.

“다음은 내 차례라고.”

한 어르신이 하신 말씀이었다. 하나둘 떠나고 이제 남은 사람이 많지 않으니 다음은 자신의 차례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였다.

그 말을 듣고 친정 부모님을 바라봤다. 빈소에 오신 엄마 아빠가 유난히 작아 보였다. 이상했다. 분명 늘 그 자리에 계셨는데, 그날따라 부모님의 나이가 선명하게 느껴졌다.

나는 아이들이 크는 것만 바라보며 살았다. 아이가 언제 이렇게 컸는지, 어느새 몇 학년이 되었는지를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런데 정작 그 시간을 함께 지나온 엄마 아빠의 시간은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 아이들의 성장은 그렇게 실감하면서 부모님의 나이는 왜 실감하지 못했을까.

그런 시간을 보내고 선물받은 『엄마가 머무르는 계절』을 펼쳤다. 첫 장부터 마음이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

장지미 작가는 갑작스럽게 쓰러진 엄마가 돌아오기를 기다린 1년 6개월의 시간을 기록했다. 기적을 기다리던 병실에서 엄마를 떠나보낸 날, 그리고 엄마가 없는 삶을 다시 살아가기까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된 뒤에야 조금씩 이해하게 된 자신의 엄마 이야기도 함께 꺼내놓는다.

책을 읽으면서 자꾸 친정엄마 생각이 났다.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일은 아직 상상하고 싶지 않다. 특히 엄마가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은 단 1초도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런데 이 책은 내가 애써 생각하지 않으려 했던 그 시간을 자꾸 떠올리게 했다.

엄마가 떠난 뒤에도 매일 걷던 길에서, 따뜻한 국 한 그릇에서, 남겨진 물건과 익숙한 목소리에서 엄마를 다시 만난다는 이야기가 오래 남았다. 사람이 떠났다고 해서 함께했던 시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평범했던 일상 곳곳에 그 사람이 남아 있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느꼈다.

나도 언젠가 엄마를 떠나보내야 할 날이 올 것이다. 그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평소에는 생각하지 않는다. 엄마가 전화를 걸어오면 받고, 만나면 밥을 먹고, 다음을 기약한다. 당연하게 이어질 것처럼.

하지만 당연한 내일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의 내일을 걱정하며 살아가는 동안 부모님의 오늘도 조금씩 흘러가고 있었다. 시부의 죽음을 마주하고서야 그 사실이 유난히 크게 다가왔다. 그리고 『엄마가 머무르는 계절』을 읽으며 그 생각은 더 깊어졌다.

엄마가 살아보지 못한 내일을 내가 살아간다는 문장이 아프면서도 오래 남는다. 언젠가 엄마가 없는 내일을 살아야 한다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엄마가 곁에 있을 때 더 많이 바라보고, 더 많이 듣고, 함께할 시간을 아끼지 않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책을 덮고 나서 엄마에게 전화를 걸고 싶었다. 별일 없는지 묻고, 밥은 먹었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오늘도 엄마가 살아가는 계절과 내가 살아가는 계절이 같다는 것이 참 다행이다.



>> 이 서평은 저자 장지미(@jimi2yun)로부터 책을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엄마가머무르는계절 #장지미 #포레스트미우#엄마에세이 #에세이추천 #상실과그리움 #엄마를기억하는시간 #엄마와딸 #부모님 #부모님의시간 #엄마생각 #가족에세이 #감성에세이 #인생에세이 #책추천 #책스타그램 #독서스타그램 #서평 #독서기록 #책리뷰 #엄마책 #그리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