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주워진 세계
아사쿠라 히로카게 지음, 이구름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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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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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만 봤을 때는 어떤 이야기일지 쉽게 감이 오지 않았다. ‘우리가 주워진 세계’라는 제목도 묘했다. 누가 우리를 주웠다는 건지,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줍는다는 건지 궁금했다. 책을 읽기 전에는 그저 조금 독특한 제목의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읽고 나니 제목보다 더 오래 남은 건 ‘쓰레기’라는 소재였다. 매일 버려지는 물건을 바라보다가 사람의 삶과 관계를 떠올리게 만든다는 설정이 꽤 신선했다. 아무 가치 없어 보이는 것도 누군가에게는 쉽게 버릴 수 없는 것이 되고, 한때 소중했던 것이 어느 순간 버려지기도 한다. 그 모습을 따라가다 보니 쓰레기와 사람 사이의 거리가 생각보다 멀지 않게 느껴졌다.

나는 평소에도 ‘저 사람은 왜 그러고 살까?’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내 기준에서는 이해되지 않는 행동을 보면 나도 모르게 이유를 단정해버린다. 하지만 정작 그 사람이 되어 살아본 적은 없다. 어떤 일을 겪었고, 어떤 마음으로 버티며 지금의 모습을 갖게 됐는지도 알지 못한다. 그러니 내가 본 몇 가지 모습만으로 그 사람을 다 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생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만나 오랜만에 공감하며 읽었다.

‘그래, 그럴 수 있지.’

이렇게 생각하면 사람 사이의 많은 일이 조금 편해진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정반대의 두 사람이 만났다고 해서 서로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싶었다. 한쪽은 버리는 데 익숙하고 다른 한쪽은 버리지 못한다. 살아가는 방식이 이렇게 다른데 ‘그럴 수 있지’라는 한마디로 넘어갈 수 있을까.

그런데 이 책은 그 과정을 서두르지 않는다. 처음부터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도 아니고, 어느 날 갑자기 마음이 통하는 것도 아니다. 상대의 행동을 지켜보고, 그 안에 있는 마음을 조금씩 알아가면서 둘 사이의 거리가 서서히 좁혀진다. 그 모습을 읽으면서 인간관계에서 이해와 공감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새삼 느꼈다.

상대방의 행동을 바꾸려고 하기 전에 ‘왜 저렇게 하는 걸까?’를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것. 내가 옳다고 믿는 기준에서 벗어나 상대의 자리에서 바라보려는 것. 말로는 쉬워 보여도 실제로는 꽤 어려운 일이다. 나 역시 가까운 사람에게는 오히려 내 기준을 더 강하게 들이댈 때가 있다. 가족이라서 더 잘 안다고 생각하고, 오래 봐왔다는 이유로 상대의 마음까지 짐작해버린다.

그래서 두 사람이 서로의 세계를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이 유독 마음에 남았다.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건 그 사람과 똑같아지는 일이 아니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당신에게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겠구나’라고 바라볼 수 있는 마음에 가까웠다.

쓰레기를 버리고 줍는 행위도 결국 사람의 마음과 닮아 있었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것을 버린다. 물건도 버리고, 관계도 놓고, 때로는 과거의 나까지 버리고 싶어 한다. 반대로 끝까지 놓지 못하는 기억도 있다. 남들이 보기에는 아무 의미 없어 보이는 것에 마음을 붙잡고 있을 때도 있다.

그래서 “오늘도 찾았네. 살아있어서 다행이라고 느끼는 순간이야.”라는 문장이 오래 남았다. 처음에는 따뜻한 문장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주워진다’는 말도 다르게 다가왔다. 누군가에게 발견되고, 누군가의 마음에 다시 들어가는 일이 사람을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여전히 나와 다른 사람을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 ‘왜 저럴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 때도 많다. 그래도 이제는 그 질문 뒤에 하나를 더 붙여보려고 한다.

‘내가 저 사람이 되어 살아본 적이 있던가?’

그 질문 하나만으로도 사람을 바라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질 것 같다. 『우리가 주워진 세계』는 버리는 사람과 버리지 못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읽으며,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조용히 생각하게 만든 책이었다.


>> 이 서평은 럽북(@lovebook.luvbuk) 서평단 자격으로 해피북스투유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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