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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있어서 고맙다 - 제3회 "어르신의 재치와 유머" 짧은 시 공모전 수상 작품집
양창삼 지음, (사)한국시인협회.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 엮음, 나태주 해설 / 문학세계사 / 2026년 6월
평점 :
#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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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쩍 부모님이 늙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예전에는 몰랐다. 부모님도 나처럼 하루를 보내고, 고민을 하고, 후회를 하고,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살아간다는 사실을. 부모님은 늘 부모님의 모습으로만 존재하는 줄 알았다.
<<가까이 있어서 고맙다>>를 읽고 나서야 알았다. 엄마 또래의 어르신들이 요즘 무슨 생각을 하며 하루를 보내는지. 아빠 또래의 어르신들은 말하지 않은 어떤 외로움을 품고 살아가고 있는지.
어르신들이 직접 쓴 시라고 해서 호기심에 펼친 책. 어쩌면 책 속에서 부모님의 마음을 조금은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지만 기대 이상이었다.
책장을 넘기며 여러 번 멈춰 섰다.
전국 각지의 어르신들이 쓴 시인데 이상하게 우리 엄마 이야기 같고, 우리 아빠 이야기 같았다. 손주를 바라보며 웃는 마음도, 먼저 떠난 사람을 그리워하는 마음도, 예전 같지 않은 몸을 향해 농담을 건네는 모습도 낯설지 않았다.
짧은 시들이었지만 그 안에는 긴 세월이 담겨 있었다.
살아온 시간만큼 여유가 있었고, 사람을 향한 배려가 있었다. 젊은 날의 후회도 있었지만 그것마저 웃음으로 바꾸는 유머가 있었다. 몇 줄 되지 않는 문장인데도 오래 남는 이유는 아마 그것이 어르신들의 삶과 지혜가 묻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내는 꽃"이라는 시가 오래 기억에 남는다. 남들은 늙었다고 하지만 자신은 길가의 꽃처럼 또 피고 또 피겠다고 말하는 시였다. 경상도 사투리때문에 웃음이 났다. 그런데 그 사투리 뒤에 숨겨진 삶에 대한 의지는 웃기지 않았다. 내년 봄에 또 활짝 필거라는 할머니의 말씀에 눈물이 핑 돌았다.
우리는 종종 나이 드는 것을 잃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젊음도, 건강도, 기억력도 예전 같지 않으니까 말이다. 이 책 속 어르신들도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비록 몸은 늙어도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은 더 깊어질 수 있다는 것을 짧은 시로 표현했다.
사소한 일상, 너무 가까워 소홀한 인간 관계까지 두루두루 살펴 지혜를 전한다.
그래서일까.
어르신들의 시를 읽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에는 부모님의 마음을 상상하고 있었고, 또 어느 순간에는 미래의 내 모습을 떠올리게 되었다. 그때가 되면 지금 이 순간들이 그저 놀랄 것도 없는 시간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가까이 있어서 고맙다>>
처음에는 평범한 말처럼 보였다. 하지만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그 말이 다르게 읽힌다. 곁에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축복이었다. 당연해서 잊고 살았던 사람들,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았던 사람들에게 건넬 수 있는 가장 따뜻한 말이었다.
사랑한다는 말은 부끄러워 못하겠다면, 적어도 고맙다는 말은 하면서 살아야겠다.
힘들 때도, 미울 때도, 평범한 날에도 그저 옆에 있어줘서 고맙다고.
부모님의 마음을 들여다 볼 생각으로 읽은 시가 지금 내 곁에 있어주는 고마운 이들을 소환한다.
곁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 이 시집을 추천한다.
>> 이 서평은 럽북(@lovebook.luvbuk) 서평단 자격으로 문학세계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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