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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사랑을 먹어라
세라 마리아 그리핀 지음, 아밀(김지현) 옮김 / 허블 / 2026년 5월
평점 :
#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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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주 사랑에 대한 생각을 한다.
'사랑은 무엇일까.'
서로를 아껴주는 마음일까. 가장 편안한 사람에게 내 시간을 내어주는 일일까. 서로의 공간을 조금 더 공유하는 관계일까. 아니면 사랑한다는 이유로 상대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감정일까. 각자의 삶을 살아가면서도 마음이 있다는 사실만 가끔 확인하면 충분한 걸까.
생각은 늘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리고 그 질문들 끝에서 <<네 사랑을 먹어라>>를 만났다.
사랑은 어디까지가 사랑일까.
좋아하는 사람을 자꾸 보고 싶고, 곁에 두고 싶고, 오래 함께하고 싶은 마음. 그 정도는 누구나 품어본 적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마음이 조금씩 커져서 상대를 전부 가지고 싶어진다면 어떨까.
이야기는 서른셋의 셸이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시작된다. 친구들은 결혼을 준비하거나 직장에서 자리를 잡아가는데, 셸은 파혼과 실직을 겪은 채 다시 부모님 집으로 들어온다. 익숙한 공간인데도 어딘가 불편하고, 친구들의 안부 문자조차 부담스럽다. 그러던 어느 날 꽃집에서 일하게 되고, 그곳에서 네브를 만난다.
그리고 그곳에는 아가가 있다.
허기에 시달리는 식물.
사람을 먹고 싶어 하는 식물.
사랑하는 사람을 자신의 일부로 만들고 싶어 하는 식물.
처음에는 식물 호러인가 싶었다. 사람을 잡아먹는 식물이라니. 그런데 읽을수록 무서운 건 식물이 아니라 그 안에 들어 있는 감정이었다.
아가는 네브를 사랑한다. 너무 사랑해서 자신 안으로 들이고 싶어 한다. 머리카락 한 올도 남김없이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읽다 보니 문득 생각하게 됐다.
사랑과 집착의 경계는 어디일까.
상대를 위한다는 말로 통제하고, 아낀다는 이유로 붙잡고, 사랑한다는 이유로 소유하려는 마음은 정말 사랑일까.
아가는 분명 괴물이다. 하지만 그 욕망은 놀라울 만큼 인간적이다. 그래서 무섭다. 사랑을 이야기하는데도 섬뜩하고, 섬뜩한 장면을 읽는데도 사랑 이야기를 읽는 기분이 든다.
셸의 모습에 자꾸 마음이 끌렸던 건, 어쩌면 그의 모습에서 나를 발견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셸은 늘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한다. 친구들의 삶을 보며 뒤처졌다고 생각하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느라 자신의 욕망은 뒤로 미뤄둔다. 어디에도 완전히 뿌리내리지 못한 채 흔들리는 모습이 안쓰럽게 다가왔다.
반면 아가는 다르다.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얻기 위해 집요하게 움직인다.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고 원하는 것을 향해 뻗어가는 식물과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한 채 흔들리는 인간.
그 대비가 이 소설을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읽기 전에는 기괴한 식물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사랑 이야기였고, 외로운 청춘의 이야기였고, 어딘가에 속하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쇠락해 가는 쇼핑몰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서로 기대고 상처 주고 다시 붙잡는 관계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그래서 장르는 호러였지만, 사람 사는 이야기로 느껴졌다. 그들의 상황에 따른 심리변화가 읽는 재미를 더한다.
심리 묘사가 깊은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 독특한 설정의 호러와 판타지를 좋아하는 사람, 그리고 사랑과 집착의 경계에 대해 한 번쯤 고민해 본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과연 사랑이란 무엇일까.
>> 이 서평은 허블(@hubble_books)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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