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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 건축 여행 - 이탈리아 건축가와 함께 걷는 도시 산책
조항준 지음 / 여가도시 / 2026년 5월
평점 :
#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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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라고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명품 쇼핑. 두오모 성당. 화려한 패션 거리.
책은 밀라노를 길게 머무는 도시라기보다 다른 도시로 가기 전 잠깐 들르는 도시로만 알고 있지 않냐고 묻는다. 나 역시 그 정도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밀라노 건축 여행>>을 읽다 보니, 왜 밀라노가 쇼핑 도시로만 유명한지 오히려 의아해졌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도시의 골목을 걷게 되고, 높은 건물을 올려다보는 기분으로 사진을 바라보게 된다. 햇빛이 길게 드리워진 풍경 속엔 이상할 만큼 여유로운 공기가 흐른다. 밀라노는 경유지가 아니라, 도시 곳곳을 천천히 돌아보기 위해 여행 코스를 짜야 하는 도시였다. 건축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밀라노의 건축물들. 일반 여행자라면 그냥 지나쳤을 건물들에 이야기가 더해지니, 사진 속 건물들이 말을 걸어오는 것 같다.
“이것 봐. 나도 두오모 성당 못지않게 아름답지?”
처음엔 그냥 건물이 예쁘다는 정도로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보다 보니 마음이 달라졌다.
버려졌던 공장이 공연장이 되고, 오래된 증류소가 미술관으로 바뀌고, 철도로 끊겨 있던 도시가 다시 이어지는 이야기를 듣다 보니, 밀라노를 이제서야 제대로 알게 되었다는 기분이 든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옛것을 무조건 허물어버리지 않는 태도였다. 오래된 건물을 고쳐 쓰고, 다른 용도로 바꾸고, 과거의 흔적 위에 지금의 감각을 덧입히는 방식이 참 멋졌다. 낡았다는 이유로 없애기보다, 새로운 숨을 불어넣는 그들의 기지가 멋졌다.
나는 건축을 잘 모른다.
기둥 이름도 모르고, 설계 방식은 더 모른다.
그런데도 책은 자꾸 다음 페이지를 넘기게 만든다.
어렵게 설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건물이 왜 특별한지.”
“왜 사람들은 이 공간을 좋아하게 되었는지.”
그걸 아주 천천히, 산책하듯 이야기해 준다.
무엇보다 사진이 정말 좋았다.
설명을 읽고 다음 페이지를 펼치는 순간, 기대했던 마음을 사진이 그대로 채워준다. 건물의 크기보다 빛과 그림자가 먼저 눈에 들어오고, 거리의 공기와 사람들의 속도까지 함께 담겨 있는 느낌이다. 어떤 페이지는 한참 바라보게 된다. 오래된 건물의 멋스러움과 현대 건축의 화려함이 한 도시에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읽다 보니 저자가 왜 이 책을 썼는지도 조금 알 것 같았다.
“밀라노는 쇼핑만 하면 되는 도시”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속상했을 것이다.
자신이 오래 걸으며 좋아하게 된 도시를 누군가에게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관광지를 설명하는 안내서보다, 좋아하는 것을 오래 바라본 사람이 조용히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나는 여행책을 읽다가 당장 비행기 표를 검색해 본 적이 거의 없는데, 이 책은 좀 위험하다.
괜히 밀라노의 다음 골목이 궁금해지고, 다음 건물이 보고 싶어진다.
급한 대로 유튜브를 켜서 그곳의 지금을 보았다.
두 발로 걷지 못하는 대신 눈으로 먼저 밀라노를 산책했다.
언젠가 정말 밀라노에 가게 된다면, 쇼핑백 대신 이 책 한 권 들고 천천히 걸어보고 싶다.
>> 이 서평은 띵북(@thing_book) 서평단 자격으로 여가도시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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