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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키는 사람 ㅣ 걷는사람 소설집 23
기명진 지음 / 걷는사람 / 2026년 1월
평점 :
#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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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지킨다는 건, 따뜻한 사랑이 아니라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일지도 모른다.
이 책이 끝까지 붙잡고 묻는 핵심이다.
왜 우리는 떠나지 못하고, 끝까지 곁에 남는 걸까.
이 소설은 ‘지킴’이 선택이 아니라 상태가 되는 순간을 보여준다.
등장인물들은 떠날 수 있는데 안 떠나는 사람이 아니다. 이미 떠날 수 없는 자리 안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이다. 책임인지, 애정인지, 혹은 오래된 습관인지 구분되지 않는 상태. 그래서 그들의 선택은 특별하지 않다. 오히려 너무 현실적이라 더 숨이 막힌다.
또, 지킴은 관계를 지탱하면서 동시에 사람을 소진시킨다.
누군가를 위해 남아 있는 행동은 겉으로 보면 헌신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이면을 끝까지 보여준다. 점점 지쳐가고, 예민해지고, 관계에 묶여버리는 과정. 지킨다는 말 뒤에 숨겨진 피로를 숨기지 않는다. 그래서 읽다 보면 ‘좋다’는 감정보다 ‘버틴다’는 감정이 더 크게 남는다.
이 소설은 감정을 미화하지 않고 그대로 드러낸다.
보통의 이야기라면 지키는 사람은 따뜻하고 멋있게 그려진다. 하지만 이 책은 다르다. 감정이 쌓이다가 균열이 드러나고, 설명되지 않은 채 남겨진다. 그래서 독자는 그 과정에서 더 현실적인 감정과 마주하게 된다.
이 생각들은 작품 속 장면에서 더 선명해진다.
표제작 "지키는 사람"에서는 아픈 전처와 그녀의 남편을 같은 병실에서 마주하는 상황이 나온다. 사랑도, 의리도 아닌데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마음. 결국 “끝까지 눈을 떼지 않겠다”는 의지만 남는다.
또 "유명한 기름집"에서는 아픈 친구와 함께 기름을 짜내며, 삶의 찌꺼기를 걸러내듯 관계를 붙잡는다. 함께 있는 시간이 위로이면서 동시에 버팀이 되는 관계를 떠올리게 하며 공감을 이끌어 낸다.
"아는 맛 조금만 더"에서는 상처를 공유한 남매가 서로를 직접 위로하지 않는다. 대신 같은 공간에 머물며 버틴다. 말하지 않아도 이어지는 관계의 무게가 느껴지는 이야기였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이런 감정이 든다.
이해는 되지만, 편하지는 않다.
나도 저 자리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 더 불편하다.
등장인물들의 상황이 한편으로는 이해되면서도, 낯설지 않은 기시감을 느끼게 한다.
결국 ‘지킨다’는 건 누군가를 위한 행동이기 전에, 내가 무너지지 않기 위해 붙잡고 있는 방식일지도 모르겠다.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꾸밈없이 그려낸 소설로, 누구에게나 추천할 만하다.
>> 이 서평은 럽북(@lovebook.luvbuk) 서평단 자격으로 걷는사람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아 작성되었으며, 솔직한 감상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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