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말을 읽다 아이 마음을 읽다
곽도경 지음 / 마음세상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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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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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도 나지 않는 시절의 말들을 모아 만든 에세이, 이 책은 바로 그 순간을 붙잡아둔 작은 보물 상자 같다. 다섯 살 아들, 여섯 살 딸, 그리고 서툴지만 따뜻한 아빠가 함께 만들어가는 일상의 장면들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아이들이 툭 던지는 말들은 때로는 엉뚱해서 웃음이 터지고, 때로는 마음을 쿡 찌르며 미안함이 밀려왔다.
마치 오래된 사진 속으로 몸이 쏙 들어간 것처럼, 독자는 자연스럽게 자녀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흥미로운 지점은 이 책이 단순한 ‘귀여운 말 모음집’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빠는 아이들이 한 말을 그저 적어두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그 뒤에 숨어 있는 마음을 읽으려 애쓴다.
아이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어떤 마음으로 웃고, 어떤 마음으로 화를 냈는지 놓치지 않으려 한다.
‘지금 이 순간을 꼭 잡아두고 싶다’라는 마음이 전해지는 글이었다.

책의 도입부에서는 아빠가 처음 아이들의 말을 기록하게 된 순간이 등장한다.
식탁에서, 길을 걷다가, 잠들기 직전 들려온 말 한마디가 얼마나 귀하고 소중했는지, 그걸 놓치면 평생 다시는 들을 수 없을까 봐, 핸드폰나 메모지, 자투리 종이에 열심히 적었다고 한다.
이 장면이 독자를 단번에 끌어당긴다. ‘나도 내 아이의 그 말들을 더 기억해둘 걸…’ 하는 아쉬움이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그리고 ‘그게 뭐라고 그렇게 기뻤을까’ 싶은 순간들이 떠올랐다.

"나는 앞으로 엄마를 사랑하지 않을거야. 내가 엄마를 사랑하니까, 이렇게 마음이 아프잖아."

이 말을 하며 대성통곡했던 7살의 둘째. 지금은 중학교 3학년이라 한창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7살의 둘째는 막내 동생을 만났다. 위로 아들만 셋을 키우다 막내 딸을 낳고 보니, 내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졌던 모양이다. 내리 사랑이라고 밤새 울어도, 금세 기저귀를 적셔도, 너무 이쁜 막내였다.
둘째는 막내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내 눈빛에 질투가 났고, 자기를 바라볼 땐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악을 쓰며 울었더랬다.
우는 아이를 앞에 두고 웃을 순 없었던 난, 얼굴이 엉망으로 찌그러졌다. 웃음을 참느라, 차오르는 감정이 눈물로 흐르지 않게 하느라.
그때의 모든 장면이 선명하다. 그만큼 나에겐 소중한 순간이었을테다. 둘째와 난 가끔 그때의 추억을 더듬곤 한다. 그날의 감정이 샘솟는 이야기들이 책 곳곳에 살아 숨셨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아주 단순하지만 깊다. 아이의 말 한 줄에는 그 나름의 마음이 담겨 있다.
짜증 속에도 이유가 있고, 엉뚱한 질문 속에도 진심이 있다. 문제는 어른들이 그걸 제대로 들을 여유를 잊어버렸다는 것이다.
아이를 존중하는 육아란 거창한 철학이 아니라 오늘 들은 말에 어떻게 답할지, 그 마음을 어떻게 받아줄지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책은 조용히 일깨운다.
이 따뜻하고 솔직한 기록은 누구에게나 잊고 있던 감정을 되살아나게 한다. 우리가 누군가를 마음껏 사랑하던 시절, 있는 그대로 믿고 말하던 시절 말이다.
잊고 살던 순수한 마음과 따뜻한 마음을 선물하는 책이니, 많은 어른들이 읽어보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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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12
아이 말을 적어 가면서 알게 되었다. 아이 말이 곧 아이 마음인 것을. 그 마음을 잘 읽어주기 위해서는 아이 말을 먼저 잘 읽어야 한다는 것을.



>밑줄_p52
"아들, 저기 엄마한테 가서도 좀 해."
당연히 엄마한테도 장난칠 줄 알았는데 아들이 정색하며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닌가!

"엄마는 소중하고 예뻐서 안 돼!"





>> 이 서평은 저자 곽도경(@dodossam2025)으로부터 책을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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