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트: 환영의 집

호스트 : 환영의 집
유재영 지음 / 반타 / 2025년 11월

#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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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림호 인근의 오래된 적산가옥. 호숫가 근처 외딴집.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무성한 2층 집.
그 자체로 살아 있는 생명처럼 독자들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단순하게 귀신이 나오는 무서운 집이 아닌,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와 합쳐진 고딕 호러물의 작품으로 스토리도 우수한 작품이었다.


삐그덕 거리는 배경음, 누군가 보고 있는 듯한 느낌, 끼익 끽 누군가 걷는 소리. 음울한 분위기의 집은 그 자체로 살아있는 존재처럼, 집 안으로 들여 보낼 사람조차 선택한다.
살아 있는 사람이든 살아 있었던 사람이든.
1945년의 나오, 1995년의 규호, 2025년의 수현은 서로 다른 시대를 살지만, 적산가옥의 문을 여는 순간 모든 타임라인은 이어진다. 과거가 현재를 삼키고, 개인의 상처는 과거와 얽혀 기이한 공포로 그려진다.
과연 집 안에 떠도는 숨결들은 어떤 상처를 안고 있는 것일까?
읽다 보면 이 집이 단순히 저주받은 공간이 아니었다. 누군가를 기억하고, 기다리고, 결국 그곳으로 오게 한다.
80년 전 나오에게 그랬던 것처럼, 현재의 수현에게도 그랬다.

이 집은 존재 자체로 공포를 불러오는 게 아니라, 과거의 사건과 연결된 무거운 짐처럼 등장인물들의 마음 한자락을 붙잡고 있었다.
적산가옥에서 안 좋은 기억이 있는 규호는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이사왔지만 계속해서 누군가의 시선을 느낀다.
나오에게 적산가옥은 죽은 이를 되살리기 위해 친구의 실험을 따라했지만, 끝내 실패했던 곳이었다.
수현에게 그 집은 가장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버텼던 곳이다.
집과 관련된 인물들은 필사적으로 붙잡고 싶었던 욕망이 있었고, 그 욕망에서 뻗어나온 후회와 실패는 기묘한 존재를 탄생시켰다.

이 소설의 묘미는 단순히 무서운 이야기로 공포심을 자극하지 않고, 인간이 만든 억압과 상처가 어떻게 다시 인간에게 되돌아오는지를 집이라는 장치를 통해 보여준다는 데 있다.
80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이 집을 스친 사람들은 모두 무언가를 잃었고, 무언가를 붙잡으려 했다.
과거와 현재, 산 자와 죽은 자, 창조자와 피조물의 경계가 흐려지는 순간마다 독자는 단순한 공포를 넘어 묵직한 슬픔과 애틋함까지 마주하게 된다.
과거의 아픈 역사와 현대적인 서사가 맞물려 입체적인 스토리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소설.
<<호스트: 환영의 집>>은 한번 발을 들이면 쉽게 빠져나오기 힘든 적산가옥처럼,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었다.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면서 인물들의 사연을 읽다보면 어느 순간 접점이 생기고,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등장하는 페이지터너이니, 시간적인 여유를 두고 책을 펼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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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52,53
대학 입시를 앞두고 의대에 진학하는 게 어떻겠냐고 아빠가 말했다. 아무래도 나는 네가 사람을 살리는 일을 했으면 좋겠구나. (...) 나는 아빠가 말하는 사람이 엄마라는 걸 알았다.네가 누군가를 살리게 된다면 그건 엄마를 살리는 일이기도 해. 이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그 한마디, 살린다는 말은, 오히려 나를 살아가게 했다.


>밑줄_p161
집으로 들어설 때부터 규호는 누군가를 의식하고 있었다. 마치 상대와 눈을 맞추려는 듯이. 누굴까? 분명한 건, 규호가 마주 본 그 눈동자는 내 것이 아니었다.




>> 이 서평은 오팬하우스(@ofanhouse.official)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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