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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올 수 없는 섬, 군함도 - 하시마 탄광 조선인 강제 징용 ㅣ 근현대사 100년 동화
김영숙 지음, 박세영 그림 / 풀빛 / 2024년 12월
평점 :
#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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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본 다큐멘터리에서 '군함도'가 등장했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섬 위에 회색빛 건물이 즐비했고, 파도에 유유히 떠다니는 유령섬 같았다. 그때, 유네스코에 등재된 문화유산이란 자막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 채널을 돌리면서 낮게 욕지거리를 내뱉어봤지만, 그 시절을 버터낸 우리의 선조들의 한을 풀어낼 순 없었으리라.
이 역사동화는 군함도라 불린 섬에서 벌어진 강제 징용의 실화를 어린이 동화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책 후반에 등장하는 홍승후 할아버지께서 실제로 겪은 일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라, 벼룩 한 마리까지 생생하게 재연해냈다.
근태 가족이 일본에 끌려가는 장면은 읽는 내내 속이 뒤틀렸다.
‘일본 명문 회사’에서 기술을 배울 기회라며 감언이설을 늘어놓던 말들은 모두 거짓이었고,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건 바퀴벌레가 우글거리는 방과 바닷속 같은 갱도뿐이다.
특히 다시 만난 아버지가 해골처럼 변해버린 장면은 상상만 해도 눈앞이 흐려진다. 일본이 숨기고 싶은 진실이지만, 우리가 결코 잊으면 안 되는 역사의 한 장면이었다.
근태가 다친 아버지 대신 갱도로 들어가겠다고 외치는 장면에서 마음이 무너졌다. 어린아이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선택해야 했던 현실이 너무 가혹하다. 그 시절, 조선 사람들은 이름을 빼앗기고 언어를 잃고, 인간으로 대접받지 못했다.
그런데도 일본은 군함도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만들며 산업 혁명의 상징이라고 포장했다. 손을 들어 하늘을 가릴 순 없을텐데, 그들은 제대로 된 진실 규명도 사과도 없었다. 할아버지의 인터뷰 중에 '치가 떨린다'는 표현을 실감하는 현실이다.
"진짜 이런 일이 있었어요?"
아이들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쉽게 쓰였지만, 수월하게 넘겨지는 페이지가 없었다. 초등학생 3학년 딸은 매 페이지마다 진짜 그랬냐고 여러 번 물었다.
풀빛출판사에서 출간 중인 [근현대사 100년 동화] 시리즈는 우리 아이들에게 왜 역사를 알아야 하는지, 왜 기억해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작품들로 준비되어 있다. 어른이 읽어도 울컥할 만큼 생생하고, 아이가 읽기에도 어렵지 않으니, 역사를 배우기 시작할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아픈 역사 속의 할머니와 할아버지 대신, 기억하고 진실을 밝히는 것은 후손들의 몫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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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11
아버지는 마을마다 징용되어 끌려가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했다. 일본 놈들은 조선 사람들을 강제로 데려가 일을 시킨다. 누구는 철도를 놓는 곳으로, 누구는 도로를 까는 곳으로, 누구는 무기 공장으로, 누구는 탄광으로... 저 먼 북쪽 땅으로, 남쪽으로, 일본과 사할린과 같은 낯선 나라로도 끌려 갔단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그 소식도 알 길이 없다.
>밑줄_p46
저녁까지 굶고 수레를 다 닦고 나서야 합숙소로 돌아올 수 있었다. 어머니가 몰래 숨겨 온 주먹밥을 줘서 먹었다. 눈물이 나서 목이 메었다. 늦게 돌아온 아버지도 나를 보고 우셨다. 아버지는 이곳을 지옥 섬이라고 했다. 다들 그렇게 말한단다. 갱구 입구를 들어설 때마다 살아서 나올 수 있을까 하는 두려운 마음으로 들어간다고 했다.
>> 이 서평은 풀빛출판사(@pulbitkids)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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