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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가 도망쳤다 - 2025 서점대상 수상작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민경욱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9월
평점 :
#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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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가 도망쳤다>>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어떤 판타지 세상이 펼쳐질까 상상했다.
도쿄 긴자의 중심가 토요일 오후 2시가 이야기의 시작일 줄 누가 알았을까?
“내 인어가 도망쳤다.”
자신을 왕자라 소개하는 멀쩡하게 생긴 남자의 이 한마디가, 등장인물들이 같은 날 같은 시간대에 활동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다섯 인물의 일상이 사소한 일로 깊은 균열이 생길 때, 독자들은 각자가 잊고 있던 ‘진짜 나’를 마주하게 된다.
성공한 연인 앞에서 자신감없는 사회초년생 청년,
딸의 독립으로 공허함을 느끼는 엄마,
이혼 후 아내가 싫어하던 미술품 수집에 열올리는 노인,
전업작가 전향 후 인정받지 못할까 봐 불안한 신인 작가,
사랑하는 연인에게 당당하지 못한 여인.
서로 다른 다섯 인물은 왕자가 등장한 그날, 자신이 외면해온 각자의 불안과 상실을 마주한다. 특히, 두 번째 이야기는 필자의 마음을 표현한 문장이 많아 깊은 공감을 하며 읽었다.
그들의 내면에 감춰진 결핍은 결국 우리 모두의 모습이기도 하다.
등장인물들의 일상 속에서 서서히 변하는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놓치고 살았던 '나'를 만나게 된다.
등장인물들 역시 가벼운 대화 속에서, 누군가의 조언으로, 스스로의 깨달음으로 서서히 자신을 찾아간다.
변화는 거창하지 않지만, 그만큼 현실적이고 따뜻하다. 이 작고 사소한 변화들을 분명 기적을 만들었을테다.
특히 ‘인어’라는 상징은 작품의 중심을 단단히 붙잡는다.
제목 속 ‘인어가 도망쳤다’는 문장은 단순히 ‘인어공주’의 판타지적 설정을 의미하지 않는다. 작가가 말하는 인어는 각 인물의 마음속에 숨어 있던 반짝이는 ‘진짜 자신’이다.
세상에 맞추며 살아가느라 잊고 지낸, 나를 나답게 하는 감정과 의지. 소설은 그 인어를 붙잡으려 하기보다, 다시 세상 밖으로 도망치게 하라고 말한다. 그것은 곧 우리 안의 자유와 진정성을 되찾으라는 메시지이기도 했다.
책장을 덮는 순간, 독자는 이 질문 앞에 서게 된다.
“내 마음 속에도 잊고 지낸 인어가 살고 있을까?”
"내 인어도 도망치고 싶을까?"
<<인어가 도망쳤다>>는 드라마틱한 반전 소설은 아니었지만, 그 잔잔한 심경 변화 속에서 독자는 자신만의 인어를 떠올리며 조금 더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시간을 선물하는 소설이니, 많은 분들이 꼭 읽어보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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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131
이제 과거를 부정하거나 지우는 짓은 그만두기로 했다. 모든 시간을 통째로 껴안고 살아가야만, 틀림없이 지금을 살 수 있을 테니까.
조금씩 태엽을 감는다.
언제나 조금씩 느려지는 시간을, 천천히 맞춰가면서.
>밑줄_p232
"...한 번만 더, 그 사람과 이야기하면 달라질까요?"
"응, 무엇보다 네가 변할 수 있을 거야. 어떤 결과가 오더라도."
(...) 사나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미 답은 마음속에 있었고, 그저 누군가가 등을 밀어주기를 바랐을 뿐이라는 것을.
>> 이 서평은 해피북스투유(@happybooks2u)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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