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얼굴

엄마의 얼굴 - 김재원 힐링 에세이
김재원 지음 / 달먹는토끼 / 2025년 1월

#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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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아나운서가 <아침마당>에서 보여진 밝고 유쾌한 모습과 달리 그의 삶은 곳곳에 상실과 아픔이 자리했다.
열세 살의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서른세 살에 아버지를, 그리고 최근에는 두 번째 어머니였던 장모까지 떠나보낸 그. 너무 이른 나이에 긴 이별을 맞이한 이유였을까? 마음속 깊은 애도를 충분히 마치지 못한 채 살아왔다고 한다.
이 책은 바로 그 애도의 시작이었다.

저자의 글을 읽는 시간은 단순히 이야기 속 사건을 통해, 그의 사유 안에서 공감과 성찰을 경험하는 일이었다.
특히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은 저자의 마음은 내게 미래의 어느 날, 내 옆에 없을 엄마를 애도하는 것이 어떤 감정일지 상상하게 했다. 그 감정은 아프고, 그리웠으며, 미웠다가 다시 사랑하게 되는 복합적인 시간이었다.
"그리움은 오래된 애도입니다."

때로는 마음이 아려 책장을 멈추고 명상에 잠기게 하고, 때로는 다정한 문장 속에서 잠시나마 치유와 위로를 느끼게 했다.
책 속 이야기들은 단순히 가족의 죽음을 다루는 슬픈 기록에 그치지 않고, 아나운서로서 30년 넘게 쌓아온 말과 글의 지혜, 50여 개국을 여행하며 메모한 단상, 삶에 대한 관찰과 통찰이 곳곳에 녹아 있어 읽는 재미를 더했다.

자신의 내밀한 마음을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필자가 어렸을 때 이해하지 못했던 부모의 모습이 겹쳐보이는 에피소드에선, 그 시대의 부모의 마음은 다 비슷하구나 하는 공감과 그럼에도 아팠던 내가 떠오르는 시간이었다.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무조건적이라고 표현하지만, 아이를 키우고 보니 느껴지는 감정은 천차만별이다.
이런 복잡미묘한 감정 속에서 '나'를 키웠겠구나 생각하니, 내리사랑이 얼마나 고귀하고 묵직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엄마의 얼굴>>은 삶과 사랑, 그리움과 애도의 기록이다. 또한, 독자들에게 부모와 가족을 향한 마음을 돌아보게 만드는 시간을 선물한다는 점에서 뜻깊다.
그리워하고 아파하고 미워했던 모든 시간들이 애도였고, 애도가 끝난 후 자리한 것은 더 큰 사랑이었다.
저자의 다정하고 따스한 문장 속에서 상처받은 나와 미숙했던 그 시대의 엄마가, 엄마가 처음인 나와 상처받았을 지금의 내 자녀들이 겹쳐보였다.
가장 가까워서 오히려 더 알려고 노력하지 않게 되는 사이가 가족 아닐까. 그래서 곁에 없을 때 비로소 서로를 더 알게 되는 기묘한 사이다.
그런 사유를 느끼게 하는 글이 가득하니, 부모 자식 간의 사랑과 그리움을 마음껏 느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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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30
저는 엄마가 감기에 걸리는 것만 걱정했어요. 섭섭해하실 줄은 미처 생각 못 했어요. 아들들이란 참 생각이 짧습니다. 막내 이모가 있을 때 얼른 방에 들어가 사정을 말씀드렸더니 오히려 엄마는 제가 걸린 감기만 걱정하시는 거예요. 엄마들이란 참 아들 걱정뿐입니다.



>밑줄_p102
저는 혼자 활 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분노의 대상은 확연했습니다. 걸어서 출퇴근하는 마포대교 위에서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혼자 말하고, 따지고, 욕했습니다. 그 분노를 한강 물에 흘려보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지금은 그 분노의 대상이 내 인생에서 희미해졌습니다.




>> 이 서평은 달먹는토끼(@hwangsomediagroup)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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