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식기

생식기
아사이 료 지음, 민경욱 옮김 / 리드비 / 2025년 9월

#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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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생식기(生殖器)’가 아닌 ‘생식의 기록(生殖記)’을 이야기한다. 표지에 커다랗게 적힌 한자가 발음은 같지만 뜻은 완전히 다름을 처음부터 집고 시작한다.
이야기는 ‘나’라는 정체불명의 화자가 서른두 살 회사원 쇼세이의 일상을 관찰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문제는, 이 화자가 누구인지 전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쇼세이의 몸 안에서 그의 하루를 보고 듣고 느끼는 듯한 ‘나’. 인간일까, 영혼일까, 혹은 다른 존재일까?
그러다 어느 새 정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

쇼세이는 겉보기엔 평범한 회사원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사회와 어울리지 못한다고 느낀다. 남들과 어울리며 웃고, 친절하게 행동하지만, 속으로는 늘 거리를 둔다. 그 이유는 자신이 동성애자이기 때문이다.
남들이 눈치채지 않도록 자신이 드러나지 않게 살아간다. 그렇게 그는 세상에 ‘맞추며’ 살지만, 감정은 점점 텅 비어간다.
내일이 기대되지 않는 삶, 희망이 사라진 하루하루를 반복하며 쇼세이는 그저 살아남는 것에만 집중한다.

이 소설은 그런 쇼세이를 관찰하는 ‘나’를 통해 인간이라는 존재를 탐구한다.
인간은 혼자서도 살 수 있는 능력을 가졌음에도, 어딘가에 소속하고자 한다. 하지만, 공동체 안에서 살아가기 위해 너무 많은 가면을 쓰고 있지 않을까?
그렇게 속한 집단 속에서 성장과 발전을 강요받는다. 하지만, 성장은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는가?
저자는 '정상'이란 범주를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로 독자를 흔들어 놓는다.

읽는 동안 “다름은 틀림이 아니다”라는 말을 계속 떠올리게 된다. 쇼세이는 자신이 다르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감추지만, ‘나’의 시선에서 본 인간은 그저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복잡한 생명체일 뿐이었다.
<<생식기>>는 인간이 사회 속에서 어떻게 자신을 지워가며 살아가는지, 그리고 진짜 ‘나’로 산다는 게 무엇인지 묻는 이야기다.
이 소설은 겉모습과 속마음이 달라 혼란스러울 때, 개인으로서의 나와 사회 속의 내가 충돌할 때 느끼는 감정들을 경험하게 한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세상 속에서 사회의 기준에 맞추다 지친 당신에게, 나만의 색을 잃고 사는 당신에게, 이 소설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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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9
그런데 인간이라, [그냥 살 수 있다]라는 상태에 가까워지면 바로 그 이상을 원합니다. 이대로 살아도 되나, 삶의 의미나 인생의 가치는 무엇인가, 다른 사람을 위해 살고 싶어, 무언가에 여중하고 싶어. 아무튼 그냥 살 수 있는 상태에서 벗어나려고 합니다.



>밑줄_p26
누누이 말하는데 다양한 개체가 있기에 그 종이 보존되는 겁니다. 그 의원에게는, 이성애 또는 태어난 신체의 성에 위화감이 없는 당신과는 [다른] 개체가 다양하게 살아왔고, 지금도 살고 있고 앞으로도 살 것이기에 인간이라는 종이 지금까지 보존되었음을 알려 주고 싶을 뿐입니다.



>> 이 서평은 리드비(@readbie)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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