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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없는 작가
다와다 요코 지음, 최윤영 옮김 / 엘리 / 2025년 8월
평점 :
#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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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를 읽으며 타인의 마음속으로 여행하는 기분이 들곤 한다.
일상으로의 여행, 사유로의 여행, 특별함으로의 여행.
다와다 요코의 <<영혼 없는 작가>>는 작가의 마음을 넘어 언어와 문화, 심지어 현실과 환상의 경계까지 넘나드는 특별한 여행이었다.
독일어와 일본어를 자유롭게 오가는 작가의 글은 두 가지의 문화를 동시에 걷는 듯했고, 익숙한 세상을 낯설게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선물해 주었다.
이 책의 가장 특별한 점은 에세이인데도 소설처럼 읽힌다는 것이다. 보통의 에세이가 작가의 생각과 경험을 진솔하게 풀어낸다면, 다와다 요코의 글은 사물을 의인화하거나 현실을 환상적인 비유로 바꾸어 놓는다. '사전 마을', '사랑 광물학' 같은 유니크한 조합이 읽는 재미를 더한다.
그의 글은 단순한 관찰을 넘어 말의 의미가 가진 재미의 끝를 보여준다. 연필은 남자, 타자기는 여자라는 독일어의 성(性) 구분을 보며 언어가 사고를 결정하는 것은 아닐까 질문하고, 죽은 아이를 기억하기 위해 만들어진 인형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오늘날의 인형 키링 문화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작가의 섬세한 관심이 특별한 통찰로 연결될 때,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우와!"
또한, 다와다 요코가 두 개의 언어를 쓰면서, 몸으로 체득한 경험을 오롯이 담아낸다.
외국어를 배우는 것을 '새로운 말엄마'를 가지는 것에 비유하는 저자.
울음과 옹알이로 표현하던 아기가 말을 하기 시작할 때, 우리는 비로소 사람이 된다. 자국의 문화를 습득하고 생각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모국어로는 표현할 수 없었던 것을 새로운 언어를 통해 말하게 될 때, 저자는 지식을 습득하는 차원을 넘어 새로운 세상에서 다시 태어난 것과 같다고 표현했다. 이 경험을 공유한 글에선 그저 경이롭다 느꼈다. 외국어로 타국의 문화로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는 정도의 습득은 과연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익숙한 것에 의문을 던지고, 두 개의 문화권 밖에서 각기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사유는 우리를 새로운 세상으로 이끌었다.
결국 <<영혼 없는 작가>>는 언어와 사물, 사람의 정체성을 넘나드는 기행문이자, 경계의 흩뜨림이 열어주는 환상적인 순간을 담은 소설 같은 에세이다. 세상을 여러 개의 눈으로 보는 곤충처럼 다와다 요코라는 사람을 통해 보는 세상은 만화경 속 풍경이었다.
경계없이 생각이 뻗어 나간다는 것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책이니, 직접 확인해 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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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15
나는 여행을 가기 전에 돈 말고 두 가지를 준비하려고 했다. 러시아어를 배우는 것과 여행기를 쓰는 것. 나는 여행을 떠나기 전에 늘 여행기를 썼다. 여행한느 동안 거기에서 인용을 하려고 말이다.
>밑줄_p48
모어에서는 생각이 단어에 너무 꼭 들러붙어 있어서 단어나 생각이나 자유롭게 훨훨 날아다닐 수가 없다. 외국어를 쓸 때는 스테이플러 심 제거기 같은 것을 갖게 된다. 이 제거기는 서로 바짝 붙어 있는 것과 단단히 묶여 있는 것을 모두 떼어놓는다.
>> 이 서평은 엘리출판사(@ellelit2020)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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