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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거꾸로 된 나무입니다
배진시 지음 / 책과나무 / 2023년 8월
평점 :
#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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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해외 입양인의 통역 봉사를 해 온 저자가 여덟 명의 입양인 이야기를 소설처럼 엮어낸 작품이다. 벨기에와 프랑스, 한국을 오가며 살아온 이들의 삶에는 정체성의 혼란, 학대, 공허함 같은 무거운 이야기가 담겨 있기도 하고, 또 한국을 찾아와 가족을 만나는 과정에서 웃음과 감동을 주는 순간들도 있었다.
단순히 그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 시대의 제도적 문제점과 입양인에 대한 처우를 생각해 보게 했다.
필자는 일곱 살에 프랑스로 건너가 ‘뤽’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한국말을 잊고 차별 속에서 자라다가, 26년 만에 아버지의 장례식을 보러 한국에 방문한다. 이 장면을 보면서 잊혔던 장면이 떠올랐다.
실제로 필자의 외사촌은 아주 어릴 때 해외로 입양되었다. 사연이 있었다고는 하나, 초등학교 입학할 나이에 미국으로 건너갔으니, 말도 안 통하는 그곳에서 얼마나 두렵고 외로웠을까?
30년 전, 딱 한 번 한국에 들어온 언니. 그때 본 얼굴이 전부지만 가끔 문득 그녀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안부가 궁금하다.
부디 편안하길. 마음 다치는 일이 없길 바라는 마음일 뿐이다.
뤽을 보며, 제 외사촌이 겪었을지 모를 눈물의 시간을 생각했다. 순간순간 무표정했던 그녀의 얼굴이 뤽의 에피소드와 오버랩됐다.
그때 언니도 뤽처럼 당황스러웠겠지?
나무는 뿌리를 땅에 두고 가지와 잎을 하늘로 뻗으며 자라나지만, 해외 입양인들의 삶은 그 반대 방향으로 흘러가 버렸다. 뿌리를 두어야 할 한국 땅과 가족과는 단절된 채, 낯선 땅에서 ‘거꾸로’ 자라야 했던 그들.
그 과정에서 뿌리와 가지가 서로 엇갈리듯 정체성의 혼란, 상실, 아픔이 상처로 남았다.
하지만 그들은 꿋꿋이 자라 살아냈다.
이 제목은 해외 입양인의 현실을 함축했다.
한국 땅에 내릴 수 없었던 뿌리, 뒤틀린 채로 성장해야 했던 가지, 그리고 이제 다시 뿌리를 찾기 위해 한국을 향해 돌아오는 여정을 모두 담아냈다.
<<나는 거꾸로 된 나무입니다>>는 에세이처럼 담담하면서도, 다큐처럼 깊게 파고드는 책이다.
해외 입양인들의 고백 같은 소설, 그 끝나지 않은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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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15
앞집 뒷집 할 거 없이 너나없이 죽어 나가는데 전쟁이 끝나고 홀트라는 미국 사람이 나타나서 아이를 부자 나라에 데려가 밥을 먹여 주겠다는 거야. 한국 부모로서는 한줄기 빛이었고 살려만 주면 어디든 보내겠다는 심정이었어.
>밑줄_p75
꺄린은 그녀 자신의 개인사도 사회적, 심리적, 문화적, 역사적 문제로 확장하여 그 안에서 이해하려고 애써 본다. (...)
'나는 외계에서 떨어진 돌멩이인가. 왜 나를 사랑하는 이는 아무도 없는가.'
>> 이 서평은 저자 배진시(@montaignedebate)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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