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람 시인의 <<은하>>는 시적이고 철학적인 감성을 품은 ‘어른동화’다. 표면적으로는 10살 은하와 시온이 천국을 찾아 떠나는 여행 이야기지만, 그 여정은 단순한 동심의 모험이 아니라 순수한 아이의 눈에 비친 타락한 세상을 만나게 했다.엄마를 잃은 은하는 “엄마를 만나러 천국에 가겠다”는 결심으로 시온과 함께 대구 곳곳을 여행하며 수많은 어른들을 만난다. 아이들의 입을 통해 듣는 어른들의 문제, 사회의 문제들은 하나같이 속세에 찌들었고 진부했다. 오히려 '미성숙'의 대명사인 아이들의 눈이 세상을 더 신랄하고 정확하게 보고 있었다.은하와 시온은 과연 ‘진짜 천국’을 찾을 수 있을까?이 책은 아이들이 잠들기 전에 읽어줘도 좋을 책이었다. 한국판 "어린왕자"를 읽은 기분이랄까?등장인물의 대사 하나 하나가 울림이 있었다."엄마, 엄마도 죽으면 하늘나라에 가?" 라고 묻는 딸의 질문에 필자는 어떤 대답을 했던가, 생각도 나지 않는다.은하의 엄마가 은하에게 한 말에서 오랫동안 머물렀던 건, 그때 알맞게 답해주지 못한 아쉬움 때문이었으리라.책 속의 질문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주고 받는 시간은 아이들과 부모에게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책 후반부에서 드러나는 은하와 시온의 진짜 이야기는 독자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그 반전은 단순히 놀라움이 아니라, 삶의 고통과 사랑, 그리고 우리가 놓치고 있는 소중한 것들을 생각해 보게 한다.삶의 본질을 되돌아보고, 아이의 눈에 비친 세상을 만나보고 싶다면, 어른 동화 <<은하>>를 읽어보실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