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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도감 - 제25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ㅣ 보름달문고 96
최현진 지음, 모루토리 그림 / 문학동네 / 2025년 6월
평점 :
#협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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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가서 다신 오지 마!"
"가 버려! 거기서 살아!"
강산이 누나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이다. 드라마 속 설정처럼 누나는 워터파크에서 돌아오지 못했다.
매일 함께 등교하던 길을 혼자 걸어야 했다. 아이들의 눈빛과 행동에서 평소와 다름을 느꼈다.
물을 틀어놓고 한참동안 나오지 않는 엄마가 무얼 하는지 나는 안다. 빨갛게 물든 눈, 엄마도 누나가 보고 싶은 거겠지.
다신 오지 말랬다고, 정말 안 온 걸까?
강산은 누나의 부재를 아직 실감하지 못했다. 알 수 없는 화에 사로잡혔고, 달라진 일상이 불편하기만 했고, 혼자서 다 해야 한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사실, 누나를 그리워 해도 되는 건지, 누나를 잊어야 하는 건지, 어느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다는 게 가장 힘들었다.
강산은 모든 게 혼란스러웠다.
오늘 아침만 해도 우리 애들은 더 자고 싶다고 투정을 부렸다. 한 아이는 자신이 챙겨야 할 것도 잊은 채 친구와 카톡을 했고, 결국, 아침부터 호통을 쳤다.
아이들이 빠져 나간 집은 좀 더 참지 못했다는 자책으로 가득했다.
"오늘 저녁은 두루치기해야겠네. 아침부터 배고팠을테니."
그렇게 준비한 두루치기를 먹을 아이가 집에 오지 않았다는 상상을 차마 할 수 없었다. 그런 것이다.
가장 가까운 이가 하루 아침에 사라진다는 것은 후회가 남고, 미련이 남는다. 차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강산이 천천히 누나를 떠나보내는 과정을 담은 소설.
마음껏 그리워하고 미워한 후에, 비로소 눈물을 흘리는 강산을 보며, 애도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게 됐다.
함께 한 시간을 떠올리며 웃고, 울고, 그리워하고, 미워하는 시간들이 모여야 후회도 미련도 함께 떠나보낼 수 있다는 것을 소설은 이야기하고 있었다.
상실의 아픔은 어느 누구도 미리 체험하지 못하는 감정 아닐까? 하지만, 언젠가는 겪어야 할 일.
상실의 아픔, 애도하는 법, 자신만큼 주변 사람들도 아파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게 풀어낸 소설이니,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시고 이야기 나눠 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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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8
뉴스에 이런 기사가 났다.
여름방학을 맞아 친구와 워터파크에 갔던 초등학교 6학년 A양이 26미터 높이의 워터슬라이드가 붕괴되면서 추락해 숨졌습니다.
>밑줄_p15
'까불지 말고 왼쪽을 잘 보라고.'
누나가 하던 말이 생각났다. 왼쪽 귀 안에서 나비가 꿈틀거리는 것 같았다.
>> 이 서평은 독파(@dokpa_challenge) 앰배서더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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