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개자식에게
비르지니 데팡트 지음, 김미정 옮김 / 비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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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비채서포터즈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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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아저씨처럼 편지를 주고받는 구성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인스타그램에 한 영화배우의 외모를 평가하는 글을 남긴 오스카. 그 영화배우가 해당 게시물을 읽을 줄 몰랐던 모양이지만, 영화배우 레베카는 <친애하는 개자식에게>라는 제목으로 오스카를 저격한 글을 남긴다.
오스카는 레베카에게 다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고, 옛날 이야기를 꺼내며 레베카에게 나쁜 뜻이 없음을 내비치지만 이미, 그는 개자식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몇 차례 메일을 주고 받던 두 사람. 오스카는 자신의 책을 출간하지 못하게 된 이유를 주고 받다가, 도서 홍보 담당자에게 미투 고발을 당한 사실까지 고백하게 된다.
오스카는 자신은 아무런 죄가 없는데 공격 당하는 거라고 주장한다. 조에의 블로그를 통해 밝혀지는 진실은 기가 막힌데...

사전 정보없이 소설을 읽다보니, 다뤄지는 주제를 맞닥뜨렸을 땐 흥분했다. 분노? 화?
직장 내 성추행과 약물 중독. 더 충격적인 것은 오스카의 태도다. 자신은 잘못한 게 없고, 그녀를 사랑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하...
오히려 페미니스트에게 저격 당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자신을 항변한다. 진심으로 욕이 입밖으로 튀어나왔다. 지롤.
레베카는 독자를 대신해 오스카에게 무엇을 잘못했는지 요목조목 따져 설명한다. 조에의 글을 지지하고 응원하면서도 꾸준히 오스카와 메일을 주고 받는 모습이 의아했다. 왜 그럴까?
소설을 읽으면서 알 게 됐다.
오스카의 무지함. 정말 자신은 잘못한 게 없다고 믿는 몰지각함이 심각했다.
그러니, 레베카는 메일을 멈추지 못했을테지.
무지함을 깨우쳐주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설명하려고 했을 것이다.
계속해서 메일을 주고받았지만, 결국 오스카의 생각을 바꾸지 못한 현실이 개탄스러울 뿐이다.
조에가 세상을 향해 외치던 글도 오스카 같은 사람들의 무지함을 깨우치기 위한 사투였음을 모르지 않는다.

현대 사회의 민낯을 고발하는 소설이라 독자들은 각자의 생각과 견주어 소설이 보여주는 문제를 해석할 것이다.
SNS 소통의 문제, 마약과 알콜 중독 문제, 나이 듦과 여성혐오 문제,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고립, 남성우월주의, 가부장적인 사회, 미투 문제 등 폭넓은 이야기거리로 독자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소설이다.
다만 이야기를 즐기는 데서 그치기엔 중대한 문제이니, 어떻게 이 문제들을 해결해 가야할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 밑줄_p34
내가 느끼는 것을 이야기하려 하면 사람들은 귀를 닫았습니다. 내게 입 다물라고 강요한 사람들이 다 남자는 아닙니다. 여자도 있었어요. 그 여자들은 내가 겪은 일이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고, 그동안 다들 잘 넘겨왔다고 말합니다. 우리보다 앞선 세대의 여성들은 지난 몇백 년간 이런 사안을 품위 있게 관리할 줄 알았다고요. 하지만, 나는 그 여성들이 자신의 수치심을 갉아먹었으며, 불면을 대가로 미소를 얻었다고 말하렵니다.

> 밑줄_p53
제가 한 최대한의 열정적 행위는 작별 인사를 하다가 딱 한 번 뺨이 아닌 입술에 입을 맞추려 한 일입니다. 조에가 눈부시게 아름답다고 생각했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 안달이 났거든요.


>> 이 서평은 비채출판사(@drviche) 서포터즈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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