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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반한 마을
현영강 지음 / 부크크(bookk) / 2023년 12월
평점 :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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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이 아닌 POD도서로 책을 접한 건 처음이다. 큰글자 도서 외형에, 작은글자가 빽빽했다. 일반 사이즈 책으로 치면, 약 800페이지가 나올 정도의 벽돌책 분량이라니. 어떤 모습의 디스토피아를 그려낼지 기대되는 마음 반, 두려운 마음 반으로 책을 펼쳤다.
시티와 마을. 마을과 시티.
철저한 계급으로 나뉘어 있는 시티와 시티에서 가장 낮은 계급 구역에서 살던 사람들이 도망쳐 모여 사는 마을을 생생하게 그려낸 소설.
책 분량이 문제가 아니었다.
시티의 생활에 반기를 들고 도망친 사람들이 모인 마을은 화폐가 없다. 각자 필요한 물건이나 일손이 생기면 '약속의 날'에 물물교환을 통해 해결한다.
계급은 없지만, 리더 격인 피크가 있고, 마을을 지키는 지킴이가 있다. 지킴이는 대회에서 이기는 사람이 하게 되지만, 자기가 응원하는 사람이 이기길 바라며 줄타기하는 장면이 그려진다.
"무리가 형성된 곳에서, 권력은 불가항력일까?"
지킴이를 하려고 하는 사람들 역시 힘을 손에 넣기 위함이었다. 시티와 연줄을 닿기 위한 힘.
세상 어디에도 유토피아는 없었다.
이 소설의 특장점은 마치 내가 마을사람 중 한 명이 되어 생활하는 것처럼 생생한 세계관을 그려냈다는 점이다.
특정한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하지 않고, 곳곳에 존재하는 수많은 인물이 생활하며 겪는 일과 느끼는 감정들을 고스란히 경험하게 한다.
그런 과정에서 독자는 누구의 눈과 입이 자신의 입장을 대변하게 되는지 발견하게 된다.
퓨티, 홈, 워블 등 당신이 바라는 삶을 이야기하는 인물은 누구인가?
촘촘하게 나뉘어져 있는 챕터. 다양한 화자가 등장해, 각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왜 시티를 도망쳤는지. 화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삶은 무엇인지. 저 사람이 숨기고 있는 비밀은 무엇인지. 10년 사건의 진실은 무엇인지.
어디로 튈지 모를 탁구공처럼, 어떤 이야기가 등장할 지 알 수 없는 스토리 구성.
"그래서 다음은?"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게 짜맞추어진 구성으로 흡입력과 가독성을 높였다.
생명이 다한 지구에 살아 남아야 하는 디스토피아 소설 대신 사회적인 문제를 다룬 디스토피아 소설은 어떤가?
이념의 차이를 느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숨겨진 이야기들의 진실을 밝혀가는 과정을 만들어 읽는 재미를 더한 소설.
디스토피아를 그린 명작 중에 <멋진 신세계>를 보고 이 소설을 구성했다는 작가의 말이 책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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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6
그로부터 10년, 퓨티는 이때를 생생하게 기억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둘은 도망자, 그리고 반역자였다. 둘말이 아니었다. 이곳에 사는 모두가 그랬다. 그들이 도망쳐 나온 곳은 시티라고 불렸다.
>밑줄_p108
"인간은 분위기에 휩쓸리는 동물이야. 이 분위기가 계속되면 네가 바라는 결과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어."
(...)
"비겁하게 이제 와 발뺌하지 마. 이 사람들은 자네의 공포 정치 아래에서 자란 인간들이니까."
>> 이 서평은 저자 현영강 (@swimmist7)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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