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교전 1
기시 유스케 지음, 한성례 옮김 / 현대문학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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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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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연쇄살인마가 광란의 춤을 추었을 때, 그의 입에선 <서푼짜리 오페라>의 '모리타트'가 흘렀다.

신코 마치다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고 있는 2학년 4반 담임 하스미 세이지. 학생지도부 담당교사인데도 불구하고 4반 아이들은 늘상 다른 선생님의 입에 오르내렸다.
수업 시간에 장난이 심하다.
2학년 두목이 학급 분위기를 흐린다.
반 아이들이 집단 따돌림을 한다.
금품을 갈취한다.
모두 하스미 선생의 학생들이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젊은 피. 학생들이 어려워 하는 영어를 일타강사가 하는 수업처럼 신명나게 진행했다.
학교의 큰 행사나 어려운 일이 생기면 모두 하스미 선생을 부를 정도로 일처리 역시 깔끔하다.
학교에서나 학생에게서나 큰 신임을 얻고 있는 교사.
큰 따옴표로 묶인 말은 교과서적인데, 하는 행동과 생각은 소름끼치는 사람.
감정은 없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표한 바를 이루는 사람.
하스미는 사이코패스였다.

소설 초반부는 학교의 비리를 고발하는 소설이라 여겨졌다. 그 어디에도 연쇄살인마는 등장하지 않았으니까.
성추행하는 선생님. 집단 따돌림. 금품 갈취. 집단 컨닝. 성소수자의 비밀을 이용하는 사람. 갑질 학부모 등.
비교적 과장된 부분이 있긴 하나, 현재 학교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장 선 사람은 하스미 선생.
하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학생, 교사, 학부모. 상대가 누구든 자신의 목표를 위해 사용가치가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마음껏 쓰고 버렸다.
학생과 학교가 걱정된다는 마음은 처음부터 없었다.

조금씩 묘사되는 하스미의 심리가 이 소설의 압권이다.
아주 조금 그 마음을 보여주며 학생과 학교를 염려하는 교사로 보이게 하더니, 점점 실체를 드러내는 심리 묘사.
잔인한 범행 장면만큼이나 너무나 평범하게 죽일까 말까를 고민하는 그의 머릿속을 들여다 보는 것은 끔찍했다.
학교 실태 고발과 사이코패스의 잔인한 심리 묘사가 탁월한 페이지터너. 벽돌책이라 부담스러웠다가, 언제 끝났나 싶을 정도로 빠르게 읽히는 소설이었다.

미공개된 단편과 함께 다시 돌아온 <악의 교전>.
아직도 살 떨리는 범행 장면이 잊히지 않는다. 어디선가 휘파람을 불며 웃고 있을 하스미를 상상하며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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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_p94
그때 카타기리는 깨달았다. 학교란 아이를 지키는 성역이 아니라 약육강식의 법칙이 지배하는 치열한 생존경쟁의 장이라는 사실을.... 여기에서 무사히 살아 돌아오기 위해서는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행운이나 다른 사람보다 빨리 위험을 감지하는 직감, 또는 자신의 몸을 보호할 만한 무력이 필요하다.

>밑줄_p142
하스미에게 있어서 신코 마치다의 교사와 학생 대부분은 그저 장기짝에 지나지 않는다. 어떤 방법으로 조종할지는 신경 써야 하지만. 이 말인즉슨 그 말들을 어떻게든 조종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 이 서평은 현대문학(@hdmhbook) 작가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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