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 줍는 아이들 2
로자문드 필처 지음, 구자명 옮김 / 리프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


>>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90년대 주말이면 저녁시간마다 드라마를 했다.
주제는 가족사랑. 온 가족이 함께 보며 울고 웃을 수 있는 우리네 사는 이야기가 티비를 통해 방영됐다.
부부 간의 갈등, 부모와 자녀 간의 갈등, 자녀 간의 갈등, 주변 사람들과의 인연, 오해와 화해.
과거 회상과 현재를 오고가는 스토리 구성, 희망적인 미래를 그려내는 결말 등. 주말드라마라면 가족 사랑이 독보적인 주제였다.
<조개 줍는 아이들>는 소설판 주말드라마였다.

아무도 몰래 집으로 돌아온 페넬로프. 심장마비 증세로 가족들을 깜짝 놀라게 한 것도 모자라, 몰래 퇴원까지 하는 씩씩한 할머니였다.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영혼이랄까.
그녀의 세 자녀는 어쩜 그리도 제각각인지. 책임감 강하고 돈 문제엔 예민한 낸시와 개인주의 성향이 짙은 커리어우먼 올리비아, 주변엔 관심없고 겉멋만 부리는 한량 노엘까지. 온전히 페넬로프를 이해해 주는 아이는 없었다. 고향으로 돌아가 남은 시간을 즐겁게 보내고 싶었던 생각도.
어느 누구의 도움도 필요없다는 생각엔 변함없건만, 이젠 힘을 써야 하는 일은 도움이 필요했다. 정원 가꾸는 일을 위해 정원사를 고용하기로 한 것도 그런 이유였다.
페넬로프가 또 언제 심장마비 증상이 나타날지 모르니 누군가 함께 있어야 했다. (물론 페넬로프는 원하지 않았지만.) 그 때 우연처럼 올리비아의 남자였던 코스모의 딸 안토니아가 런던으로 오게 됐다.
운명의 수레바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또 다른 인연은 시작되었고, 멈췄다고 생각한 인연은 다시 시작되는데...

페넬로프를 중심으로 세 자녀, 정원사와 안토니아, 과거의 인연들이 하나둘 정체를 드러낸다. 드라마틱한 반전이나 극적인 장면 연출없이 이토록 흡입력 있게 스토리를 이어가다니.
2차 세계대전(과거) 이야기와 1980년대의 런던(현재) 이야기 속엔 <조개 줍는 아이들>이라는 그림 하나가 연결고리가 되어 큰 스토리로 완성된다.
'페넬로프의 현재와 과거를 통해 독자가 느끼게 될 공감서사는 무엇일까.'
'과연 <조개 줍는 아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궁금증은 점점 커져갔다.

소설 초반부에 인물 관계도를 그리며 읽던 중, 감탄할만한 특징을 찾게 됐다.
인물을 묘사하거나, 주변 환경을 묘사하는 디테일이 아주 사실적이고, 집요하다. 머리카락 한올도 놓치지 않을 것처럼, 펜을 눈처럼 사용한 문장들. 사진을 보는 것처럼 생생한 표현이 감탄을 자아냈다.
카메라를 눈에 대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움직일 때 보이는 장면이나 아래에서 위로 움직일 때 보이는 장면처럼 정적이지만 동시에 움직이고 있는 문장들. 마을을 그려냈고, 집을 표현했다.

풍성한 음식이 가득한 식탁을 마련하고 손님들을 초대하는 페넬로프. 그녀는 참 행복해 보였다.
'그래, 이렇게 살아야 하는데. 이게 사람 사는 모습이지.'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장면도 많았다.
"한 번 사는 인생, 어떻게 사는게 좋을까?" 소설을 통해 알아보시길 추천한다.


>>
>밑줄_p14
페넬로프 킬링에겐 '그다지 나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천 배는 더 좋게 느껴졌다. 삶은 이제까지 생각했듯 단순히 존재하는 게 아니었다. 덤이자 선물인 다가올 하루하루는 날마다 새롭게 맛보아야 할 새로운 경험이다. 시간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

>밑줄_p295
“다시 바다를 보고 싶어. 안 될 이유가 있겠니? 내가 거길 못 가게 막는 건 아무것도 없어. 다만 며칠이라면.”
“그게 잘 생각하는 거라고 믿으시는 거예요? 그냥 과거 모습 그대로 추억만 가지고 있는 게 더 나은 것 아니에요? 모든 게 변해요. 그리고 절대 더 좋은 쪽으로 변하는 건 없어요.”
“바다는 변치 않아.”






>> 이 서평은 포레스트북스 (@forest.kr_)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조개줍는아이들1 #조개줍는아이들2 #로자문드필처
#리프
#장편소설 #영미소설 #드라마 #가족드라마
#소설추천 #책추천 #신간소개 #신간도서추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서평스타그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