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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일록 작전
필립 로스 지음, 김승욱 옮김 / 비채 / 2025년 2월
평점 :
#서평
#비채서포터즈3기
>>
소설<샤일록 작전>은 저자가 오십대 중반에 직접 겪은 일을 정확하게 전달하는데 목적을 두고 쓴 작품이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썼으며, 인물과 장소에 대한 것만 살짝 손보았을 뿐, 진실성엔 영향이 없다고 밝히고 시작된다.
필립 로스가 쓴 소설 속 인물로 약에 취한 필립 로스가 등장한다. 찌릿!!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분쟁 내용을 담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흥미로운 설정에 설렜다.
어느 날 필립 로스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이 자신을 사칭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사칭범은 예루살렘에서 공포의 이반이라고 불리는 존 데미야뉴크의 재판을 방청하고, ‘유대인은 유럽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자신은 결코 한 적 없는 일을 하고 있다. 필립 로스는 이스라엘로 가서 사칭범을 직접 대면하기로 결심하고, 사칭범이 있는 이스라엘로 날아가 전화를 걸었다.
'당신 누구야?'
너무 당당하게 자신을 '필립 로스'라고 소개하는 사칭범. 오히려 진짜 필립 로스가 가짜 이름을 대고 기자인 척 연기를 해야했다. 흥미에 재미를 더한 소설 초반부는 독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묘한 설정으로 호기심을 일으키더니 장르가 급전환된다. 예루살렘에선 나치가 집권했을 때 수용소 간수, 공포의 이반이라 불리는 존 데미야뉴크의 재판이 한창이었고, 팔레스타인인은 격분한 마음을 봉기로 드러냈다. 분쟁 국가 한복판에서 생각지도 못한 첩보작전에 휘말리는 진짜 필립 로스. 이야기는 점점 클라이막스로 향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문제를 묵직하게 다루고 있는 소설. 다루기 조심스러운 주제인데 반해, 가짜와 진짜의 말도 안 되는 행보는 작품 전체 분위기를 한결 부드럽게 하는 양념 역할을 했다.
유대인인 저자가 살아 오는 동안, 직접 보고 듣고 겪었던 일들을 녹여냈던 것일까. 혼란스럽고 원통했던 감정들을 쏟아낸 것 같은 심리 묘사는 단연 돋보였다.
등장인물의 눈과 입을 통해 보여주고 들려주는 이야기는 끊임없이 회자되는 유대인 문제였고, 저자의 생각과 자신이 속한 민족에 대한 신랄한 비판까지 엿볼 수 있게 한 작품이었다.
팽팽하게 잡아당겼던 줄이 탁 끊어지는 결말.
소설을 읽는 동안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하더니, 이제 현실로 돌아가라고 등을 떠밀었달까!!
소설 속에 등장한 나라에선 아직도 분쟁이 이어지고 있고, 유대인 문제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현실 속 어딘가에선 아직도 소설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에 미치자, 이 소설은 허구 같은 현실이 되었다.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 허구일까?
> 밑줄_p39
나는 클레어에게 말했다. "예루살렘에서 어떤 자가 나라고 주장하면서 공포의 이반 재판을 방청하고 있어. 이름도 내 이름을 대고, 이스라엘 신문과 인터뷰도 하고...아까 아하론이 전화로 읽어준 게 그 기사야."
> 밑줄_p254,255
이 모두가 좀 더 자기다워지기 위해서, 또는 덜 자기다워지기 위해서, 아니면 평생 동안 강박적으로 흉내 내거나 거부하는 이미지에 가까워지거나 멀어지기 위해서. 사실 피픽은 대부분의 사람들에 비해 그리 지나친 편도 아니었다. (...) 나와 같은 외모, 나와 같은 목소리, 심지어 내 프로필 중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일부를 자기 것으로 주장하기까지 하지만 나로 위장한 그 모습 아래에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있었다.
>> 이 서평은 비채출판사(@drviche) 서포터즈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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