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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에이션 루트 - 2024 제171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마쓰나가 K 산조 지음, 김은모 옮김 / 은행나무 / 2025년 2월
평점 :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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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고 올바른 등산로는 누가 정한 걸까? 등산객을 모으기 위해 머리를 맞댄 담당자가 비교적 안전하다 판단한 길이 등산로가 된 것이다.
화려한 색감 못지 않은 메이커를 자랑하는 사람들.
삼삼오오 모여 정해진 길 중에 원하는 길을 따라 걸으며, 선택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길을 우러러 보며 걷기 시작한다.
"저 곳은 너무 아름답구나. 그러나 내가 갈 곳은 아니야."
삶이 그것과 닮았다고 저자는 말한다.
하타와 메가라는 캐릭터를 통해 우리가 사는 삶이 등산로를 선택하는 그들과 다르지 않음을 느끼게 했다.
회사에 입사한 지 3년차인 하타. 여전히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이제 막 태어난 아기. 아내 역시 가계에 보탬이 되고자 일하러 나가고 있으니 가장으로서 경제활동을 소홀히 할 수 없을 터. 회사의 존망이 가장 큰 관심거리였다.
메가는 15년 근속근무자로 한 분야의 전문가였다. 회사의 위기와는 상관없이 자신이 맡은 바를 확실하게 해내는 것에만 목표를 둔 사람.
절대 잘릴 일이 없을거란 자신감이 아니라, 그냥, 오로지 맡은 임무만 철저히 해 내고, 주변 사람들과는 교류가 없는 외톨이랄까. 일 하나는 기똥차게 잘 하니 자르지 못하는 사람. 회사 내 그의 자리는 그 정도였다.
하지만, 두 사람의 삶의 만족도는 상이했다.
회사 눈치를 보는 하타는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늘 고민했고, 메가는 오로지 자신의 생각대로 움직이는 고고한 학이었다.
취미 생활까지도 회사 일의 연장으로 생각하는 하타가 선택한 등산. 무리를 이끄는 상사의 기분을 거스르지 않으려 애를 쓴다. 반면, 자신만의 루트로 등산을 즐기는 메가. 남들 눈을 신경쓰지 않는 복장과 베리 등산으로 온전히 휴일을 만끽한다.
베리에이션 루트로 걷는 메가를 따라나선 하타.
단 한 번의 베리를 통해 하타는 어떤 것을 느꼈을까.
메가가 여전히 대단해 보였을까. 하타는 무엇을 하려고 회사에 거짓말을 하며 이 고생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서서히 울분을 터트린다. 왜?
베리 등산을 하는 두 사람을 보며, 우리는 남들이 선택하는 정해진 길을 따라 걷는 일이 왜 고단한지, 그 길을 벗어나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왜 부러워 보이는지, 생각하게 된다.
지금 자신의 삶이 어떤 길을 걷고 있는가.
과연 만족하고 있는가.
후회와 미련은 없는가.
소설 <베리에이션 루트>를 통해 당신의 지금을 반추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밑줄_p112
뭔가 표시해놓은 듯한 빨간 테이프가 눈에 들어왔다. 어떤 곳에는 노란색 검은색 줄무늬 로프를 늘어뜨려놓기도 했다. 역시 동호인이 있고, 여기는 그들이 사용하는 루트다. "하지만 저걸 철석같이 믿으면 위험해. 길은 어디까지나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 법이지."
밑줄_p179
회사에서 잘리면 곤란하다. 불안이 아예 없지는 않다. 그래도 내 가슴속에 담대한 뭔가가 떡 버티고 있었다. 무리해서 고니시, 핫토리 과장, 공사과 모임에 참석했지만 이제는 그런 모임이 몹시 어처구니없게 느껴졌고, 그들의 비위를 맞췄던 나 자신이 우스꽝스러워 보였다.
>> 이 서평은 은행나무 출판사 (@ehbook_)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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