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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밤은 온다
도노 가이토 지음, 김도연 옮김 / 빈페이지 / 2025년 2월
평점 :
#서평
📚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른다고 한다.
하지만, 필자가 실감하는 시간의 흐름은 '아이'에게만 집중된 듯 하다.
벌써 학교 입학이라니.
벌써 고등학생이라니.
아이가 있는 곳에서만 시계 바늘이 빠르게 움직이는 기분이랄까.
그러다 막내의 한마디에 순간, 심장이 멈칫했다.
"엄마, 내가 어른이 돼서 엄마한테 용돈도 주고, 더 큰집에 이사가서 엄마가 좋아하는 고양이도 키우게 해줄테니까. 늙지 말고 나랑 오래 오래 살아요."
내 인생의 시계바늘은 어디쯤 가리키고 있을까?
한번도 인생의 마지막을 생각해 본 적 없는 나에게 막내의 말은 살짝 충격이었다.
그러다 곧 두려웠다.
'이 아이를 못 보는 날이 오겠구나.'
'아이가 자라는 동안, 나는 밤의 길로 가고 있었구나.'
나만 몰랐나보다.
어느새 내 기억 속 엄마 나이가 된 내 모습이 낯선 것을.
소설 <그리고 밤은 온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환자들이 모인 '완화의료 병동'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갑자기 교통사고로 가족을 잃은 사연.
긴 병 끝에 결국 운명을 달리한 환자 사연.
홀홀단신으로 외롭게 잠든 환자 사연.
일하던 병원에서 보살핌을 받게 되는 간호사 사연.
더이상 아프기 싫다고 차라리 죽는게 낫다고 말하는 환자의 속마음을 엿볼 수 있는 사연.
저자는 소설 속 등장인물을 통해 인생의 유한함을 상기시킨다.
지금. 바로 오늘.
당신이 사랑하는 그 사람을 보는 마지막 날일지도 모른다는 메시지가 묵직하다.
호스피스 병동 복도를 걷듯, 글은 조용하고 나직하다.
하지만, 두 명의 화자를 통해 완화의료 병동의 낮과 밤을 동시에 느낄 수 있게 구성해 지루하지 않다.
누구에게나 밤은 온다는 메시지에, 예상치 못한 반전 포인트로 재미까지 보장하는 이야기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되는 소설.
엄마는 늘 내 옆에 있는 줄 알았고, 아빠는 평생 든든한 내편이 되어줄거라 믿고 살았다.
평생. 끝이 없을 것처럼.
사랑하는 이가 평생 내 곁에 있을 거라는 착각 속에 빠져있진 않은가? 필자처럼.
소설 <그리고 밤은 온다>는 나의 이야기인 동시에 여러분의 이야기가 될테니, 시간내서 꼭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한다.
⭕️ 이 서평은 빈페이지(@book_emptypage)로부터 협찬 제안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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