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명랑한 우울들
정말빛 지음 / 인생첫책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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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화려한 옷을 입는 멋진 선생님.
🎭 학교의 큰 행사는 모두 도맡아 처리하는 전천후 능력자.
🎭 사회에선 명랑하고 집에선 우울한 그녀의 진단명은 가면 우울증.
🎭 힘든 시간을 버티고 있을 분들께 공감과 위로를 전하는 에세이.


📚
아이들의 해맑음이 좋았다.
나를 무조건 추앙하는 소년과 소녀의 지지가 좋았다.
그런 아이들을 이유없이 좋아하는 내가 좋았다.
아이들을 위해서 하는 모든 일이 힘들어도 가치있다 믿었다.
맡은 일에서 좋은 성과를 얻어, 착실하게 승진 점수도 쌓아 갔다. '선생님'이라는 직업이 천직이라 여기며 열정을 쏟았다.
학부모 사이에서도 서서히 입소문이 났고, 다른 반과 다른 학급 활동으로 인기도 좋았다.
저자는 '선생님'으로서의 자신을 사랑했다.

저자는 '좋은', '멋진'이란 형용사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 아니 무리했다.
상처받았지만 아닌 척. 힘들었지만 괜찮은 척.
누구보다 화려하게 꾸몄고, 누구보다 화사하게 웃었다.
명랑한 가면으로 완벽하게 우울한 저자를 숨겨왔다.

조금씩 금이 가던 마음이,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나 학교 그만둘래요."
보수적인 학교를 떠나고서야, 저자는 자신이 겪고 있는 혼란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진단명은 가면 우울증.
나약함과 우울증을 감추기 위해 가면을 쓰고 살았다고?
그저 새로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데다, 몸이 안 좋아 평소보다 조금 더 힘든 상태일 뿐인데?
내가 이제껏 사랑했던 "선생"으로서의 내 모습이 그저 연기였다고?
명랑한 선생님은 그저, 제 할일을 열심히 하는 광대의 서커스 뿐이었다고?

저자는 인정할 수 없었다.


📍p36
갓 입학식을 치른 1학년 아이들은 감정 기복이 심하다. 그리고 감정 하나하나에 모든 에너지를 싣는다. 거기에 장단을 맞추려면 나의 명랑한 가면은 더욱 두껍고 견고해져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기운이 달려 언제 나의 우울한 맨얼굴이 튀어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때를 긱하면 속으론 울면서도 영혼까지 끌어모아 가면을 움켜쥐던 가여운 내가 떠오른다.
📍p43
좋은 선생님이 되겠다는 과한 책임감이 만든 압박감, 그걸 감추려고 장착한 과도한 명랑함, 그럴수록 더 지쳐가는 마음들이 쌓이고 쌓여 나도 모르는 사이 겹겹이 가면을 쓰는 사람이 된 건 아닌지. 꼭 나여야만 한다는 욕심, 존재감을 드러내고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이 만들어낸 또 다른 자아가 '명랑한 나'였을지도 모르겠다. 비대해진 명랑함의 그늘 아래서 내 우울증은 점점 자라고 있었나 보다.


📚
최근에 배우 최강희의 수상소감이 큰 화제가 되었다.
"고작 그 자리에 서는 것뿐일지라도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안다”고 말하며 눈물을 참는 그녀.
보는 동안 마음이 아렸다.
책을 읽는 동안 그 모습이 아른거렸다.

'고작'일 뿐이라도 이렇게 일어서 준 저자의 용기에 마음을 보태고 싶다. 응원과 격려라는 이름도 거창하다.
"지금도 너무 멋지고 아름다워요."
이 짧은 문장에 마음을 담아본다.

📚
글에서도 명랑이 느껴졌다.
"나 그때보다 괜찮아"라는 것을 어필하듯.

저자가 남들의 눈과 타인의 인정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을 보며 안쓰러웠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차올랐다.
필자 역시 현실에서 충족하지 못하는 일정부분을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의 인정에 기대고 있었으니까.

정도의 차이일 뿐. 누구나 겪어봤을 마음의 고독.
저자는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었다.
공황, 우울, 불면증이란 반갑지 않은 증상을 호소하며.

"뽑아야 하는 걸 아는데 그걸 못하니 병이지."
우울할 땐 우울하다고, 무기력할 땐 무기력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때 가능하다는 걸 미처 몰랐다.
자신의 고독을 모르고 사는 분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저자의 진솔한 이야기들.

🙋 일어서지도 못할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가요?
🙋 자신의 나약한 모습을 들킬까봐 두려운가요?


우울하면 우울하다 말하고, 힘들면 잠깐 쉬어도 된다고 말하는 저자의 명랑하고 우울한 고백이 공감과 위로를 선사할 책이라 추천합니다. ✨️✨️✨️✨️✨️



⭕️ 이 서평은 인생첫책(@thefirstbookoflife) 서평단 자격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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