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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 백은별 장편소설
백은별 지음 / 바른북스 / 2024년 1월
평점 :
#서평
📆 청소년들은 요즘 자주 죽고 싶다 말하고, 자주 스스로를 상처입힌다.
📆 아직 완전히 여물지 않은 열매가 세상의 풍파를 겪느라 상처나고 깨지는 시간을 담은 소설.
📆 청소년 세대의 고민과 갈등, 외로움, 두려움 등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
📆 사실감 있는 표현과 내용으로 몰입감 및 가독성이 좋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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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2학년도 끝나가는 시간.
곧 크리스마스가 되는 밤.
모두가 잠들었을 새벽이지만, 평소와 달리 안절부절하는 새벽이었다.
'할 일이 있는데 깜빡한 건 아닐까?' 생각하는 순간 울리는 문자 알람소리.
사진이 한장 도착했고. 보이는 건 빨간 갈색 바닥. 학교 옥상이었다.
짧은 욕지거리를 뱉고 학교로 달렸다. 옷을 걸쳐야 한다는 생각도 하지 못한 채. 한겨울의 칼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달렸다. 교문이 보였고 올려다 본 학교 옥상엔 작은 키의 단발머리. 잘못 본 거였길 바라며, 옥상으로 향했다.
눈물을 흘리려고 한 건 아닌데 뺨을 타고 흐르는 게 땀인지 눈물인지 알 수 없을 때쯤. 옥상문을 열었다.
눈 앞에 보이는 너.
짧게 웃고 그대로 눈 앞에서 사라졌다.
옥상엔 너가 남긴 수첩과 슬리퍼만 뒹굴었다. 수첩 속에 보이는 'D-DAY'라는 글자.
그렇게 그 아이는 세상을 떠났고,
나의 D-365는 그렇게 시작됐다.
📍p53
[얘들아 나 죽고 싶어]
미리보기칸에 써져 있는 글자들을 보고 생각했다. 자기만 힘든 것도 아닐 텐데 왜 그리 유난인지. 훨씬 힘든 일을 겪은 친구도 잘만 사는데 뭐가 그렇게까지 매일매일이 우울할 일인지. (...)
'귀찮다.'
📍p78
학교에 가면 디데이만 생각나기 일쑤였다. 죽고 싶다는 생각이 아직까지 있는 게 정말 맞는 건지. 아님 어쩌면 다른 애들이 말하는 거처럼 죽고 싶은 게 아니라 그저 이렇게 살고 싶지 않은 것뿐인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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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등장하는 두 아이는 스스로 삶의 마지막을 선택한다.
한 아이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날.
다른 아이는 친구가 세상을 떠난 날.
D-365를 살고 버텨가면서 느끼는 감정들은
일관성있게 오로지 '죽고 싶다'는 아니었다.
서서히 미래를 생각하고, 잠깐 행복했던 순간때문에
망설이기도 했다.
난관 위에선 누군가 잡아주길 바라며 무서워했다.
66
죽고 싶다 생각했던 것은
힘들 때마다 표현할 말을 떠올리지 못해 내뱉은 한숨 같은 것.
그 말을 반복하다 보니, 스스로를 옭아매는 말이었다.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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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쓰는 은어와 십대 사이의 우정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소설.
'아니, 이런 일로 이렇게 상처받았다고?'
'말해야 알지. 말을 안하는 데 어떻게 알아?'
주인공의 엄마가 되어 속을 외쳤다.
말을 하라고.
아이들은 각자의 이유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상담을 권하는 어른들의 제안은 시키니까 하는 것일 뿐.
괜찮아질거란 기대는 하지 않았다.
어른의 신뢰가 깨진 것은 오랜 시간 지속된 감정. 쉽게 부모나 선생님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누군가에게 아픔을 공유한다는 것이 어떤 효과가 있는지 모르는 아이는 속으로 곪고 있었고, 손목에선 피 마를 날이 없었다.
삶을 포기하는 방법으로 자유롭고 싶다는 아이의 말에 얼마나 부담감이 컸는지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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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시한부>는 청소년의 우울증과 자살, 자해라는 민감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짜증나"라고만 한다. 사춘기가 시작되면 더욱 심해지는 '내 마음 나도 몰라' 증상.
이 책은 청소년에게 그런 말 대신, 자신의 속마음을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아픔이나 고통을 인정하는 것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알려준다.
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자녀가 있는 부모에겐 아이가 얼마나 연약하고, 여린 아이인지 보여준다.
"뭐 그런 거 가지고 이 난리야."
라는 말 대신, "너가 많이 힘들구나."하고 공감해주고 안아주는 어른을 얼마나 원하고 바라는지 알게 한다.
🙋 청소년에게
🙋 십대 자녀가 있는 학부모에게
지금 입밖으로 나온 말을 문자 그대로 해석해선 안된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소설이라 강력 추천합니다. ✨️✨️✨️✨️✨️
⭕️ 이 서평은 바른북스 (@barunbooks7)로부터 협찬 제안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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