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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노산
김하율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4월
평점 :
#서평
👩🍼 44세 김하율 작가의 임신과 출산, 육아 이야기.
👩🍼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알 수 없는 살아 숨쉬는 이야기.
👩🍼 경산모의 노련미와 워킹맘의 고단함이 리얼하게 그려진 소설.
👩🍼 삶의 시작과 마지막을 보여주며,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스토리.
🎁
"요즘 속이 이상해."
"피곤하긴 또 왜 이렇게 피곤해."
젓가락을 쉬지 않고 움직이며 김하율 작가는 말을 이었다.
"그 냉면 안 먹을 거야?"
태리의 유치원 친구 엄마의 몫까지 야무지게 먹고 있는데 "언니, 혹시..." 라는 대사를 친다.
아침 드라마에서나 자주 써먹는 그 대사를.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내가 마리아도 아니고."라는 익숙한 대사를 던졌지만, 클리셰는 위대했다.
임테기 두 줄을 보며 경악했다.
이제 첫 책이 나왔고, 다음 작품도 곧 출간하는데.
박사 과정도 마무리 해야 하고, 태리도 이제 좀 커서 살만 한데, 왜 하필 지금?
그렇게 임신을 원할 땐 안 생기더니.
의사 양반, 나 난임이라며?
흥분하고 부정해도 사라지지 않는 두 줄.
첫째는 노산, 둘째는 노오산을 할 운명에 처한 우리의 주인공, 김하율 작가.
한국 나이로 마흔 네살.
바야흐로, 팬데믹이 창궐한 그때 둘째가 미사일을 쏘며 등장한 것이다.
📍p20
"이거 어쩔 거야, 응? 어쩔 거냐고!"
그때 내 심정을 뭐라고 표현해야 했을까. (당황스럽다?) 눈물이 났다. 왜 지금인가. (억울하다?) 등단한 지 8년 만에 첫 책이 나왔고 태리도 좀 컸고 이제 그나마 자유롭게 쓸 수 있을 거 같은데(믿어지지 않는다?), 나 이제 노산도 아니고 '노오산'인데(민망하다?) 이게 물리적으로 가능한 일인가. 나 난임이라고 했는데.(현대 의학에 불신이 든다?)
우리는 식탁 한가운데에 임테기 두 개를 두고 심각한 표정으로 마주 앉았다.
📍p38
나는 초산도 아니고 경산 임신부 아닌가. 게다가 노산 아닌가.
임신은 벼슬이다. 특히나 노산은 정일품이다. 영의정 정도? 오늘날 수상이나 총리 정도의 직급은 줘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의전은 못할망정 어서 발딱 일어나지 못해?나는 눈빛으로 상대를 일으켜 세웠고 우아하게 자리에 앉았다.
📍p95
"물리적으로 내가 낳았거든. 당신이 출산의 고통을 아니?" (...)
"세 시간 동안 지옥의 가장 하부에 살고 있는 끔찍한 존재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올라온 느낌이야."
🎁
결혼을 하면 임신과 출산이 자연스러운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부부도 많다.
불임과 난임은 엄연한 차이가 있고, 이유없는 난임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소설 속 김하율 작가는 의학의 힘을 빌어 첫째를 만났기 때문에 자연임신은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다.
이제 좀 다 키워서 숨 좀 쉬나 했더니 덜컥 둘째가 왔으니, 기쁨 보단 황당해 하는 장면이 눈 앞에 그려져 실소가 터졌다.
🎁
아이를 둘 이상 키우는 엄마라면, 모두가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재미나게 그려냈다.
정극 드라마 보단 매일 다채로운 에피소드가 쏟아지는 시트콤에 가깝다.
임신을 한 후 성별을 밝혔을 때 에피소드.
임신했을 때 대중 교통을 이용하며 겪는 에피소드.
팬데믹이라 접종도 못하고 세상과 거리를 둬야 하는 에피소드.
출산하고도 팬데믹 때문에 외롭게 조리를 해야 했을 때.
남편이 늦는 날 독박 육아하며 힘들었을 때.
한 번쯤 겪어본 상황과 느껴본 감정을 다시 꺼내보는 시간이었다.
"맞아. 나도 그랬어."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그때를 떠올리며 나도 할말 많다고 웅얼거리게 된다.
🎁
주인공이 삶의 시작을 이야기한다면,
주인공의 친구 유화는 삶의 마지막을 이야기하며 독자에게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독박 육아로 힘들다는 징징거림을 단번에 쏙 들어가게 하는 결말.
소설은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확인하게 한다.
🙋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 적 있다면,
🙋 임신과 출산을 계획 중이시라면,
현실을 그대로 담고 있는 이야기에 유쾌한 필력으로 가독성을 높인 소설이라 추천합니다. ✨️✨️✨️✨️✨️
⭕️ 이 서평은 김하율 작가(@hayul_pen)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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