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의 묘미
김예은 지음 / 미다스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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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의묘미
#김예은 #미다스북스



💧불행은 행복하지 아니함.
💧묘미는 미묘한 재미나 흥취.

행복하지 아니한 인생 속에서 미묘한 재미를 찾는 '아이러니'라니!!
많은 독자들의 불행을 대신 짊어진 주인공들의 파란만장한 사연들이 궁금했다.
어떤 흥취를 선보일지 기대도 하면서 말이다.


✍️p27
인생에 대한 보상심리가 있었다. 이 정도 힘들었으니, 오늘도 이만큼 열심히 살았으니, 이만큼 내일의 행복이 오지 않을까 하는. 그의 소망은 달동네의 가로등과도 같았다. 환멸과 동시에 환희를 느꼈다. 어디까지 안되나 한 번 가보자 하는 마음이었다.
✍️p113
오전에는 아무렇지 않다, 저녁 쯤만 되면 손님들이 몰려들 듯, 딱 그때쯤 우울의 감정이 물밀 듯 들이찼다. 마음이 불안한 듯 요동쳤다. 몸이 덜컹거렸다.
✍️p189
그도, 그의 부모도 서로가 자랑이 되지 못했다. 가난은 대물림되고 부는 세습된다는 사실이 그를 아프게 하는 것 같았다. 섣부른 위로조차 못하는 뚜벅이는 그저 그 친구의 말을 들어주는 것만으로 위로를 대신했다.
✍️p206
살릴까, 죽일까, 따질까 아님 가만히 있을까. 네 면이 요동 쳤다. 집으로 가는 길 눈물을 참기 위해 하늘을 쳐다보았다. 눈물이 분수 마냥 이마를 향해 거꾸로 흐르고 있었다. 한 번씩 눈물이 토렴한다. 내 마음에 따스히 위로를 건넨다. 내 몸이 서서히 데펴졌다.


🌊🌊🌊
불행은 어느 날 찾아와 '잘 놀다 갑니다.'하고 사라지지 않는다. 끊임없이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진다.
놓아버리고 싶다고 애원하고 화를 내 봐도 언제나 그 자리다.

불행의 묘미, 아지랑이의 너, 존재의 무유, 문학적 소양, 장례계획서, 길을 걸었다, 네 면.
총 7개의 단편소설이 실린 책이다.
7개의 불행을 노래한다.
소설을 읽다 깨달았다. 불행에도 전제 조건이 필요했다. 가난.
돈이 있고 없고를 따지는 물질적인 가난도 물론 포함되지만, 마음에 여유가 없는 사람에겐 불행이 끈질기게 쫓아왔다.

태어날 때부터 가난했고 약했던 남자,
사랑하는 그녀였기에 모든 걸 감당했지만 버림받은 그,
누군가 불러주기만을 기다리는 정수,
누군가 다시 인정해 주기를 바라는 그녀,
죽을 날을 스스로 정해놓고 오늘만 사는 아저씨,
누군가의 호의가 빚처럼 느껴지는 뚜벅이,
자신의 처지를 누군가와 비교하는 쪼렙 인생.

불안, 죽음, 우울, 고독, 비교, 소외, 외로움, 가난은 당사자만 아는 비밀스러운 진실들.
불행은 결국, 마음으로부터 오는 감기같은 거였다. 약을 챙겨먹고 푹 쉬면 나아도 어느 날 갑자기 또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

우울을 간신히 물러나게 했더니 불안이 찾아온다. 떨쳐내고 나니 고독이 몰려왔다.
아프고 아파서, 그래 어디까지 궁지에 몰리나 두고보자, 하는 마음으로 버티는 등장인물들.

버티는 현실 속에서 어느 순간, 깨닫게 된다.
"인생도 셀프, 물도 셀프."
버티다 보니 누군가 불러 줬고, 쓰다보니 스스로가 인정하는 글이 됐고, 죽고자 했더니 살고 싶어지는 묘미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어차피 내 인생만큼이나 네 인생도 그럴텐데.
다들 그렇고 그렇게 사는거지.
그래, 알아서 잘 살아보자. 하게 되는 거다.

처절하게 불행한 인물들 속에 자신의 처지를 투영한다.
"와, 맞아. 그랬지..."
하고는 그와 그녀에게 동화된다.
소설이 점점 클라이막스가 되면 한껏 좌절한다.
꽉 조인 심장이 소설 속 한 문장으로 확 풀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
"까짓거 살아보지 뭐."
깡다구 생기게 하는 소설.
🔥
소리내서 울어보지 못한 사람은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한 사람이라 생각한다.
나 대신 엉엉 울어주고 후련한 기분 들게 하는 소설이 바로 <불행의 묘미>였다.

'사는 거 거지같나요?'
'끊임없이 매꿔야 하는 카드값처럼 자신에게만 불행이 오는 것 같나요?'
'이왕 살아온 거 또 한 번 살아보죠.'
이 책이 당신을 대신해 불행해 줄 겁니다.

⭕️ 이 서평은 작가님(@chaegitout)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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