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신 날
김혜정 지음 / 델피노 / 2023년 9월
평점 :
품절


🎐
자신을 얼마나 인정하고 사랑하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하는 소설들이었다.

📍뿔
ㅡ 머리숱이 점점 줄어드는 친구들을 보며 나이듦을 느끼는 그. 어느 날 이마에 뽈록하게 혹이 올라왔다. 점점 눈에 띄게 솟아오른다.
✔️p33
그동안 나는 이 뿔을 감추기 위해 얼마나 이 모습에서 도망친 걸까. 도망친다고 해서 벗어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아무리 달아나봤자 나는 나인데.

📍아티스트
ㅡ 직장 동료와 함께 들린 전시회에서 우연히 본 '아티스트'라는 작품이 좋았다. 작은 액자를 사온 밤, 액자 속 아티스트가 눈 앞에 나타났다.
✔️p51
특정한 직업이나 기술이 있기에 아티스트가 아니라, 공장에서 일하고 음식 배달을 하고 청소 일을 하는 힘든 노동을 하더라도 자신을 그린 그림이 지구를 돌아다니며 전시되는 일을 인생의 자랑스럽고 특별한 사건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

📍옳고 편안하게
ㅡ 오래된 연인 사이였던 가은과 남친은 이제 결혼을 할 때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친구와 남친이 바람핀 사실을 알기 전엔...
✔️p83
"은, 기억해요. 당신은 그 자체로 옳고 편안한 존재예요. 자신이 귀한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말아요."

📍눈이 부신 날
ㅡ 내 초등학교 친구 성이린. 어린 시절 수줍게 고백했던 배우라는 꿈을 이룬 모습을 보는 것이 마치 내가 이뤄낸 것처럼 기쁘기만 했다.
✔️p98
나는 또 내일이면 꿈이 바뀌겠거니 가볍게 생각하려 했었는데, 그게 지혜의 진짜 꿈이었던 거에요. 수많은 가짜 꿈들 중에 수줍게 숨겨져 있던 진짜 꿈. 진정으로 원하는 미래.

📍바람이 지나가면
ㅡ 첨단 시대를 살고 있는 할머니 유현. 어린 시절 엄마가 말씀하셨던 것처럼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집으로 가는 길을 모르겠으니까....
✔️p129
그때서야 사람들은 깨달았다. 최첨단 기술이 생긴 자리에 무엇이 사라졌는지를.

📍1%의 로봇
ㅡ 뇌종양이 재발했다. 이번엔 머리, 목, 위, 심장, 폐..온몸으로 퍼진 암세포였다.
병원에선 조심스레 인체의 일부를 로봇으로 바꾸는 것을 추천했다. 난 사이보그가 됐다.
✔️p169,170
틀에 끼워 맞춘 시계처럼 일정한 시간마다 먹고, 자고, 일하고 사랑 따윈 느끼지도 못한 채 오로지 자기를 관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스스로 로봇이 되어가는 사람들.

📍우주의 휴식
ㅡ 미술계의 천재 천우주. 그는 퍼포먼스 콘서트를 하는 예술가였다. 멀끔한 외모로 인기도 많은 화가였다. 그런 그가 평범한 나와 사귄다고 하면 누가 믿을까. 숨기며 연애하는 동안 우주는 점점 예민해져 갔다.
✔️p189
"작업보다, 시선이 더 힘들어. 나는 잘 알지만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그런 곳으로 잠시 숨어있고 싶어."
"나를 모르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내 그림 속이라도 좋아."

📍사랑한다는 말
ㅡ 하늘이 분홍빛으로 변한건 몸살때문일거라 생각한 그녀는 병원으로 향했다. 거기서 만난 간호사가 사랑한다고 외쳤다. 왜 그래. 대체!!!!!
✔️p213
그들은 끊임없이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비교하고, 타인과 나를 비교하며 지금의 나를 깎아내렸다. 나는 그따위 말 한마디로 무너지지 않아. 난 독하게 버틸 거야. 하지만 다짐과는 달리 내 자존감은 하루가 다르게 물컹해지고, 무너져내렸다.

📍내가 헤비메탈을 듣는 방법
ㅡ 열병을 앓고 청력을 잃은 그녀는 헤비메탈을 좋아한다. 자주 듣는다. 어떻게 듣느냐고 묻는다면 설명할 방법이 없다. 느낄 뿐...
✔️p249
그래, 내가 내 모든 이야기를 일일이 타인에게 설명할 필요는 없어. 그들도 내 이야기를 모두 다 알 필요도 없고.
한두 번 겪은 일도 아닌데 괜스레 눈물이 날 것만 같아 나는 고개를 들고 눈을 연신 깜박거렸어.

🎐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소설. 꾸밈없이 담백한 글이지만 무게감 있는 주제로 생각할거리를 제공한다.

어느 누구의 인정도 아닌, 스스로를 인정하고 아끼자는 이야기로 와닿는 문장들이 많았다.
짧은 이야기지만 길게 남는 여운으로 곧바로 다음 이야기를 읽지 못했다.
텀을 주고 읽어지는 소설이었고 아끼며 읽게 되는 소설들이었다.
다양한 소재로 넓은 연령층에서 공감할만 내용들이었다.
자존감 관련 소설을 찾는 분들께 추천해 봅니다. 🌟🌟🌟🌟🌟

※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서평단의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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