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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3 - 애도의 방식
안보윤 외 지음 / 북다 / 2023년 9월
평점 :
#이효석문학상수상작품집2023 #북다
#안보윤 #강보라 #김병운 #김인숙 #신주희 #지혜 #김멜라
<<대상 수상작>>
🪧 애도의 방식 ㅡ 안보윤
모든 것에서 관심받는 것을 기피하는 동주. 팔을 늘어뜨리고 시선을 피하는 자세로 세상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하지만 늘 자신의 주위를 맴도는 여자. 그 사람은 동주가 어디 있든 다가와 말을 건넨다. 동주야.
그 시선에서도 벗어나고픈 동주였다.
✍️p28
몰라요.
나는 진심을 담아 말한다. 알 리가 없다. 이미 으깨진 것을 기어코 한 번 더 으깨놓는 사람의 마음 같은 건.
<<수상작가의 자선작>>
🪧 너머의 세계 ㅡ 안보윤
아무런 의지도 없어보이는 여자, 연수.
그녀는 수동적인 성격인 듯 했다. 사람을 피해다니는 듯도 하다. 새벽과 밤시간을 이용한 돈벌이를 하고 사람과 만나는 일이 드문 일만 하고 있다. (왜 이렇게 살지 궁금하던 때,) 과거의 연수씨가 나타난다. 학교 선생님이셨다. 왜 그녀는 학교 너머의 세계로 나오게 된걸까!!!
✍️p64
피곤했다. 연수는 모든 게 다 지겹고 피로해 견딜 수가 없었다. 연수는 교실에 들어가 수업을 하고 교무실로 돌아오는 단순한 일상 속에 있고 싶었다. 그 당연한 일이 연수에게는 왜 그렇게 힘들었나.
<<우수작품상 수상작>>
🪧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 ㅡ 강보라
우리가 사는 일상은 반복되는 일들로 가득하다. 그 때 막연하게 떠오르는 생각은 뭔가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다. 혹은 재미난 일 없나? 라는 뜬금없는 기대를 하게 된다.
그 때 떠난 여행에서 만난 호경, 오반장, 송기호와의 만남이나, 기대없이 본 영상 하나를 보고 난 감상이나 재아에겐 똑같은 후기를 남겼다.
✍️p136
머리를 빙빙 돌리고, 망설임 없이 이를 드러내고, 어린애처럼 엉덩이를 흔들고, 몸을 사리지 않고, 추하게, (...) 나는 호경의 밑에 깔린 채 웃기 시작했다. 가슴을 들썩이며 온 힘을 다해 웃기 시작했다.
🪧 세월은 우리에게 어울려 ㅡ 김병운
장희 어머님은 머리가 아프셨고 그러다 돌아가셨다. 여성스런 행동거지로 온가족에게 천덕꾸러기 취급당하던 삼촌에게까지 그 소식이 닿았다. 에이즈에 걸려 죽었다던 삼촌이 멀쩡히 살아서 장희에게 만나고 싶다는 소식을 전했단다. 그래서 장희는 부산행을 결심했고 나는 장희를 따라가기로 했다.
✍️p154
나를 죽게 한 건 병이 아니고 사람이었다는 걸. 그러니 나를 살게 할 수 있는 것도 약이 아니고 사람이었다는 걸.
🪧 자작나무 숲 ㅡ 김인숙
2층 건물에 마당이 있는 할머니 집. 동네 사람들은 부자집에 며느리가 잘 들어왔다며 입을 모았다. 지금은 쓰레기가 쌓여있는 저 집, 저 쓰레기들을 모으는 할머니에게 입을 모아 '어쩌다 저렇게 됐을꼬!!' 한다.
그 집 손녀인 나. 나를 키우는 엄마. 내가 태어나기 전에 죽은 아빠. 엄마는 아빠 대신 할머니에게 돈을 달라고 한다. 할머니에게 그 돈을 받으러가는 일은 내가 하는 일이었다. 너무 너무 싫었다.
하지만 크면서 알게 됐다. 저 쓰레기집의 값어치를. 엄마는 왜 그렇게 할머니의 집만 신경쓰고 있었는지를....이젠 내 몫으로 남은 유산 상속의 꿈이다!!!
✍️p204
뭐가 그렇게 탔어. 뭐가 그렇게 애타게 자작자작 힘들었어, 할머니. 할머니는 대답하지 않을 것이다. 당연한 일이다.
🪧 작은 방주들 ㅡ 신주희
비혼주의에 딩크이기도 한 나는 친구와 사십이 되면 우유니 사막으로 떠나자는 약속을 했다. 코로나로 인해 반짝 세일하던 패키지 여행상품권을 내미는 친구는 정말 그 약속을 지키고야 말았다.
여행을 가야할 날짜가 다가오는 시점에 친구가 사라졌다는 것만 빼면 아무 문제 없었다.
내가 무보직 대기 발령이 난 것만 빼면 말이다.
✍️p217
그러니까 사십을 앞둔 여서 둘의 잠적과 대기의 상태에 대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설계된 낙오와 조난 상태에 대해.
🪧 북명 너머에서 ㅡ 지혜
어쩌면 그 웅덩이 속에 빠진 이무기에 20살의 나를 겹쳐보고 있는건 아닐까?
아름답고 당당하고 따라할 수 없는 말투에 영어 노래를 흥얼거리는 그녀를 동경하던 그 때의 나 말이다.
사랑의 배신으로 이무기가 웅덩이로 빠지는 것처럼 동경하던 그녀의 또다른 모습에 실망하고 상처받은 그녀였다.
✍️p270
나는 무릎을 꿇고 구덩이 바닥에 고인 검은 웅덩이를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물에 비친 내 얼굴이 낯설어 알아볼 수 없을 때까지, 가로등이 꺼지고 온 세상에 어둠이 내릴 때까지.
이무기가 돌아올 때까지.
<<기수상작가 자선작>>
🪧 이응 이응 ㅡ 김멜라
성욕도 식욕처럼 원할 때 해소하는 세상이라니..
호!!!!
✍️p287
잠시 후 할머니가 "호"하는 소리를 내며 이응에서 나왔다.
🌱 단순히 수상작들만 모아둔 책이 아니라 수상소감, 작품에 대한 설평, 인터뷰내용까지 담겨 있는 작품집이었다.
수상작과 작품에 대한 설명, 작가님의 생각들을 함께 하니 작품을 더 가까이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이해한 내용과 감상이 작품을 해석해 놓은 것도 다르기도 했다. "아...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다름을 배우는 시간도 가졌다.
※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서평단의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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