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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 이토록 가깝고 이토록 먼
블라디미르 장켈레비치 지음, 김정훈 옮김 / 호두 / 2023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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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가장 최근에 봄이 성큼 다가왔다는 표현처럼 죽음의 그림자를 보았다는 표현이 생각나는 경험을 했어요.
(암으로 입원한지 3주만에 돌아가신 삼촌, 위에 혹이 생겨 수술을 받아야하는 친정엄마, 갑자기 쓰러져 중환자실에 입원한 시아버지.
이 모든 일들이 최근 한달 사이에 벌어졌어요. )
아이들이 쑥쑥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언제 이만큼 컸나.' 하는 생각을 하곤 하죠.
그 시간의 흐름이 저나 부모님은 피해가는 것처럼 고스란히 아이들이 자라나는 것에만 기쁨을 느끼니까요.
그러다 근황보고하듯 연락한 전화 한 통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을 느끼면 새삼 삶의 끝을 향해 흐르는 시간을 실감하곤 해요.
분명 시간의 흐름은 같은데 앞으로 나아가는 것도 같은데 아이들을 보며 느끼는 감정과 부모님이나 동년배의 소식에 느끼는 감정은 다르더라고요.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
삶도 죽음도 신비로운 일임은 분명한데 왜 다른 의미를 부여하느냐라는 말은 생각지도 못한 정의라 머리 속에서 긴 종소리가 울리더라고요.
틀에 박힌 생각을 하는 저는 새로운 관점으로 설명하는 죽음에 대한 생각들이 놀라웠어요.
분명 죽음에 대한 사유들인데도 사랑을 노래하듯, 봄을 찬양하듯 쓰인 글들에 또 한 번 놀라기도 했고요.
다음에 발췌한 글들로 제가 느낀 감정들을 모두 표현할 순 없지만 일부라도 함께해보시길 바랍니다.
본문의 마지막에,
<베르그소식으로 말하면 눈부실 만큼 간단한 것일거라고. '안녕?'과 '잘 가!'처럼 간단할 거라고. >라는 글이 내내 마음을 오소소하게 소름돋게 해요.
정말 그런 기분으로 만나게 될까요?
죽음이란 신비로운 그 상태에서 말이죠.
✒️P.17
왜 누군가의 죽음은 항상 일종의 불상사가 되는 걸까요? 왜 이 정상적인 사건이 그것을 목격하는 이들에게 그토록 호기심과 전율을 자아내는 걸까요? 죽어가는 인간이 존재해 온 지 그토록 오래되었는데도, (...) 우리는 왜 산 자가 사라질 때마다, 마치 처음 일어난 사건이기라도 한 듯이 놀라는 걸까요?
✒️P.241
일단 살기. 우선 존재하기! 그러고 나서 여유가 있으면, 살아갈 방식에 대해 생각하기! 삶의 시간을 연장하는 것, 그냥 실체로서 존재하는 시간을 연장하는 것이 그 시간을 채우는 소일거리를 찾는 일보다 우선입니다.
✒️P.466
해마다 새롭게 자연이 주기적으로 다시 젊어지고 다시 싱싱해지는 ‘새봄’은 몹시 기대했던 기분 좋은 놀라움을 인간에게 가져다줍니다. 오래전부터 예견하고 있던 이 지칠 줄 모르는 재시작에 우리는 매년 똑같이 경탄하고, 매년 이 봄이 마치 이 세상의 첫봄인 것처럼 맞이합니다.
✒️P.691
우리는 이렇게 덧붙여 말합시다. 바로 이 점에서조차 죽음은 하나의 신비라고. 이 신비는 또한 우리의 나날의 신비이며, 다정한 눈길이나 묵직한 미소의 신비, 억누른 흐느낌이나 살며시 눈 감기의 신비이고, 요람에서 무덤까지 우리와 함께 있는 따듯하고 낯익은 사물들의 신비입니다.
※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서평단의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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