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없는 자들의 목소리
황모과 지음 / 래빗홀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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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임 슬립을 이용한 역사소설. 과연 1923년 9월 1일, 관동대지진이 발생한 후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

📌 싱크로놀로지라는 시스템을 이용한 과거로의 시간 여행.
한국인 민호와 일본인 다카야는 그렇게 한 팀으로 동시대에 가게 된다.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그들의 마음 속에 각자 다른 생각들이 가득했다.
'과거를 바꿀 수 있지 않을까.'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단독 활동하는 민호.
그와 반대로 어떤 생각도 표현하지 않고 너와 난 남남이니 각자 알아서 할 일하자는 다카야였다.
관동대지진이 발생한 날,
민호와 다카야는 일본의 과거로 도착했다.
이제 곧 대학살이 발생할거라고 도망치는 민호의 말은 누구의 귀에도 닿지 못한 채, 자경단의 무기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
멀리서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기만 하는 다카야....

🌟p78
하지만 지진 발생 당일인 9월 1일은 조선인이 위험 행동을 벌인다는 유언비어가 아직 퍼지기도 전이었다. 이미 학살이 벌어지고 있었다. (...)아무리 재난 상황이라지만 선제 방어를 구실로 습격을 정당화할 순 없다. 그게 살인이라면 더더욱.
🌟p79,80
민호는 카타콤베 입구에서 다시 눈을 떴다.(...) 민호는 임무 도중에 죽은 적이 있음을 기억하지 못했다. 애매한 기시감을 뒤로한 채 민호는 허리를 숙여 카타콤베로 들어갔다.
🌟p115
어디나 사람 사는 데는 다 똑같더라고, 어머니가 말버릇처럼 하던 이야기를 자신도 하고 싶었다. 근데 어머니, 사람을 벌레처럼 죽이는 것도 어디서든 똑같이 일어나는 일일까요?
🌟p251
자신은 비겁하게 자기 합리화에 머무며 퇴행했지만 똑같은 순간에 용기를 내어 앞으로 나아간 사람들이 있었다.

🎐
'시간여행을 한다면?'이란 상상은 어린시절 단골 질문이었다.
작가님은 그 상상력에 역사적 사실을 더했다.
관동대지진의 대재앙 속에서 벌어진 조선인 대학살 현장!!!
일부러 일본어를 시켜서 제대로 발음 못하면 그게 누구든 살해했다.
조선인들이 강도, 살해, 성폭행 등 악행을 저지르고 있다는 유언비어를 퍼트려 자신들의 만행을 합리화했다.
정부가 나서서 사실을 은폐했고 살아남은 사람들이 기록한 모든 것들을 하나 하나 찾아내서 폐기시켰다.
(현재까지도 그런 적 없다며 발뺌하는 일본이다.)

그런 무간지옥같은 곳으로 타임 슬립을 해야한다면 누구나 억울한 죽임을 당하지 않도록 도움을 주고 싶을 것이다.
민호의 목적도 그랬다.
읽으면서 나조차도 흥분하며 민호의 손을 통해 우리 선조들의 억울한 죽임을 막아내고 싶었다.

응원하는 마음으로 읽고 있는데 갑자기 민호가 죽게된다. 죽게 되다니. 주인공인데??
타카야는 알아들을 수 없는 말만 해대고 그저 방관하고만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 모든 상황이 반복되고 있었다니!!!!
같은 시간대로 계속해서 반복되는 타임 슬립.
타카야의 말투, 행동들이 서서히 이해가기 시작했다.
소설은 절정에 다다르고 결국 대학살은 막을 수 없었다. 올바른 생각을 하는 일본인에게 도움을 청하며 고군분투하지만 결국 죽음도 반복된다.

과연 이 멈추지 않는 시간여행을 끝낼 수 있는 방법은 있을까?
민호의 바람은 이루어질까?
타카야라는 인물이 가진 의미는 무엇일까?
다양한 의문들을 가지고 읽게 되는 소설이었다.

SF적 요소는 있지만 거의 역사소설에 가깝다.
(역사를 배우고 있는 학생들도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잔인성은 감하고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그려냈기 때문이다.)
바뀌지 않을 과거, 그러나 100년 지난 지금 두 남자의 마지막을 응원하며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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